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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캠핑카 ㅣ 상상 고래 13
임태리 지음, 정진희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4월
평점 :
글 - 임태리
그림 - 정진희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수상한 캠핑카에는
진구씨, 여장부인 부인, 애늙은이 아들 이렇게 셋이 타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이들은 수상한 캠핑카를 타고
대체 어디로 여행을 가는 걸까?
으시시시한 저승사자 목소리의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곳으로 고고!!!
으스스한 사람발길 닿지 않는 깊고깊은 숲으로 온 진구씨 가족은
기절초풍할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귀신전문작가인 진구씨는 저승사자의 등장에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너스레를 떨며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눈다.
헐, 정말 귀신전문작가 답게 무서운게 하나도 없나보다.
그나저나 저승사자가 왠일로 사람 앞에 나타난 걸까?
100세 시대를 자랑하는 요즘, 의료기술이 발달해
이승으로 데려갈 죽은 사람이 뜸하고
할일은 줄어들어 감원한다는 말에 조마조마하다.
게다가 999년을 떠도는 두 영혼 때문에 잡지 못한
저승사자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도움을 받고자 진구씨를 찾아 온 저승사자.
아니, 그런데 저승사자도 못하는 걸 사람인 진구씨가 어떻게 하지?
진구씨에게 특별한 힘이 있는걸까?
귀신전문작가 답게 귀신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서 그런가?
귀신을 만난다는 건 정말 까무러칠 일인데
사고만 치는 진구씨가 잘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이승을 떠도는 귀신을 불러내어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게 진구씨의 임무이다.
향 다섯 개, 검은 돚자기 향꽃을 받아들게 되는데.....
왜 저승사자가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사고만치는 진구씨를 선택했는지는
에필로그에 나와 있다.
아하, 저승사자의 큰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었구나!
진구씨는 떠도는 혼령과 싸움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한을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억울한 혼령들은 아마도 진구씨의 따뜻한 마음과 베품에
원한이 풀렸을 것이다.
진구씨의 힘만으로는 맡은 일을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
같이 간 여장부 마누라와 애늙은이 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기억을 하진 못하지만
혼령이 저승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기여한 일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
정말 용감한 가족이다.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무서우면서도 재미를 주고 마음따뜻한 이야기다.
이승 너머에 있는 저승이라는 사후 세계에 대한 관심을 끝이 없다.
옛날옛날 이야기 속에도 많이 나오는 소재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의 혼령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가
직업을 빼앗기게 될 웃기면서도 웃지 못할 상황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도 짚어 볼 수 있었다.
원한이 많으면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아다니며
복수와 장난을 하는 원혼이 된다.
그 원혼을 달래고 한을 풀어주면 저승으로 갈 수 있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진구씨는 어떤 초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했을 뿐이다.
진구씨에겐 큰 용기와 관심과 이해, 배러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족들의 개성있는 캐릭터가 돋보이며 저마다의 특징을 잘 살려 표현되었다.
이야기를 하는 듯한 문체가
실제로 귀신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작게 속삭여 읽다가 어느 순간 목소리가 커지며
강약조절을 해서 읽게 만들었다.
귀신들의 정체가 반전을 일으키는 부분도 재미있다.
캠핑카를 타고 귀신을 만나는 이야기.
가족과 함께 이곳저곳 여행을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 같다.
귀신이야기를 좋아하고 관심 있거나
진구씨처럼 귀신전문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수상한 캠핑카]를 꼭 읽어보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