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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란의 아름다운 날 ㅣ 꿈꾸는 문학 5
차오원쉬엔 지음, 양성희 옮김 / 키다리 / 2021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15/pimg_7264622162913760.jpg)
지음 - 차오원쉬엔
옮김 - 양성희
키다리
중국의 근대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 나라의 근대사와 비슷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시대상황적인 빈부의 격차, 갑질 논란,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친구사이의 우정과 다툼, 고부간의 갈등은
어느 나라나 똑같이 일어나고 있고 겪고 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중국 아이 란란이 아니라 한국 아이 란란이라고 할 만큼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단정히 양갈래 머리를 땋아 내리고 무언가 바라보는 듯한 시선,
골똘히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 11살 어린아이 답지 않게 느껴졌다.
란란의 아름다운 날은 언제였을까?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그 날을 찾아 보았다.
란란은 부모와 떨어져 친할머니와 함께 10년간 펑린두 시골에서 보낸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힘겨운 시간을 보낸 엄마는 외할머니와 함께
오랜시간에 걸쳐 기반을 다지고 란란을 도시로 불러 함께 살게 된다.
예쁘지 않은 고양이 꽁지와 하얗게 센 머리와 노동으로 마디가 굵어진 거친 손,
투박하고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눈엔 꽁지와 할머니가 탐탁지 않고
다른이들의 눈을 의식하며 곱지 않은 시선과 불만스러운 속내를 털어 놓아
할머니와 꽁지에게 마음의 생채기를 만들어 낸다.
동생 퉁퉁이 역시 시장인 외할머니와 자기편인 엄마를 믿고
기세등등하게 친구들을 무시하고 어른들을 하인부리듯 버릇없이 군다.
고향을 그리워 하는 할머니와 란란은 마음에 품고 있는 펑린두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쉽게 떠나지 못한다.
점점 더 몸과 마음이 여위워 가고 병들어가는 란란, 할머니, 고양이 꽁지.
새로운 터전에서 겪는 여러 갈등들을 겪으면서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평온했던 펑린두를 그리워하는데....
란란의 생일잔치를 준비하다가 며느리에게 등떠밀리듯이 영화표를 들고
영화관 계단에서 쪼그려 앉아 눈물흘린 할머니를 떠 올리며 눈물이 났다.
허리를 다쳤음에도 란란의 곁에 좀 더 있기 위해
신음소리도 속으로 삼키며 고통을 참아낸 할머니,
꽁지의 죽음에 목놓아 슬퍼하며 점차 생기를 잃어가는 란란의 모습,
퉁퉁이가 할머니를 도우려다 다친 사고 전후의 파악도 없이
고스란히 비난을 받고 쓸쓸히 짐을 싸서 떠나는 할머니의 고요한 모습.
차마 란란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란란을 위해 떠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정말 마음이 저렸다.
그런 할머니를 따라 지금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펑린두로 가려는 란란의 마음은 어땠을까?
좋은 것들이 가득한 도시에 있는 집에서 란란은 행복했을까?
강으로 들로 자연을 벗삼아 뛰놀던 펑린두의 생활이 훨씬 더 행복하고
란란을 빛나게 한 순간이였다.
할머니와 란란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궂이 말을 하지 않아도
감동적이였고 빛이났다.
외할머니는 자식인 엄마의 잘못된 행동들을 결국 고치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퉁퉁이는 사랑하는 만큼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잘못된 행동과 사고방식을 고쳐놓으려 노력했다.
부모가 자식을 훈육하고 올바르게 기르치려 하지만
쉽지 않은게 자식농사인것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은 것 같다.
11살 란란의 아름다운 날을 함께 하면서 마음의 치유, 가족간의 사랑과 이해,
마음의 고향을 만나 볼 수 있어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