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찬이 텅빈이

꽉찬이 텅빈이 ㅣ 철학하는 아이 18
크리스티나 벨레모 지음, 리우나 비라르디 그림,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21년 3월

글 - 크리스티나 벨레모

그림 - 리우나 비라르디

옮김,해설 - 엄혜숙

이마주

  꽉찬이 이름은 보이는데 텅빈이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아하, 아무것도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텅빈이 이름을 보이지 않게 했구나!"

빛을 받자 오른쪽에 꽉찬이의 짝꿍 텅빈이가 보인다.

표지에서부터 대조적임을 보여준다.

 한장한장 넘기면서 여러가지 대조적인 것들이 눈에 보인다.

흑과 백, 직선과 곡선, 채움과 비움!

그림과 색, 대화에 이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시각적인 대조를 통해 정반대의 개념을 보여주지만

끝으로 가면서 대조되었던 부분이 서로 겹쳐지며

다르지만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너무나도 다른 꽉찬이와 텅빈이가 만나 자기 자랑을 한다.

자기의 장점을 하나하나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하지만 곧 힘이 빠지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 하게 되고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

고통을 참으며 자신의 일부를 조금 떼어 줌으로써 꽉찬이와 텅빈이는

비로소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깨닫게 된다.

"부탁할게. 네 자신과 지금은 네가 된 내 작은 조각을 잘 돌보아 주렴."

(본문 중)

내 것을 떼어내 빈 곳이 생겼지만

새로운 일부분을 받아들임으로써 얻는 것이 더 클 것이다.

그 새로움을 밀어내기 보다는 포용하고 이해함으로써 나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

소중한 나의 일부이기에 상대방 역시 소중히 여겨주길 바랬을 것이다.

  그냥 그림책으로 읽었던 아이에게 "철학으로 생각해보기"를 권유하자

"철학은 어렵다!"라고 대답했다.

철학이라는 단어에 아이는 어렵게 생각하고 쉽게 말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

질문에 대해 여러가지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대답을 찾는 것,

어느 것이 정답이고 오답인지 정해지지 않은 것,

대화하듯이 즐겁게 주거니 받거니 생각을 키우는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엄마, 나는 꽉찬이가 텅빈이 같고, 텅빈이가 꽉찬이 같아.

꼭 까맣다고 가득찬건 아니잖아."라고 말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 해주며 꽉찬이와 텅빈이 이름을 바꿔

다시 책을 읽어 보기도 했다.

 한꺼번에 새로움과 변화를 시도해 나를 사라지게 하지 않고,

나의 것은 지키면서 조금씩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것.

넘치는 것을 나누어 주고, 부족한 부분을 감사히 받아 채우며 레벨 업 시키는 나!

이것이 꽉찬이와 텅빈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와 자식, 사제지간, 애인사이, 부부사이, 직장동료사이, 친구사이등

모든 관계에 꽉찬이와 텅빈이가 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나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풍부해짐으로써

더 많은 이들에게 새로움과 변화를 주는 "나"가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