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소시지 도둑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 ㅣ 미래그림책 163
마리안네 그레테베르그 엔게달 지음, 심진하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3월

글,그림 - 마리안네 그레테베르그 엔게달

옮김 - 심진아

미래아이

 "도둑?"

아이들이 읽는 동화의 주인공이 도둑이라니???

혹 의적단? 슬기롭고 의로운 도둑인가?

게다가 한명도 아닌 가족이 모두 도둑이다.

도둑을 가업이라 여기고 정말 본업에 충실하며

법적, 도덕적 따지지 않고 나의 일, 직업, 가업으로 여기는 식구들 사이에서

도둑이 되고 싶지 않은 "셸"은 무능력의 아이콘, 소질없는 아이,

가족에겐 도무지 이해불가한 아이일 뿐이다.

 도둑이 아닌, 하고싶지 않은 훔치는 일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뿐인데

가족들은 셸의 생각도, 이야기도 귀담아 듣지 않으며

오히려 셸의 말과 행동에 실망만 할 뿐이다.

용기내어 옳지 못한 일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어 보지만

가족들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로 여기고 있어

셸의 말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을 뿐이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부모가 자녀에게 교육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부모에게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변화를 시도하다니..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도둑이란 집안의 가업 보다는 다른 일, 하고 싶은 일을 꿈꾸게 된 계기는 뭘까?

셸의 특별한 도덕적인 양심과 옳고 그름의 판단력,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망이 더 높았던 것은 아닐까?

 친구 소시지 페르의 집에서 훔친 물건들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소시지 페르의 사진을 되돌려 주기 위해 가는 동안 숲속에서 사는 이들을 만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숲에 사는 이들.

그들에게 "저는 도둑이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과연 셸의 말대로 이루어지게 될까?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은 노르웨이 문화부 상 수상, 2019 최고의 그림책이다.

작은 가면을 쓴 모습이 "인크레더블"을 생각나게 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악당으로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히어로 가족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전혀 거리낌 없이 당연하다는 듯 훔치는 도둑 가족이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명목으로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좋아한다면 다행이지만 셸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다면 어떡하지?

나의 인생인 만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림 또한 놀랐다.

다양한 피부색, 동물과 사람이 친구이고, 다리가 셋,

또는 몸은 하나이고 머리가 둘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이미지라기 보다는 조금은 기괴한 것 같으면서도

계속 갸웃거리면서 보게 만든다.

여러 번 계속 읽으면서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