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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109/pimg_7264622162795180.jpg)
지음 - 조앤 라모스 장편서설
옮김 - 김희용
창비
제목을 보고 그냥 떠 올려보았다.
한글 그대로 "팜"은 사고 팔고 할 때 파는 것으로 이미지가 떠 올랐다.
영어를 해석하자면 "베이비 팜"은 "아기 농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농장은 시골에서 농작물과 가축들을 키우며
자급자족도 하고 사고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그럼, 아기를 기르고 파는 곳?이라는 생소함과 함께
생명을 돈의 가치로 따져 물건 다루듯이 사고 판다는
기함할 주제이며 내용을 다룬 것으로 조금은 거부감이 생길 것 같다.
생명존중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듯한???
오프라 윈프리와 타임에서 선정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문구에 일단은 읽어 보기로 했다.
600p지에 달하는 장편소설이다.
이 책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네 명의 여성들이 번갈아가며 그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필리핀 출생의 제인 레예스와 그녀의 딸 아밀리아.
제인의 사촌이면서 67세의 나이에도 열심히 돈을 버는 아테.
사진작가를 꿈꾸며 계속 공부를 하는 지식인의 레이건.
골든 오크스 농장을 운영하는 메이.
비중있는 조연이랄까? 리사
제인 - 어린나이에 빌리와 결혼헤 아밀리아를 낳지만 남편의 바람으로 헤어지고
생계를 책임진다. 하지만 여자 혼자서 돈을 벌어 아이까지 키우기엔 역부족이다.
아테와 함께 생활하던 도중 아테에게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소개 받고
골든 오크스에서 생활하게 된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아이를 품게 된 제인은
그 곳에서의 규칙을 지키며 딸을 그리워 하게 된다.
딸을 못만나는 과정에서 제인은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되고
아테에 대한 커다란 배신감으로 인해 결과를 알 수 없는 결단을 내리게 되고....
아테 - 다 큰 자식들과 장애를 가진 아들을 책임지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자 외롭게 타국에서 돈을 악착같이 버는 아테.
엄마라는 모성이 그녀를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오기를 만들어 내어
아픈 몸에도 돈을 벌며 가진자에게 허리를 굽힐 수 밖에 없다.
어려운 여성들의 생활고에 조금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당한 이유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몇몇 여성들을 골든 오크스에 소개한다.
과연 아테가 하는 일은 정당한 일일까? 부당한 일일까?
도덕적일까? 비도덕적이라고 비난을 해야 할까?
레이건 - 아빠의 지원을 받으며 공부를 하는 레이건.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와
아빠의 위선적인 모습에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누군가의 아기를 대신 품고 낳아 주는 것에 스스로 기준을 갖고 있다.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대리모를 선택하는 이들이 아닌
정말 아기를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부모들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의뢰인들의 거짓도 있으며 대리모에게 주어지는 급여와 보너스등은
호스트들에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돈벌이, 즉 직업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이 붙는다.
레이건이 의뢰인을 만나 그녀의 진심에 감동하며 아기를 소중히 여기지만
의뢰인의 거짓모습을 알게 되면서 점차 혼란스러워지는데...
룸메이트인 제인의 상황을 이해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돕기 위해 나선다.
메이 - 호스트들을 관리하며 무사히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최고의 환경과 시설, 의료를 겸비한 골든 오크스 농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생명탄생의 신비와 축하를 이해하고
아이를 갖지 못하는 다른 이들의 아픔을 돕기 위한 대리모라는 타이틀 뒤에
임신을 비지니스로 생각하며 사업 계획을 세우고
중국 덩 여사의 지원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따뜻한 미소와 말투, 우아한 모습은 거짓일까?
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탐욕스러운 자일까?
메이와 리언의 일자리 창출 이야기에선 정말 소름이 돋았다.
일반인들은 솔직히 이런일을 하기 어려우니
필리핀에서 온 이주 여성들의 순종적이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겨냥한
허울좋은 일자리 일 뿐이다.
대학을 나오고 백인이면 좀 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그 곳에서의 계급?등을 볼 수 있다.
감옥에서 수감번호로 불리듯이 이곳에선 이름도 불리지만 번호로 불린다.
호스트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친절하지만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계약서를 작성해 그에 따라 문제 상황을 해결하고
순종적인 호스트로 만들기 위해 약점을 이용해 당근과 채찍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운증후군 발생으로 그 어떤 의사도 묻지 않고 강제 낙태를 하는 모습에서
차가운 이면도 볼 수 있었다.
사업, 완전 돈으로 이루어진 차가운 사업으로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도 오래전 씨받이가 있었다.
간혹 여성이라는 이유로 존중받고 귀히 여겨야 할 출산이
가진자에 의해 함부로 짓밟히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사업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금 현재로선 상상할수도 없다.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현실을 반영하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여성들의
처참하며 선택권이 없는 삶이 참 안타까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