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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뚝 할매와 여우 총각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20
곽수아 지음, 고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10월
평점 :
글 - 곽수아
그림 - 고담
가문비어린이
땅뚝할매라는 이름이 참 옛스럽고
어딘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말뚝처럼 든든한 이름같다.
여우총각은 둔갑을 하는 꼬리 아홉달린 구미호를 연상시켜
옛날옛적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 같아 흥미를 일으킨다.
덩실덩실 춤을 추며 밝게 웃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무언가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 책장을 펼쳐보고 싶게 만든다.
시간은 절대 멈추지 않고 흐르는 불변의 법칙이다.
지나간 시간만큼 오래 된 물건, 오래된 추억, 오래 된 전설과 문화들이 생긴다.
우리는 옛조상들에 대한 문화, 관습, 역사적 일들을
다 잊기 보다는 항상 되새기고 되새기며 후세에도 알려주려 노력한다.
왜 그럴까?
좋은 점은 본받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나쁜 점은 고치고 반성하며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이 책엔 옛날 물건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얻게되는
감동과 재미 소중함을 알려주는 6가지 이야기가 있다.
<도깨비 장난>
냉장고 속 음식들이 의인화 되어 사람처럼 도란도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냉장고 속에 낯선 물건이 눈에 띄고 정체를 궁금해 하는 음식들이다.
떠들썩한 바깥에 귀를 기울이며 들어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사용하시던 물건이 없어졌단다.
할머니께서 소중히 간직하는 할아버지의 물건을
이리저리 분주하게 찾으러 다니시는데
과연 도깨비 장난처럼 사라져버린 할아버지 물건을 찾을 수 있을까?
<방울이와 횃대보>
집을 잃은 강아지 한마리를 발견한 유미는 먹이도 챙겨주고 노느라
학교에 지각을 하게 된다.
유미가 천식을 앓고 있어 엄마는 강아지 키우는 것을 반대하신다.
베니스 여행을 계획했던 엄마는 유미를 데려가시고
부라노 섬에서 누렇게 변하고 구멍이 여기 저기 난 횃대보를 찾고
엄마는 기뻐하며 사게 되는데....
낡고 오래 된 남이 쓰던 물건을 왜 저렇게 좋아하지?
불쌍한 방울이가 더 좋은데....
<지붕 위 노란 자전거>
은성이의 자전거는 낡고 오래되어
새로 산 동규 자전거와 비교가 되어 무척 속상하고 화가 난다.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 덩그라니 놓여 있는 동규의 새 자전거를 보고
한 번, 두 번 신나게 타다가 결국 동규에게 들키게 되고.....
"행복하세요!" 간판을 단 푸드트럭 지붕 위 노란 자전거는
은성이 것인데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황금새>
양은냄비, 숟가락, 포크를 활용해 만든 황금새가 보이지 않는다.
골목에 서서 학교에서 만든 종이컵 전화기를 꺼내 말을 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카랑카랑한 여자 아이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말들 때문에
서로 고개만 갸웃갸웃하게 되는데...
<땅뚝 할매와 여우 총각>
어려운 이웃들은 땅뚝 할매를 찾아와 부탁을 하고
땅뚝 할매는 그런 이웃들을 위해 적극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여우총각에게
"사람들한테 해코지하지 말고
도와달라면 도와주고" 라고 말해준다.
사람으로 변신한 여우 총각은 땅뚝 할매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다.
밤새 내리는 비에 마을의 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천하무적 갈봉이>
다른 또래 아기보다 세 배나 큰 아기가 태어났다.
강봉산 정기를 받고 태어 났다고 지은 갈봉이.
탐관오리들은 백성들이 지은 농사를 죄다 빼앗아 가고
어린 아이들이 산에서 캔 칡뿌리도 빼앗아가버리는
배고프고 억울하고 화가나는 시기이다.
갈봉이는 친구인 덕칠과 만복이와 함께
굶어죽어가는 이웃들의 모습에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누군가 사용하던 물건이 더 없이 소중해지고 빈자리를 채워 줄 수 있다.
냉장고속 다양한 음식들이 의인화 되어 주고받는 장면이 재미있다.
할아버지 된장 터줏대감, 할머니 고추장 안방마님이란 말도
옛날에 사용되던 명칭이다.
직접 담가 먹던 고추장, 된장이란 발효식품은 우리 나라의 고유 음식들이기에 반갑다.
횃대보라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물건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조상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알게 되어 좋았다.
친정엄마의 정성이 담긴 횃대보를 소중히 간직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물건을 먼 이국땅에서 얻게 되는 것도 감동이였다.
낡고 오래 된 물건이지만 다시 깨끗이 세탁해 재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마음에 친구의 새 자전거와 비교 되는 나의 낡은 자전거는
정말 볼품 없고 창피스럽기만 하다.
그런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부모 마음은 어떨까?
낡고 오래 된 자전거를 버리지 않고
푸드트럭 위에 멋지게 장식 된 자전거는
힘차게 달리는 새출발을 의미하듯 하다.
우리가 쓰고 버리는 물건들로 멋진 황금새를 만들어 놓았다.
이 황금새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특별함이 있었을까?
우리가 사는 곳곳에 옛물건들이 남아 있어
옛모습을 기억할 수 있는 것 같다.
땅뚝할머니가 무슨 힘이 있어 밭을 갈아주고
마을 사람들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조상들의 옛지혜와 존경심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과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해선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도와주어야 하며 살아야 함을 알려준다.
갈봉이는 홍길동, 임꺽정이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장군감의 커다란 몸집과
혼란한 시기에 태어나 정의로움을 장착하고
백성들의 핍박을 해결해주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에서 가져보는 과거의 옛스러움과
전설을 토대로 한 사람과 사람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되고 낡은 물건과 문화, 전설 속에 녹아 있는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집엔 어떤 옛물건이 숨어 있을지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