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눈사람 제제의 그림책
모린 라이트 지음, 스티븐 길핀 그림, 노은정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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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모린 라이트

그림 - 스티븐 길핀

옮김 - 노은정

 

 

 제목을 딱 본 순간 5세 막둥이는 "눈사람 감기 걸렸다. 아프겠다!"

초등생 아이들은 "눈사람이 감기 걸렸다고? 그게 말이 돼?" 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운 겨울 눈과 추위, 눈사람, 얼음은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함을 거스른 눈사람의 감기는 분명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책의 묘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불가능을 실현가능한 것으로, 상상력이 생각의 기준을 뒤집어 놓는게

바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막 그림책에 관심을 갖는 어린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눈사람을 받아들이고

조금은 현실적인 생각으로 길들여져가는 아이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되고

연령이 있는 엄마는 다시 모든 것을 꿈꾸고 싶어 상상력과 가능성과

편견을 깨고 그림책의 감동과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있다.

 

 

 눈이 오는 날 세 친구는 눈을 굴려 눈사람 아아츄를 만든다.

하지만  아아츄는 오들오들 떨며 재채기를 하고 추운 날씨에 불만을 나타낸다.

친구들이 자신의 모자, 목도리, 외투를 벗어주지만

아아츄는 따뜻한 것만 찾는다.

 

 눈에게 따뜻함은 상극이된다.

하지만 아아츄는 그 짧은 순간의 따뜻함에 만족을 하고 행복해 하지만

친구들의 걱정대로 몸은 녹아내린다.

불평불만이 가득한 아아츄인줄 알았는데

"다시 새로 만들어 주면 되지!"하고 말을 한다.

긍정의 아이콘인것 같으면서도 추운 날씨에 친구들이 또 다시

눈을 굴려 아아츄를 만들게 하는데는 뭔가 얄밉기도 하고

자기 생각만 하는 것이 이기적인 부분도 느껴진다.

 

 벌써 네번째로 만들어진 아아츄!

슬슬 친구들도 지치고 화가 날까 읽는 사람도 조마조마해진다.

아아츄가 그만 좀 추워해졌으면 하는 바램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왠걸.......

"휴, 너무 덥다고!!!!"

이런 변덕쟁이 눈사람 아아츄!!!!

과연 친구들은 이런 아아츄의 행동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을 하게 될까?

음... 나같으면 얼든지, 춥든지, 녹든지, 감기에 걸리든지 알아서 하라고

콧방귀를 "흥!"하고 뀌면서 그냥 모른척 집으로 돌아올 것 같다.

변덕쟁이, 심술쟁이 아아츄를 어떡하면 좋겠니?

 

 

 

 누나가 읽어주는 동화책에 가만히 앉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다.

따뜻함을 만난 눈사람이 녹는 모습을 보고

"물이 됐어!"  "또 만들어 준다!"라며 반복되는 패턴을 이해했다.

 

 그림 속 작은 새들의 행동도 놓치지 않았다.

아아츄와 친구들이 함께 하는 곳에 작은 새 두마리도 깨알같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아츄가 코코아를 마실 땐 두 눈을 가려 

아아츄의 고집을 말릴 수 없음을 포기하는 것 같고 

아아츄가 녹아 만든 물 웅덩이에서 목욕하는 새들의 모습에 웃음이 났고

그러면서도 아아츄를 새로 만들 땐 함께 도와주며 찐한 우정을 보여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대사 한마디도 없는 작은 새들의 행동에 눈길이 갔다.

주연같은 조연이랄까? ㅎㅎㅎ

 

 초등 3학년 아이도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친구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변덕을 부리는

아아츄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본인도 아아츄의 말도 안되는 행동에 화가 났나보다.

 

 아아츄를 보면서 겨울 왕국의 "올라프"가 생각났다.

겨울에 태어나 겨울의 본질을 이어받은 올라프 역시

여름을 동경하고 좋아했다.

이걸 보면서 "다름"을 생각하게 되었다.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것에서 뾰족뾰족 튀어 나온 조금은 독특하면서

다름을 표현하는 이들.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비난하고 수근대는 것들이 많다.

아아츄 역시 일반적인 눈사람들 중에서 다름을 가진 눈사람이 아니였을까? ㅎㅎ

그런 눈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세 친구들 역시 멋지다.

쌩쌩부는 찬바람에도 여러 번 다시 만들어 주며

눈사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순수하면서도 예뻐보였다.

아아츄의 다름을 알아보았고,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아아츄와

친구가 되고 싶었음을 표현한 것 같다.

 

이제 곧 추운 겨울이 다가 오는 시기가 되는데

눈밭 위에 누워 팔다리를 파닥거리고

놀이터 한쪽 구석에 동글동글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혹시라도 감기에 걸릴까 목도리를 둘러주며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빼꼼히 창문밖으로 내다보는 상상을 하게 된다.

깊은 밤이 되면 내가 만든 눈사람의 재채기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에취!!!"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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