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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3번 시다 ㅣ 두바퀴 고학년 책읽기
원유순 지음, 홍선주 그림 / 파란자전거 / 2020년 10월
평점 :
글 - 원유순
그림 - 홍선주
파란자전거
"시다"라는 말은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어린 소녀들이 열악한 곳에서
오랜시간 일을 하며 소중한 10대를 보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내 이름은 3번 시다"를 읽기 전까지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산업화의 물결이 일어났고
1970년 어린 소녀 강순이가 가정의 생계를 위해
인권이 박탈당한 그 좁디 좁은 다락방에서 쪼그려 앉아
하루 17시간 정도를 일해야 했던 가슴아픈 시절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다.
배움은 뒤로 한 채, 꽃다운 시절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인권이나 권리에 대한 주장이나 그 무엇도 보장 받지 못했다.
오로지 살아가기 위한 생계수단으로서 일을 해야만 했고,
자신의 꿈과 자신이 삶을 내려 놓아야만 했던
슬픈 이야기들을 그려낸 이야기다.
내 이름은 3번 시다가 아닌 내 이름은 이강순의 이야기를 읽어보자
13살 강순이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소녀가장이 되어 평화시장의 우정사에 시다로 일하게 된다.
이층 다락의 좁디좁은 곳에서 3번 미싱사의 잡일을 도와주는 시다로 일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좁은 마룻바닥에 쪼그려 앉아 한숨 돌릴 틈도 없이 하루 17시간정도를 일하며
쥐꼬리보다도 작은 쥐수염만큼 될까말까한 월급을 받는다.
콧속이 굴뚝마냥 시커먼 먼지들이 쌓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탓에
폐병에 걸리기도 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리며
1분 1초 아까워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소리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우정사다.
살림밑천이 된 딸, 아들의 그림자가 되어 돈을 벌어야 했던 딸,
자신의 삶과 자신의 꿈,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포기해야 했던 60년대 시절의 소녀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난세엔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공순이, 공돌이라 불리며 학생도 아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이 어린노동자들에게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어난다.
하지만 배우지 못한 이들은 주변의 말과
한푼이 아쉬운 상황이라 진실을 들여다 볼 여력이 안된다.
우정사의 소녀들을 위해 변화를 주려했던 정군은
소녀들에게 말해준다.
노동자의 인권이 있으며 당당히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외침은 권력과 부라는 담에 부딪쳐 넘지를 못한다.
자신을 희생하는 젊은 노동자들,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외치며
함께 하기를 말하지만 단번에 변화하진 못한다.
그래도 작은 씨앗하나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그 희생이 어린노동자들을 변화시켰다.
배움! 배워야 한다!!!
낡고 버려진 책상 앞에 앉았지만
배우는 것만으로도 만천하를 얻은 듯 행복해보이는 저 얼굴을 보자.
배움을 통해 무시된 인권, 성차별,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배움의 꽃이 활짝 피었다!!!
책 앞표지 그림을 보면 색도 없고 무표정의 소녀만 있다.
무릎꿇고 앉아서 가위질을 하는 소녀.
재봉틀에 길게 박아진 바느질처럼 하얗게 소녀를 그려내었다.
소녀의 성장속엔 그 시대를 그대로 그려 내었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음을,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음에
안도하면서 그 시대의 모든 젊은이들의 희생에 감사할 뿐이다.
이야기 속에 평화의 시장, 답십리, 중랑천,
종로5가, 청계천이라는 지역이 나온다.
나는 여기 가까이에 살고 있으며 익숙한 이름들이다.
이 이름들이 있는 지역에 살아숨쉬는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었다.
우리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던 곳,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무거움이 있었지만
결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일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