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그 악마입니다
서석영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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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석영

풀과 바람

 

 

 제목과 표지 그림이 참 강렬하면서도 상반되는 느낌이다.

악마라는 단어는 누구나 싫어 한다.

악마는 어둡고 두렵고 무섭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가까이 하기 싫은 단어이다.

붉은 아스팔트와 붉으스름한 하늘, 둘러보는 곳마다 강렬한 이미지다.

그 속에 병아리 얼굴을 한 이가 서 있다.

귀엽고 천진난만한 병아리의 이미지를 쓴 그는 누구일까?

 

 

 첫페이지부터 긴장감이 감돈다.

동원이네 가정도 참 눈뜨고 못 볼 정도로 섬뜩하고 가슴이 아프다.

아버지란 이름으로 폭군이 되어 아내와 자식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적인 힘만 내세우는

그 모습에서 자식이 바라본 부모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이 가서

동원이의 아픈 마음이 느껴졌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참아내고 참아내는 아내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식이 보고 있는 그 상황에서 엄마의 마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마음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일을 나서는 엄마의 마음은 자포자기였을까?

요즘은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는 말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가정폭력을 참아내며 산다는 것은 죽은 영혼을 끌어안고

껍데기만으로 살아가는 것이기에 무슨 낙이 있을까?

그렇다고 똘망똘망 쳐다보는 자식의 눈을 피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럴 땐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큰딸이 있기에 사춘기에 관련된 이야기에 많은 관심이 간다.

중학생인 아이들이 저지르는 철없는 짓이라고 하기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기만 하다.

약한자에겐 강한 척 구는 비굴한 아이,

교묘하게 머리를 써서 괴롭히는 아이,

폭력을 당해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이,

제자에게 그 어떤 말도 행동도 취할 수 없는 떨어진 교권!

질풍노도의 시기는 자신을 알아가고 찾으려는 몸부림이며

사춘기시절 잠깐 겪게 되는 방황이며,

조금은 아름답고 고상하게 생각했던 그 때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이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는 정말 절정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수평적 관계인 교우관계가 정글의 법칙처럼

힘으로 서열이 정해지고 폭력이 행사되는 학교의 모습에 참 암담하기만 했다.

평생 씻지 못할 학교폭력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포장된 인생으로 승승장구하며 연예인이 되는 가해자!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충격안에 갇혀 더 이상 발을 내딛지 못하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피해자가 되어 살아가는 이들!!

 

 성적인 폭력을 그 어떤 존중과 이해와 배려도 없이 행해지는 아이들의 모습.

엄마와 여동생의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찍어 뿌리는 철 없는 아이들,

장애인 친구에 대한 그 어떤 배려심이나 존중 따윈 볼 수 없는

괴롭힘에 당장 달려가 고함을 치며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단톡방을 만들어 인터넷상에서도 언어폭력, 왕따는 어김없이 이루어졌다.

대놓고 괴롭히는 것도 폭력이지만 사이버 폭력 또한 무시못할 일이다.

칼보다 펜이 강하다!

이 말처럼 글만으로도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연예인들 중 악플에 시달려 목숨을 버리거나 법적 대응까지 나설정도이니

글 한자,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동원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학교 친구,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악마를 느낀다.

또한 피해자 친구들을 보면서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속으로만 외치말은 후련하게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하고 삼켜진다.

강한자에게 당한만큼 억울하고 속상하면서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의 말이기도 하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사이버폭력!!!

작가는 청소년 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한 순간의 실수라고 할 수 있는 폭력을

절대 지나치고 용서로 끝나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요즘 청소년사이에서 일어난 집단폭행사건, 사이버폭력은 참으로 심각하다.

미성년자라서 그 어떤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말이 많기도 하다.

자식을 기르는 입장에서 따끔히 야단을 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변화할 수 있는 아이에게 기회를 박탈하는 것도 참 못할짓이다.

가정, 국가, 학교가 모두 관심을 갖고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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