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그라토 딱 맞아 마을 2
송선옥 지음 / 한림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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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송선옥

한림출판사

 

 

 

 

토끼 그라토는 길도 반듯, 집도 반듯한 딱 맞아 마을에 산다.

다양한 동물들이 사는 집들은 조금씩 무늬가 다르긴 하지만

네모 반듯한 모양이 아무리 둘러봐도 모두 똑같은 모양이다.

깨끗한 거리, 깔끔한 건물, 반듯한 이 마을에 사는

그라토는 대체 어떤 불편한 점이 있다는 걸까?

동물들의 일상을 아무리 주의깊게 살펴봐도

어떤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은 없어보이는데... 흠....

그라토의 속사정을 들여다 보아야겠다.

 

 

 

모두가 잠든 밤에 그라토는 아주 특별한 모습으로 잠을 잔다.

너무나 큰 집에 홀로 잠을 자려니 잠이 오지 않는 그라토!

그래서 그라토는 집안의 곳곳에서 아주 특별한 자세로 잠을 잔다.

집이란 따뜻하고 편하고 안식처이자 휴식처인 공간인데

그라토에겐 큰 집이 너무 부담스러웠나보다.

 

 집안에 있는 여러 사물들에서 자는 그라토의 모습이

몹시도, 너무나 불편해 보인다.

숨쉬기도 버거워 보이는 공간에서 밀착된 자세로 누워서 또는 서서 자고

좁은 공간에 잔뜩 웅크리고 자는 모습이

보는이로 하여금 애처롭게 만드는 것 같다.

토끼는 굴속에서 적당한 크기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물인데

이런 넓고 큰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고 자려니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몸은 불편해도 조금은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잠을 청했던 그라토의 고민이 느껴진다.

 

 

 

그라토가 여기 저기서 불편하게 자는 모습을 보던 아이가

"나처럼 이렇게 똑바로 누워서 자야지!"하고 시범을 보였다.

"그라토야, 예준이처럼 반듯하게 누워서 편히 자렴. ^^ "

책을 보던 아이도 그라토가 편히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어느 날, 그라토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집 대신에

새로운 집을 짓고 있는 브리또를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그라토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고

그날 밤, 작고 아늑한 굴을 파서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도 몰래 굴을 몇 개 더 파기 시작했다.

신나게, 정말 신나게 힘든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굴을 파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날 며칠을 굴만 파던 그라토는 지치고

털 색깔도 바래고, 얼굴색도 어두워지고

잠도 잘 못자게 되었다.

 

이런 이런 그라토가 많이 힘든 것 같은데 어쩌지?

당근을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솟을까?

풀밭에서 깡총깡총 뛰며 운동하면 건강해질까?

따뜻한 우유한잔을 마시고 자면 꿀잠을 자게 될까?

그라토 힘내!!!

 

 

토끼, 공룡, 코끼리, 다람쥐, 하마, 사슴, 고릴라 등

동물들의 크기, 성격, 습성이 모두 다르다.

그런데 딱 맞아 마을의 집은 모두가 자로 잰 듯 똑같은 크기로

획일화 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엔 깔끔하고 단정해 보이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그라토에겐 그 집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넓은 집에서 편히 자지 못하고

좁은 구석구석을 찾아 불편한 자세로 잠을 잤던 것이다.

 

집이란 따뜻하고 휴식을 취하며 기분 좋은 곳이다.

그라토가 꼭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았으면 좋겠다.

바로 그 때 브리또는 자신만의 집을 지으며 행복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남과 똑같아야 한다는 생각, 남들과 튀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저 주어진 것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 했던 그라토는

브리또에게서 신선한 변화를 보게 되고

자신 또한 새롭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라토가 집안에서 자는 자세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잠자는 장소, 잠자는 자세, 잠자는 자세의 명칭이 재미를 준다.

땅 밑으로 만들어 놓은 다양한 굴에서

펼쳐지는 공간 활용과 이름 또한 기발하고 재미있다.

나를 고정 된 어떤 틀에 끼워 맞추기 보다는

변화무쌍한 나만의 틀을 만들어 보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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