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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장 희순 - 노래로, 총으로 싸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정용연.권숯돌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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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숯돌
그림 - 정용연
휴머니스트
쪽진머리에 긴 치맛자락을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
위엄있는 표정과 당당한 자세로 총을 든 여인,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여린 여인의 몸으로 그 무겁고 무서운 총을 들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백성들과 내 가족이 짓밟히는 모습에
그녀의 마음에도 불꽃이 피어나게 된다.
그녀의 당찬 행보와 또는 고난과 시련이 고스란히 담긴 일생이 기록된 책이다.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의 책은 처음 접해보았다.
그래픽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띈 장르로
어려운 역사를 만화처럼 어렵지 않게 읽되 소설의 진지함이 들어 있어
결코 재미로만 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
423p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그래픽노블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하루만에 뚝딱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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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시집을 간 윤희순은 친정과 시댁의 배움과 덕목, 강인함을
두루 갖춘 여인이다. 나라 잃은 슬픔이 그녀의 몸 안에 있는 독입의 의지에
불화살을 당겼고 두메산골의 아낙네들에게도 집 밖으로 나서서
싸울 수 있는 강인한 정신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한다.
내 한 목숨, 내 가족의 목숨이 소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 고통과 슬픔을 모두 감수하고 내려 놓아야만 독립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의 목에 칼이 들어 온 걸 본다면 그 누구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 아이를 지키려 할 것이다.
큰 뜻을 품은 그는 그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대범함을 보여주었다.
일본에 대항하는 당당하면서도 굽히지 않는 의지를 보여준 대한의 모습이랄까?
나라를 되찾고자 했던 백성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값진 희생.
나이와 성별, 계급을 떠나 나라 잃은 것에 슬퍼하고 맞서 싸우고자 했던
그 잡초 같은 민심이 있었기에 세대가 교체되어서도 끊임없이 싸웠고
결국 지금의 평화로운 한국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어려움에 살고 있다고 한다.
광복 후 어린아이들이 커다란 집 앞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와~ 이런 집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사는 걸까?"
"적어도 독립운동가 후손은 아니겠지."라고 말한다.
이 말 뜻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앞잡이가 되어 나라를 팔아먹고 호위호식을 하며
재산불리기에 급급했던 이들은 광복 후에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떵떵거리며 아무일 없었던 듯 웃으며 살고 있다.
반면 재산과 목숨을 바치고, 가족까지 잃어야 했고 험난한 시간을 보냈던
독립군들의 후손들은 그 어떤 보상도 감사도 받지 못한채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한다.
일본만 비난하고 보상과 사과를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그 후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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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따지지 않고 총을 들어야 한다면 당연히 아녀자들도 총을 들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총을 들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노래로 부르며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을 가질 수 있도록 결속을 다지는 지혜로움도 가졌다.
남성 독립운동가들은 많이 알고 있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만 알뿐이다.
이렇듯 독립을 위해 애쓴 독립운동가들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이 널리 알려져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의 참혹하고 슬픈 역사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