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삼킨 아이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양미래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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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파리누쉬 사니이

옮김 - 양미래

북레시피

 

 

 

 목소리를 삼킨 아이! 저 작은 아이의 가슴에 어떤 응어리가 졌길래 말을 삼킨걸까?

부모자식간의 소통과 이해와 사랑을 볼 수 있는 이야기였고

나와 자식들간의 관계를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형제들이 많으면 형제들간에도 비교가 되고 부모의성격에 따라서도

아이들과의 관계형성이 달라지고 부모와 자식간에

서로의 입장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달라지는 것 같다.

 

 서로를 사랑해서 남자와 여자는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하지만 서로 자라온 가정환경이 다르고 부모의 양육방식이에 따라

부부는 삶에서 성격차이를 느끼게 된다.

샤허브의 어린 시선으로 봤을 때

외가집은 따스하고 정답고 포근하고 발랄한 느낌을 느끼지만

친가는 왠지 날카롭고 부정적이며 직설적인 느낌을 느낀다.

다양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면서

적응을 해야겠지만 살다보면 많이 부딪치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말을 삼킨 샤허브의 행동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반면

아빠는 샤허브의 행동이 부정적이고 모자라며 골칫거리로 여기게 된다.

 

 이 책의 흐름은 샤허브의 입장과 엄마의 입장에서 그 상황과 감정, 생각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어진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 꼭 등장하는 인물 "아빠"가 있다.

샤허브가 입을 꼭 다물어버리고 입을 열기까지 아빠는

화산같은 존재였다. 언제터질지 모르는 화산같아 샤허브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를 두려워 극단적인 행동도 하게된다.

안타까운 일들....

단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사건의 주범은 샤허브가 되었고

정신적인, 심리적인 상처, 물리적인 힘도 서슴없이 받아내야했고

조금은 변화하려는, 표현하려는 순간에도 오히려 역효과만 생기니

정말 안타까울 뿐이였다.

그래서 "샤허브, 차라리 말을 해! 네가 한게 아니라고 말을 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어린 아이임에도 정말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기도 한다.

친할머니에게 벽돌을 떨어뜨릴 땐 정말 아찔했다.

'마음의 상처가 커서 그런거야!' 하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다가도

'그런 행동은 하면 안돼! 나쁜거야!'하고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아이를 기르는 부모로서

상처받는 아이가 애틋하고 가여운 느낌이 들다가도

'만약 나라도 아이가 저런 행동을 한다면 화가 날꺼야' 하고 아빠 입장도 이해가 되면서

읽는 내내 양쪽 입장이 왔다갔다하며 혼란스러웠다.

 

 샤허브는 어리지만 자신에게 대하는 차가운 시선과

서슴치 않고 비수를 꽂는 사람들의 말,

그리고 가장 대치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아빠와의 관계에서도

고집스럽게 입을 앙 다물고 돌발상황을 만들고 조금은 반항아 같은 모습도 보이지만

여지없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남의 이목을 중요시하고, 표현이 서툴고, 자식을 자신의기준에 맞추며

성에 안차는 샤허브를 못마땅해 하며 "당신 애" "당신 아들"이라고 말하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선을 긋고 "아라쉬 형네 아빠"라고 부르는 샤허브.

이 둘의 관계는 외줄 위에 마주 선 것처럼 아주 위태로워 보인다.

 

 어릴적엔 한 번쯤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 봤을 것이다.

나 역시 좋은 일, 기쁜 일, 슬픈일, 화나는 일이 있으면 상상의 친구에게

속내를 털어 놓듯이 일기를 쓴 적이 있다.

그러면 조금은 후련한 느낌이 들며 내편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샤허브에게도 아시 바비라는 상상의 친구가 있다.

일이 생길 때 마다 등장하는 아시와 바비는 마치 천사악마 같다.

샤허브의 생각이나 행동을 나무라기도 하고 상대방을 이해해 보도록 하기도 하지만

샤허브에게 상상치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하게끔 부추기는 경우가 더 크게 작용한다.

아마도 불같은 화를 표현하기 위함일 것이다.

 

 샤허브에게도 한줄기 따스함이 깃든다.

비비외할머니의 방문으로 샤허브는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도 조심스럽다. 할머니는 샤허브의 용기에 정말 잔잔한 물결처럼

가만가만 받아들이며 응원을 해준다.

할머니와 샤허브만의 비밀!

할머니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샤허브가 천천히 말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기다려주고 공감해 주며

비밀을 지켜준 것이 다이다.

 

 아이들도 저마다의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고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부모가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에 따라

대립상태가 되는 것 같다.

네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아이에게는 그냥 믿음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하며 넘어가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강하게 말을 하기도 하며 대화를 하기도 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화를 끊어버린 경우도 있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 목소리를 삼킨 아이도 이해가 되지만

그런 아이를 감당 못해 상처 받는 부모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일단은 내 아이의 상처를 보듬고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감정상태를 표현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도

부모의 몫인 것 같다.

 

 자식과 부모, 남편과 아내, 가족과 가족간의 사랑과 소통과 이해

그리고 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묘사들을 숨죽이며 읽었다.

실제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인지라 더욱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비비 할머니가 말한다.

 

"사랑과 다정함만이 유일한 방법이란다."

"우리 때는 너희들처럼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어도

자식들이랑 서로 더 편한 관계를 맺으며 지냈단다."

"이 아이가 하는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단다."

 

권위적이며 한숨만 푹푹쉬며 고통스러워 하기 보다는 비비할머니처럼 현명하게

엄마로서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내 삶에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야겠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가족이 행복해지니까!

숨가쁜 가족간의 심리 이야기에 책장을 넘겨가며 가슴아프고 안타깝게 그리고

감동과 눈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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