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공장

인형공장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박설영 옮김 / B612 / 2020년 6월

지음 - 엘리자베스 맥닐

옮김 - 박설영

B612북스

 가브리엘 로세티로부터 그림을 배운 엘리자베스 시달을 모티브로 탄생된

화가가 되고 싶은 붉은 머리칼의 아이리스,

그리고 조금은 이상하고 기괴한 수집품들을 모아 파는 수집가 사일러스,

아이리스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고, 아이리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는 화가 루이.

이 세 인물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내용은 삼각관계와 함께

예술에 대한 열정, 여자의 억압된 삶에서의 자유 ,

수집가로서의 갖고 싶은 집착등이 곳곳에 드러난다.

 아이리스는 쌍둥이 언니 로즈와 인형가게에서 인형얼굴을 그리며

몸과 마음이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남몰래 밤에만 그림을 그리며 그 사실을 안 언니는 그림, 물감, 붓

등을 모두 없애버린다. '아니, 취미생활일수도 있고 미래의 꿈 화가가 되고 싶어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언니가 그걸 못하게 하다니...'

현대와 달리 아이리스가 속한 시대는 남자들만이 예술을 즐기고 모델인 여성들은

창녀취급을 당할 정도로 않좋았다.

아마, 시대가 만든 남녀불평등이 표현된 것이리라.

루이의 그림 속 모델이 되면서 인형가게 문밖으로 자유롭게 떠날 수 없었던 아이리스는

자신의 인생, 자신의 자유를 선택하게 되면서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리게 된다.

 박물관을 지어 자신의 수집품을 전시하는 것이 꿈인 사일러스는

만국박람회를 위해 박물관을 짓는 걸 구경하다가 우연히 아이리스를 보고

묘한 매력에 빠지며 집착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아이리스는 관심도 없는데 혼자만의 착각으로 집착하고

분노하며 아이리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불쌍해보이기도 하며

스토커느낌의 음산함도 느껴진다. 화학약품.

박제를 위해 사용하는 독한 화학약품을 풍기는 사일러스는 뭔가 불안해 보이기만 하다.

 어릴적부터 불우했던 주인공들..

부모에게 학대받고 주눅들고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비난을 받아야 하고

검은그림자처럼 뒤에서만 있었던 이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나름 자신만의 미래를 꿈꾸고

용기내어 한발한발 내딛으며 삶의 선택을 통해 조금씩 성장을 한다.

하지만 불우한 어린시절이 인성을 삐뚤게 만들었을까?

광적인 집착은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

 지저분한 런던 거리와 휘청휘청하며 칙칙한 분위기,

살기위해 거리낌없이 몸을 파는 어린 누이,

그리고 죽은 사체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거리낌없이 흥정을 하는 어린 남동생,

예술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은 젊은이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자 꿈틀대는 자유로운 영혼과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내밀었던 발을 다시 거둬들이는 슬픈 영혼들..

삐뚤어진 집착으로 한 인생을 망가뜨리는 잘못된 사랑,

시대는 다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현재를 닮은 것 같고

공감도 되고 이해도 되었다.

550p나 되는 긴 이야기를 긴장긴장하며 읽었다.

주인공들이 표현하는 그때그때마다의 변화무쌍한 감정들이

아슬아슬 외줄타기를 하는듯한 위태로움에 뒷이야기가 궁금해

숨죽이며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