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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있어요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니시무라 쓰치카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0년 6월
평점 :
글 - 우오즈미 나오코
그림 - 니시무라 쓰치카
옮김 - 김 숙
북뱅크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중학생1 큰 딸, 초등생 5학년 딸들에게
'읽어보라고 줘야하나? 그냥 나만 읽고 말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책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엄마인 나 스스로
찔리고 생각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읽은 후 '맞아, 엄마는 우리 마음 몰라. 내 이야기도 안들어주고.
맨날 엄마는 시키기만 하고 엄마만 옳대!'라는 말을 들을 것 같은
불안함이 마구마구 들면서 한 순간 망설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서처럼
아이는 부모에게 지배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싶어 할 것이고
말 못하고 꽁꽁 숨긴채
"하고 싶은 말 있어요!"를
외칠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엄마도 읽고 아이도 읽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나코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아빠는 지방에서 일을 하시고 주말에 오신다.
엄마는 일주일에 세번정도 일을 나가시고
오빠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을 한다.
히나코는 하교 후 해야 할 일이 있다.
빨래를 정확하게 사각으로 개어야 하고
식사후엔 설겆이도 해야한다.
그런데 오빠는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는
집안일을 시키지도 않는다.
집안일과 그림 그리는 취미생활로 엄마와 요즘
자주 타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놀고 싶은 히나코는
학원을 빠지기 위해 엄마 흉내를 내어 전화를 걸게 되고,
무엇엔가 홀린 듯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엄마는 말과 행동이 따로따로다!
나에겐 친구험담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정작 엄마는 이웃의 험담을 하면서
앞에서는 공손하게 말을 한다.
그리고 엄마는 '슬퍼진다'는 치사한 말을 한다.
그런 엄마에게 히나코는 심술을 부리게 되면서
더욱 더 엄마와의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우연히 주운 수첩 속 내용을 읽게 되고
'슈지'라는 이름의 중2소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히나코는 슈지에게서 위안과 이해를 느끼게 되고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용기 있게 외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은 나의 것이며 내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엄마가 살았았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며 빈집이 된 외가를
슈지와 방문하게 되고 즐겁게 이야기하며 마음을 터놓게 된다.
그리고 이모와 엄마, 히나코는 하룻밤 그 집에서 자게 된다.
엄마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면서
엄마는 과거의 어렸을 때 시점을 되짚어 보고 서서히 기억을 떠 올린다.
그리고 무언가 결심을 하고 변화를 시도하는데....
히나코 역시 엄마의 진심을 깨달았을까?
엄마와의 갈등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며
하고 싶은 말을 친구와 가족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게 된다.
앞표지와 뒷표지를 보니 아내와 남편, 딸과 아들, 남자와 여자!!!!!
음.. 참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예전 우리 가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요즘엔 그나마 남편이 가사일도 분담하고 육아휴직으로
주부역할을 하는 등 많은 변화를 했지만
그래도 아직 곳곳엔 불평등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히나코 역시 그런 부분에서 불만이 생긴다.
가족이면 성 구분을 떠나 함께 해야 하는데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해도 된다는 이론은
참 편파적이다라고 생각이 드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건 부모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심리상담을 하면 지금 현지 상태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 어린시절, 즉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 가족환경을 먼저
되짚어 본 후 현제의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한다.
어릴적 엄마, 아빠의 가정환경과 부모의 양육에 영향을 받고
그것이 다시 되물림 되어 나의 자식에게 되돌아 가는 것이다.
참 희한한 것은 어릴 때 '난 엄마처럼, 아빠처럼 안 살거야!'하면서도
은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나를 잊어버리고 과거 부모님을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현재 내 아이와 문제가 있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을 하며
해결한다면 참 좋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은 어땠는지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어떻게 대하셨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딸이 셋이기 때문에 마음에 꽁꽁 하고싶은 말을 묻어두기 보다는
당당하게 그러나 정중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힘차게 나아가길 바라며
그런 아이를 아낌 없이 응원해주는 엄마가 되길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