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윤여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글, 그림 - 윤여준

모래알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40대가 넘고 나의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내 마음에 부모의 마음이 자라고 나서야

엄마, 아빠의 딸로서 안부를 묻습니다.

"엄마, 아빠 잘 지내고 계시죠?

 

엄마와는 곧 잘 전화통화도 했지만

아빠의 안부는 엄마를 통해서만 묻고 들었다.

어느 날 문득 아빠가 많이 서운하셨을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가 아닌 아빠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더니

너무나 반가워 하시며 나의 안부를 묻고

사위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어보셨다.

아, 안부를 물으며 걱정을 해주고 챙겨주는 말이

이렇게 따뜻한 것이구나!

다음엔 내가 먼저 자주 안부를 물어봐야겠다.

 

 

 

남자로서, 아빠로서, 가장으로서 젊은 청춘을 다 바쳐 일을 하고

정년 퇴직을 한 아버지의 뒷 모습.

홀로 식탁에 앉아 식사하시는 모습이

왜 이리도 마음이 짠한지....

현관 가득 차지하고 있던 신발들은 아침이 되면

짝지어 밖으로 사라지고 홀로 남은 아빠의 신발 한켤레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을 보니 아빠의 마음을 들여다 본 것 같다.

 

아빠는 친구도 만나고 등산도 하고 가쁜 숨을

조금은 편안하게 쉬어보고 싶은데

마음은 전혀 편치가 않다.

재취업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마음뿐이고

저마다 바쁜 식구들의 뒷모습만 바라보니

아닌척 해도 마음이 헛헛하셨으리라.

 

 

축쳐진 아빠의 어깨를, 비를 맞고도 "괜찮아!"라는 아빠의 말에

무언가 아빠의 마음을 느꼈을까?

비를 맞고도 "괜찮다니까!"라는 아빠의 말에

"같이 써요. 이젠 제 우산도 제법 커요." 라고

커다랗고 파란 우산을 아빠에게 씌어드리며 나란히 선다.

커다란 우산 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아빠의 마음에도 비가 그쳤을까?

아빠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며 도란도란

부녀의 모습이 참 정겹고 따뜻해 보인다.

 

 

아빠의 건강하고 활기찼던 젊은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주름진 얼굴과 쳐진 어깨, 작아진 자신감으로 맞이한 시간!

하지만 가족의 관심과 격려가 다시 아빠의 마음과 얼굴에

웃음과 활기를 불어 넣었다.

축쳐진 화초가 다시 싱싱하게 잎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리고

향기로운 꽃향기를 낼 것 같은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책을 보는 동안 짠한 마음이 가득했다.

열심히 일했던 아빠가 생각났고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신랑도 생각났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은데

허전함이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빠들이 겪게 되는 삶의 과정과

심리적 변화를 알 수 있었다.

 

파란 옷을 입은 딸은 젊고 활기찬 느낌을 주고

빨강 옷을 입은 아빠의 모습은 아직도 열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작았던 어린아이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어루만져주며

"이젠 제 우산도 제법 커요."라는 말이 참 든든하게 들렸다.

시들었던 화초가 다시 생기를 찾았듯이

아빠에게도 제 2의 인생이 활기차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책을 읽고 난 후 가만히 읖조려 본다.

아빠, 그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아빠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 드릴께요.

아빠에게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드리며

힘차게 남은 여생을 보내시도록 응원할께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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