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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폭포와 탐별 ㅣ 소원어린이책 7
정설아 지음, 신은정 그림 / 소원나무 / 2020년 3월
평점 :
글 - 정설아
그림 - 신은정
소원나무
거울폭포, 탐별, 도깨비, 인간???
이 책의 제목과 도깨비와 인간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나타내며
어떤 관계를 그려 내는지 참 궁금했다.
거울이라면 사물을 비치는 의미도 있지만
내면을 비춰내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책에 나오는 거울은
거울 뒤의 도깨비 나라, 거울 반대편의 인간 나라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도구가 된다.
이 거울을 통해 인간인 두나, 도깨비 가비가 만나게 된다.
두 세계를 오고가며 우정을 쌓고 내면의 탐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게 되는 내용이다.
할아버지는 항상 도깨비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신다.
동생 진우도 도깨비에 푹 빠져있다.
하지만 나는 도깨비 이야기가 너무나 듣기 싫다.
나는 인기 있는 아이돌이 되는게 꿈인데
집에선 아빠만 빼고 식구들이 모두 나의 맘을 몰라주는 것 같다.
더구나 TV 출연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한주미가 너무나 밉다.
그러던 어느날 깜깜한 밤에 거울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보게 된다.
그 푸르스름한 빛의 정체는 뭘까?
파란빛의 가비는 인간인 두나를
도깨비 나라로 데리고 간다.
도깨비 방망이가 열리는 도깨비사초를 얻을 수 있는 기회!
두나는 인도깨비가 되어 씨름겨루기, 춤과 노래겨루기를 운좋게 이기게 되지만
과연 둔갑술 겨루기는 어떻게 모면하게 될까?
옛날 옛날 도깨비 이야기에
도깨비와 사람의 씨름, 내기, 우정등의 이야기가 참 많이 있다.
도깨비들의 어수룩함도 웃기고
사람들의 지혜도 볼 수 있는 옛날예적 이야기를
책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두나의 욕심과 거짓이 결국 도깨비 나라의 길달에게 들키고
벌을 받는 대신 제안을 받게 된다.
두나가 같고 싶은 것을 가져오라는 말에
두나는 갖고 싶은 주미의 연기 대상트로피, 언니의 영어 상장, 그리고 돈을
가비에게 주고 가비는 길달에게 전달해 주는데...
어? 그런데 다음 날 이상한 일이 난다.
두나에겐 좋은 일이 생기는데 그 물건의 주인들은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게 된다.
두나는 거울을 통해 점점 더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준 가비와 소식이 끊기게 되고....
가비를 찾아 도깨비 나라로 가게 된 두나는
목숨이 위태로운 가비를 보게 되고
길달의 위험천만한 계획을 알게 되는데....
두나가 인간임을 알게 된 도깨비들은
어떻게 두나를 대하게 될까?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어휘에 있다.
도깨비가 등장하지만 현세대에 맞는 판타지 이야기다.
그렇다고 옛스러움을 버리지 않았다.
중간중간 "풀들이 덤부렁듬쑥했다."
"구접스러운 바지차림" " 덤부렁듬쑥한 바늘꽃밭"
"눌눌한 털" 이라는
구수하면서도 무슨 말이지? 하는 우리말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고 읽게 했다.
책을 읽는 동안 궁금했던 단어나 사건의 연계성을
도깨비 비형어른을 통해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였다.
정말 옛날 이야기와는 새로운
도깨비 이야기를 읽게 되어 재미있었다.
여전히 변함 없는 건 도깨비와 인간의 우정이 승리하고
모두 차갑고 탐욕스런 인간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은 선이 악을 물리치고 도깨비와 인간의 선을 긋지 않고
한 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치는 부분에선 나도 응원을 했다.
탐욕은 탐욕을 부르고
더 큰 탐욕은 나를 괴물로 만든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괴물로 변해가는 걸 깨닫지 못한다.
나 역시 "이것만!"하고 작은 바램을 가졌다가
점점 더 욕심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탐욕을 내려 놓는다는 것은 참 힘든 것 같다.
왜냐하면 더 편하고 누릴 것과 관심 받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해 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고통을 주는
행복은 결국 나 역시 불행해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시기질투하고 탐하지 말고
현재의 내 위치에서 행복을 찾고
나만의 거울을 통해 내 안의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