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또롱 아래 선그믓 - 옛이야기 속 여성의 삶에서 페미니즘을 읽다
권도영.송영림 지음, 권봉교 그림 / 유씨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지음 - 권도영,송영림

그림-권봉교

유씨북스

 

 

  배또롱 - 배꼽의 제주도 사투리

  선그믓 - 선 또는 금

'빼또롱 선그믓은 배꼽아래 선' 여자가 임신하면 임신선이라고 갈색 세로선이 생긴다.

그래서 처음엔 여성을 표현하기 위한 제주도 사투리로 제목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의 맨 뒤에 짜잔!! 가믄장아기 이야기가 나온다.

"저는 제 배또롱 아래 선그믓 덕으로 먹고 입고 잘 삽니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나는 내복으로 잘 산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단다.

부모가 아무리 잘 나고 부자여도 자식은 불행해 질 수 있고

부모가 못나고 가난하여도 자식은 행복해질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 작은 것도 행복, 큰 것도 행복

나 하기 나름이다. ^^

딸들아, 너희는 너희 배또롱 아래 선그믓 덕으로 먹고 입고 잘 살아라!!

 

 목차를 보면서 4가지 주제로 나뉘어지면서 그에 따른 제목들을 볼 수 있다.

제목만 읽어도 화가 나고, 안타깝기도 하고, 눈물도 나고, 내 얘기 같기도 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억압되고, 참아야 되고, 무지하면서도, 고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러면서도 도리를 알고 행해야 했던 여인네들...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여성들을 낱낱이 파헤치며 옛날 이야기와 함께

속속들이 풀어내는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끄덕끄덕, 맞아맞아.

 

 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 부모와 자식, 이웃과 이웃,

이렇게 사람간에 이루어진 이야기들이 있다.

이 옛날 이야기들을 그냥 읽었다면 여자의 삶이 그렇지 뭐! 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여성의 삶속에서 페니미즘을 말하면서

여자의 삶이 행복해야지! 라는 어떤 의욕과 투쟁이 마구마구 솟게 만들었다.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

그 오래전에 살았던 여인들의 삶이 되물림 되며 억압과 인내와 고통과 원통함으로

살았던 시대가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면 시댁에 충성을 하고

자식들에게 헌신하고 남편에게 내조하며 나의 삶은 극히 줄어든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요즘엔 여자로서 당당함을 이야기하며 존재감을 키워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조금의 일렁임이 있지만 큰 파도가 치기 위해선 나도 변화해야 한다.

나의 딸들에게 어떤 삶을 살도록 할 것인지는 지금의 내가 개척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며느라기' 웹툰이 소개되어 있어 찾아 보았다.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현 우리 며느리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내었다. 물론 당당한 며느리들도 있어 살짝 부럽기도 한 주변 인물들도 있다.

친정에선 물한방울도 안 묻히고 살림 한 번 해보지도 않고

부모님에게 애교나 효도한 번 하지 않았는데 시댁엔 효와 노력을 어마무시하게 한다.

항상 여자로서의 삶에 불평불만이 많지만 그걸 터트리지 못하고 그저 참아야 하는 것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았는데 글로 표현하려니

참 어렵다. 작가들이 독자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가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면 한 번은 이 책을 꼭 읽어 보고 여자로서의 삶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윤회가 있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살아 온 것 만큼만 딱 살아보시오!!!"

하고 남자들에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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