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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소녀의 여행
멜라니 크라우더 지음, 최지원 옮김 / 숲의전설 / 2019년 12월
평점 :
지음 - 멜라니 크라우더
옮김 - 최지원
숲의전설
우리는 모두 존재 부여가 되어 태어났는데 어찌 이 소녀는 투명해졌을까?
저 커다란 부엉이의 눈동자에 비쳐지는 어린 한 소녀와 동전 세개는 어떤 의미일까?
부모에게 버림받고 여러 위탁과정을 돌며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아니 투명인간이 되기로 한 마린 그린.
하나. 위탁 부모님을 성가시게 하거나, 화나게 하거나, 짜증나게 하거나
귀찮게 하지 않는다.
둘. 다른 위탁 아동들과 싸우지 않는다.
셋. '친엄마가 데리러 오길 기다리고 있다' 라는 말은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하지 않는다.
낯선 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린은 스스로 슬픈 규칙을 만들고 행동하며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가엾어라.
스스로 엄마가 되는 걸 자신없어 하며 포기한 낳아준 엄마,
아이를 낳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그 슬픔을 보듬어 주며 마음으로 낳아 기르고픈 엄마.
단지 생계유지를 하기 위해 입양아들을 키우는 엄마.
마린은 11살 동안 여러 명의 엄마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에
혼동을 갖게 된다.
그래서 루시에게 무의식적으로 경계를 하지만 가만히 지켜봐주고
애쓰는 애정어린 관심에 루시의 얼었던 마음을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엄마의 마음을 정확히 확인한 마린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충격을 받게되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엄마와 함께 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아이들에겐 역시 진심과 사랑과 노력과 인내가 통하는 것 같다.
길고 긴 여정을 하며 마음을 다쳤지만 마린은 이 과정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엄마를 그리워하고 만나고픈 기다림이 오기로 바뀌어 버린 마린 그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마린과 함께 새로운 가정을 갖고자 노력하는 의사 루시,
위탁아동을 관리하며 새로운 부모와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다리역할을 해주는
원칙주의자 길다 블랙본
어린 새를 주시하며 주변에서 보호하고 친구가 되어주려는 날개를 다친 부엉이
어린 마린을 홀로 남겨두고 엄마이기를 포기하는 서머 그린
서머 그린도 가족이 없이 혼자라고 했다. 그 역시 홀로 성장해서 외로웠을 것이다.
그래서 자식을 책임지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자신이 없었으리라.
마린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내 아이가 아닌 생판 남인 아이를 내 아이로 키우는 것은 정말 힘든 결심이다.
아이를 낳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긴장하며 조심스러운 루시가 오히려
더 엄마처럼 마린에게 힘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마린은 루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길 기도한다.
나 역시 네 아이를 책임지는 엄마로서 올바르게 가르치고 사랑으로 키우려고 노력한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를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며 사랑으로 가득차길 바란다.
새로운 가정에서 살아가야 할 위탁아동들과 입양가정들의 용기있는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