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양들의 특별한 밤소풍
울리히 후프 지음, 외르크 뮐레 그림, 유영미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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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울리히 후프

그림 - 외르크 뮐레

옮김 - 유영미

 

 

 

워메, 워메 이 백치미 같으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기는 일곱마리 양을 어찌할까나?

정말 개성강한 이 양들의 매력에 홀릭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스러우면서도

이야기탄탄한 구성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성경? 우화? 세계사? 과학? 판타지?

여러 분야가 살짝살짝 등장하면서도

전혀 껄끄럽지 않게 잘 어우러진 내용이 재미있다.

단, 추천글을 쓴 조은수 작가의 말처럼 성경의 내용을 잘 이해했을 때

더 빵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알고 있다. 그 내용을... ㅎㅎㅎ

 

일곱마리 양도 참 개성강하다.

옆 가르마를 탄 양, 치아교정기 양, 깁스를 한 양,  코 감기 걸린 양

모자를 쓴 양, 안대양, 마지막 양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챙기는 동료애가 강했고

양치기들의 안내 없이 아름다우면서도 아슬아슬하고

웃게만드는 여행을 하게 된다.

 

 

어느 고요하고 깜깜한 겨울 밤 온 들판이 환해지는 일이 생긴다.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표정의 양들은

이 무슨 희한한 일인지 어리둥절 하기만 하다.

그리고 항상 의지하고 버팀목의 존재인 양치기들까지 사라지다니

우왕좌왕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 상황에 대해 모자 쓴 양은 설명하지만 양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친구라 그럴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안다.

모자쓴 양이 아기 탄생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걸...

그런데 유에프오, 텔레비전, 전화가 먼 미래에 생길거라는걸 어찌 알았을까?

ㅎㅎㅎ모자 쓴 양을 우리집에 데려올까??

 

 

코감기 양은 염소에게서 듣고, 치아 교정기 양은 코감기 양에게서 듣고

다른 양들에게 전한다.

그렇게 그들은 짝을 지어  눈썹이 길고, 예쁜 곱슬머리에 전혀 울지 않는

여자 아이의 탄생을 축하해 주러 길을 떠난다.

 

엥??? 이거 성경에 나오는 아기 탄생 이야기 맞아???

일단 한 번 읽어보라니까!!!

 

 

밤 소풍을 떠난 양들은 신이 났다.

태어난 아기에게 자신의 여물통을 내어주고

쓰레기통에서 포장재료를 우물우물 씹어 먹는 이유를

황소는 안대 양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서 양들은 아기가 태어난 곳이

골짜기의 양철집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기 아빠가 저 위 도시에서 숙소란 숙소는 다 뒤졌는데 방을 얻지 못했대."

"당연하지, 지금은 방이 없는 시기잖아."

"왜 빨리 예약을 하지 않았대?"

"....  돈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잖아."

"하지만 먼 훗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이라면 껌뻑 죽게 될걸."

"누가 갓난아기를 여물통에 눕히지?

그런 부모가 있다면 불러다 심각하게 이야기를 좀 해야 돼."

 

여기서 가장 웃기면서도 사회문제를 느낄 수 있었다.

겨울인데 왜 숙소를 얻을 수 없을까?

돈에 눈이 먼 만능물질주의에 대한 비판을 표현하고

아동학대를 빗대어 어른들의 행동을 나무라는 대화까지

재미있게 웃겨 놓고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은근 꺼내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선물들을 들고 아기를 찾아 와 축복해주었다는

당나귀의 말을 듣고 양들은 그제서야 어떤 선물을 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과연, 어떤 선물을 들고 갈까?

 

이야기엔 항상 고비가 있다.

정말 무시무시한 늑대들이 마지막 양을 찾아 왔다.

마지막 양은 혼자 있는데 잡아 먹히진 않을까 조마조마 가슴이 떨린다.

다행히 늑대들은 알고 싶은 것만 묻고 높은 바위 위에 올라간

마지막 양은 무사하게 된다.

 

여기서 양들의 맹하면서도 순한 생각이 오히려

큰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큰 별이 나타나면서 아기의 탄생을 알게 된 왕이

아기를 찾기 위해 보낸 늑대들이였던 것이지.

 마지막 양이 무심코 알고 있는 것을 술술술 말해버렸는데..

그게 참 기가 막히게 늑대들을

다른 곳으로 가게 만든 것이야.

이것이야 말로 불행 중 다행 아니겠어?

 

겨우겨우 아기가 태어난 외양간에 왔는데

매표소?

그리고 신나게 파티가 열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종이초롱, 축 늘어진 풍선, 일회용컵과 접시들,

그리고 빈 여물통!

 

이런이런, 한 발 늦게 도착한 것이다.

아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직접 축하해주지는 못했지만

양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선물을 꺼내어 놓는다.

천 년 이상 사람들의 애창곡이 될 것이며

세계 방방곡곡에서 불리워질 것이며 엄청난 히트곡이 될 노래

마음을 다해 불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우와, 정말 정말 히트다, 히트!!!!

 

이번엔 양들의 크나 큰 충격을 느껴볼 차례다.

양들은 항상 궁금해 했던 자신들이 모두 몇 마리인지

이집트에서 온 낙타에게 묻는다.

 

"우리 무리가 대체 몇 마리인지 말해 줄 수 있겠네?"

 

과연 몇마리 라고 대답했을까?

자신들은 백마리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던 양들은 과연

낙타들의 대답을 듣고 어떤 생각,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수학이 발달하고 피라미드가 수학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수를 최소한 7까지는 셀 수 있는

이집트에서 온 낙타들은 양들이 얼마나 한심했을까?

 

우리 모두 수학 공부에 열심히, 집중합시다!!!

아하하하하하!!!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아기의 탄생을 축복하기 위해 모여 들었던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 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양들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 낸 이야기는 정말 신선했다.

어리숙한 양들이지만 딱 한가지 개인이 아닌

"함께"라는 것은 항상 기억했기에

 여정내내 낙오자가 생기지 않았던 이유다.

모두 한가지씩은 아픔을 갖고 있던 양들은

 서로가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하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여정의 시작도 끝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사회의 심각한 문제들을 살짝살짝 끼워 넣어

웃게 만드면서도 아차차!!! 하며

우리의 어두운 현실도 생각하고 잊지 않도록 했다.

 

성경이야기를 알고 있으면 더 빵 터질지도 모르지만

모르고 읽어도 정말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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