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로봇

와일드 로봇 ㅣ 와일드 로봇 1
피터 브라운 지음, 엄혜숙 옮김 / 거북이북스 / 2019년 7월

글,그림 - 피터 브라운

번역 - 엄혜숙

거북이북스

로봇과 관련 된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동을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감정이 없을 것 같은 로봇이 기러기 아들을 기르게 되며 얻게 되는 모성,

그리고 다른 동물들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돕는 배려와 이해심과 사랑이 가득한 로봇, 로줌 유닛 7134 로즈!!!!

야생의 섬에 버려진 후 일년동안 주변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살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다.

인간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과는 또다른

뭉큼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로봇을 태우고 가던 화물선이 허리케인에 침몰된다.

아무도 살것 같지 않은 섬에서 로즈는 눈을 뜬다.

자신이 어디서 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로즈.

로즈는 섬을 탐험하면서 자신이 살아야 할 곳을 살펴본다.

그리고 동물들의 적대감에도 로즈는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예의를 갖춰 그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한다.

하루하루를 보내며 자연의 변화와 동물들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위장술도 알게된다.

로봇이 굳이 살아가는데 자연의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로즈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기 위해

하나씩 습득하게 된다.

마치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감정을 갖고

삶과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이 뭉클하기만 하다.

동물들의 적대감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인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고 적대하고

공격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본능일까?

로즈는 이 섬의 생명체인 동물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그들에게 한 발 다가서기 위해

자신이 먼저 노력했다.

역시 현명한 로즈!!

동물들도 차츰 로즈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로즈에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계기가 생긴다.

기러기 가족이 로즈의 실수로 죽게되고

살아남은 아기 기러기의 엄마가 된다.

자신이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로즈는 정말 특별한 로봇인 것 같다.

아들인 브라이트빌과 항상 함께 하며

기러기로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동물들의 조언을 듣고 브라이트빌에게

인내와 사랑으로 현명한 엄마가 된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

기계와 생명이 있는 동물이 가족관계가 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로즈는 가능했다.

동물들도 사춘기가 있을까?

라이트빌은 로봇인 엄마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친 부모에 대해 궁금해 하고

로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을 길러준 로즈에 대해 라이트빌은

혼동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기른정이 컸을까?

라이트빌은 과거에 그랬듯

여전히 로즈가 엄마였다.

어른이 된 라이트빌이 다른 기러기처럼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고 엄마를 떠나

긴 여정을 하게 된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라이트빌은

의젓한 어른으로 성장해 로즈에게 돌아온다.

로즈와 라이트빌이 긴 겨울동안 겪었던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둘 사이의 모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많은 고난을 헤쳐나갔던 로즈에게 큰 위험이 닥쳐온다.

로즈보다 더크고 단단한 레코들이

로즈를 데리러 온 것이다.

로즈를 사랑하게 된 이섬의 동물들의 힘을 합쳐

레코1.2.3 을 물리친다.

하지만 로즈 역시 몸이 많이 망가지게 됐다.

레코가 남긴 마지막 말.

로즈는 결심하고 브라이트빌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엄마, 사랑해요."

"아들아, 사랑한다."

브라이트빌이 로즈를 다정히 감싸안고

사랑의 말을 속삭이는 장면은 너무 감동이였다.

- 이 여운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살아남기 위한 로봇 생존기.

그리고 한 생명체의 엄마가 되어

기러기 브라이트빌을 기르며

엄마로서의 사랑을 보여주는 로즈.

그리고 섬의 동물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고

그들에게 다시 사랑을 받는 로즈.

인공지능 AI시대가 열리는 요즘은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는 로봇이 등장한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더 친구같은, 가족같은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이 로봇을 조정하고 이용하는 것이 아닌

로봇이 주인공이 되어

생명을 보듬어주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였다.

로즈의 1년 동안의 삶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