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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베노 몽골 - 푸르러서 황홀한 12일간의 인문기행
유영봉 지음 / 작가와비평 / 2024년 7월
평점 :
광활한 초원, 연두와 하늘빛만으로 꾸민 듯한 세상
사방팔방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눈길이 시원하고 가슴이 탁 트이는 곳,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남한의 15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내륙국가이지만 땅이 척박하기 그지 없는 데다가 인구는 겨우 340만 남짓이며, 그중에 150만이 넘는 인구가 수도 울란바토르에 거주하고 유목 외에는 살아갈 방도가 크게 없는 나머지 190만명의 사람들이 초지를 찾아 이동한다.
몽골의 평균 고도는 해발 1,580m이고 일 년 동안의 평균 온도가 영하 3도에 머물러 있어 한 마디로 추운 곳이다. 겨울은 맑지만 크게 추운데 아니러니하게도 건조해서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다.
“센 베노?”는 몽골어로 “안녕하세요?”란 뜻이다.
몽골은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하여 기회가 된다면, 가장 먼저 나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 1순위가 바로 몽골이다.
사실 몽골은 우리나라와는 기묘한 관계에 있는 나라여서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과거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칭기즈칸은 몽골 제국을 하나로 통일한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제패하며 유목민족의 기상을 드높였다. 그는 서역이 정리되자 곧바로 중원으로 시선을 돌렸고, 곧바로 여진족의 금나라를 쳐서 금나라를 멸명시키고 나서는 곧바로 고려 침략에 나섰다.
몽골의 고려 침략으로 인해 자연스레 반몽 정서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는 오래도록 한국인의 마음속에 앙금으로 남아 있게 된 듯하다. 그런데 몽골에 대해 참 놀라운 사실은 비록 영토는 광활하지만 인구는 얼마 되지 않는 소수의 유목 민족이 세계를 제폐한 셈이다.
칭기즈칸이 전 세계를 무대로 정복활동에 나설 수 있던 요소로는 먼저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정책을 썼다는 점이다. 비록 미천하고 계급이 낮더라고 능력이 있으면 즉시 높은 벼슬로 진급시켰다. 그리로 반대로 출신 계층과 계급이 높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망설임 없이 강등시켰다. 아울러 그는 몽골족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이민족이라 하더라도 쓸만한 인재들은 꺼림없이 받아들였으니, 개방적인 인사 정책을 구사한 것이다.(38면) 몽골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하지만, 센 베노 몽골을 접하고 나서 갑자기 칭기즈칸이란 인물과 몽골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몇 년 전에 지인이 몽골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두 차례 정도 몽골을 여행하고 왔는데, 다녀와서 들려주는 몽골 이야기를 아주 재미나게 들은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덧붙이는 말이 기회가 되면 몽골은 꼭 한번 가보라는 조언과 함께 자기는 은퇴 후에 몽골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수도 울란바토르를 벗어나 테를지 국립공원, 차강 소브라, 욜링암, 고비 사막, 옹기 사원, 테르힐 차강 호수 등 센 베노 몽골은 12일이라는 짧은 일정동안 그야말로 광활한 몽골의 전역을 종횡무진으로 횡단하며 아름답고도 황홀한 몽골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하루 평균 50~500km에 달하는 이동거리를 이정표도, 아스팔트 도로도 아닌 비포장 초원길을 달리며, 도중에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며, 몽골의 아름다운 자연과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여타의 여행 가이드북, 여행 정보 책들과는 다르게 몽골 지역의 명소들을 지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은 물론 그 지역의 토속 음식을 맛보며 문화와 풍습, 역사 이야기까지도 아울러 들려준다.
다시 초원의 게르를 찾아갔다. 모두 식당으로 몰려가 예약해 둔 머덕을 기다렸다. 머덕은 불에 달군 돌을 이용해서 염소를 통째로 굽는 몽골의 유명한 전통 요리이다. 요리 방법은 염소를 잡아서 내장을 빼낸 다음 그 안에다 미리 달구어 둔 돌을 집어넣어 익힌다. 우리 식으로 말한다면 통염소찜이다. 잘 익은 염소 한 마리가 식탁 위에 올라왔다. 한가운데 서서 칼을 잡은 사람은 나와였다. 나와는 먼저 배를 가른 다음 그 안에 넣어두었던 돌을 꺼내 자청하는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그들은 아 뜨거워 하면서 뜨거운 돌을 두 손에 번갈아 옮겨가며 식혔다. 이렇게 하면 재앙도 물러가고 건강이 보장된단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처음 마주하는 광경에 신기하다는 눈빛이었다.(~152면)
몽골은 어디를 둘러봐도 고요하고 한가한 나라다. 도심을 벗어난 몽골 사람들은 광활한 초원 위에서 눈 뜨면 일어나고, 졸리면 잠을 잔다. 한낮에는 풀어놓은 가축을 위해 묵묵히 그 뒤치다꺼리를 하며 하루해를 보낸다.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대자연에 묻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몽골로 떠날 일이다. 고요한 적막 속에 묻혀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을 때, 신이 지구별에 선물한 거대한 정원을 거닐고 싶은 사람이라면 몽골만한 나라가 없을 듯 하다.
칭기즈칸의 제국, 대몽골!! 몽골은 칭기즈칸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나라다. 하여 이 책에는 곳곳에 몽골제국의 성립과 관련하여 칭기즈칸이 자취와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몽골이란 나라의 사회 제도와 문화와 풍습, 역사 등을 전문적인 지식을 얻으려면 몽골 관련 전문서적을 보아야겠지만, 간편하게 몽골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만한 책도 없는 것 같다. 몽골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가기 전에 보면 여러므로 유익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