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이노의 비가 열린책들 세계문학 228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손재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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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독하고픈 <두이노의 비가>

오, 우리들 내면으로의 무한한 변용을! 비록 우리가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대지여, 이것이 네가 원하는 것 아닌가, <눈에 보이지 않는>것으로 우리들 마음속에서 되살아나는 것,
- 그것이 너의 꿈이 아닌가?
언젠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되는 것? - 
대지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이!
변용 아니면, 무엇이 너의 절박한 위탁이겠는가?
대지여, 사랑하는 대지여, 나는 너의 위탁을 해내리라.
 오 믿어라. 나를 너에게 귀의하게 하기 위해서는
너의 많은 봄은 필요하지 않다 - 단 한 번의 봄,
아, 단 한 번의 봄으로도 나의 피에는 넘친다.
이름도 없이 나는 너와 하나 되기로 결의했다. 멀리서부터.
언제나 너의 뜻은 옳았다, 친숙한 죽음이야말로 너의 신성한 착상이다. 보라, 나는 살아 있다. 무엇으로? 유년도 미래도줄지 않는다. ... 
넘치는 지금의 존재가 나의 마음속에서 용솟음친다.
ㅡ <제 9비가> - P416

그리고 우리들, <상승하는> 행복을 생각하는 우리는
경악에 가까운 감동을 받으리라,
<아래로 내리는> 행복을 만날 때.
ㅡ <제 10비가> - P425

그러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인하여 항상 분열되어 있던 것이 하나가 된다.
그때 비로소 우리들 인생의 계절은 완전한 순환의 원을 이루리라. 
그러면 우리들 머리 위 높은 곳에서는천사가 연희를 펼치리라.
죽음에 이르는 우리들 인간이여,
우리가 이승에서 행하는 모든 일이
얼마나 가식으로 가득 차 있는가를 우리는 알아야 하리라
ㅡ <제 4비가> - P385

우리는 행복을 눈에 보이도록 높이 들어 올리려 한다. 
가장 분명한 행복은 그것을 내면에서 변용시킬 때 비로소 현현하는 것이건만.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세계란 우리들의 내면에 아니고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의 삶은 변용하며 떠나간다.
그리고 외부세계는 시시로 초라하게 사라진다. ㅡ <제 7비가> - P402

어린아이 때부터 우린 이미 아이의 등을 돌려놓고 형상의 세계를 뒤쪽으로 보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얼굴에 깊이 깃들어 있는 열린 세계를 보지 못하게한다,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그 세계를. ㅡ <제 9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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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후기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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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이노의 비가>는 첫번째하고 여섯번째만 이책에 실렸다
그래서 열린책들 리뷰에서 다시..

꽃이 만발한 편도나무들. 우리가 이 지상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은, 
지상의 현상 속에서 진실을 남김없이 인식하는 것이다. - P62

지극히 높은 곳에서 너의 태양들이 훨훨 타오르며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의 내부에는 이미 태양을 능가하는 것이 시작되고 있다. - P49

장미여, 아 순수한 모순이여,
이렇게도 많은 눈꺼풀에 싸여서 누구의 잠도 아니라는기쁨이여. - P181

세상은 아직도 우리가 연기할 역할로 가득 차있다.
우리가 관객의 반응에 신경 쓰는 동안에는 인기가 없는 죽음도 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네가 떠나간 후, 네가 지나간 틈새기를 비집고 이 무대 위로 한 줄기의 진실이 흘러나왔다.
진실의 초록이 담긴 초록이,
진실의 햇빛이, 진실의 숲이.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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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열린책들 세계문학 167
월트 휘트먼 지음, 허현숙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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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영향으로 퀘이커교의 가르침이 많이 담긴 것 같다.

우주는 완벽한 연인을 하나 갖는데, 그는 바로 가장 위대한 시인이다. - P25

예술의 내밀한 비밀은 그 쌍둥이와 함께 잠잔다. 위대한 시인은 그 둘 사이 가까이 누워 있다. 그들은 그의 양식과 생각에 있어 중요하다. - P29

우주 시인들의 특성이 실제의 육체와 영혼, 사물들의 기쁨에 집중할 때 그들은모든 허구와 로맨스를 넘어 순정의 우위를 확보한다. 그들은 스스로 빛을발하므로 사실은 빛의 세계를 받고.... 낮의 햇살은 더 많은 휘발성의 빛을받으며...... 해가 지고 뜨는 사이의 깊이는 여러 층으로 더 깊어진다. - P41

나는 나 자신을 찬양한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또한 그대가 생각할 터,
내게 속한 모든 원자는 마찬가지로 그대에게 속하므로.
나는 빈둥거리며 내 영혼을 초대한다.
몸을 기대고 편안히 빈둥거린다… 여름의 풀잎사귀를 바라보며. - P60

지금 있는 것 이상의 시작은 결코 없었고,
지금 이상의 젊음이나 늙음도 없었다,
또한 지금 이상의 완벽함은 없을 것이며,
지금 이상의 천국이나 지옥도 없을 것이다. - P63

하느님이 사랑하는 잠친구로 와서 온 밤 내내 그리고 하루가 흘끗 보이기 시작할때 내 곁에서 잠을 자고, - P65

그 게임의 안과 밖 모두를 바라보며,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그것을 궁금해하며.
시간을 거슬러 나는 바라본다, 언어학자들과 경쟁자들과 더불어 안개 속에서 땀흘리던 나만의 나날들을,
나는 조롱하지도 논쟁하지도 않는다...... 지켜보며 기다린다. - P67

그래서 죽는다는 것은 어떤 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 더 운 좋은 것이다. - P73

모두가 나와 마찬가지로 불멸의 헤아릴 수 없는 존재다.
그들은 어찌하여 불멸인지 알지 못하지만, 나는 안다.
누가 통합을 두려워하는가?
벗어라..... 너는 내게 죄가 없고, 썩지도 버려지지도 않는다. - P74

한 세상이 알고 있는바, 이제까지 나에게 가장한 것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오늘 나 자신이 되든지 만 년 혹은 수백만 년 후에 그리 되든지,
나는 지금 그것을 즐거이 받아들일 수 있다. 혹은 같은 즐거움으로 기다릴 수있다. - P103

재빠른 바람! 공간! 나의 영혼! 자, 나는 내가 상상하는 것이 진실임을 안다.
내가 풀밭 위를 뒹굴거리며 상상하는 것, - P132

우리의 재빠른 명령은 전 지구 위의 자신들의 길로 향한다.
우리가 모자 위에 꽂은 꽃송이들은 2천 년 동안 자랐다. - P158

나는 내가 최상의 시간과 공간을 가졌음을 알고 있다 . 내가 결코 측정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측정되지 않을 것도.
나는 영원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내 표식은 비옷과 좋은 신발과 숲에서 자른 지팡이다 - P182

나도, 다른 누구도, 당신을 위해 저 길을 여행할 수 없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그 길을 여행해야 한다.
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닿을 거리에 있다,
아마 당신은 태어난 후 그곳에 가본 적이 있을 것이나, 알지는 못했다.
그곳은 물 위와 땅 위 어느 곳에나 있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여행객이여 잠시 앉아라,
- P183

충분히 오랫동안 당신은 경멸받을 만한 꿈을 꾸어 왔다,
이제 내가 당신의 눈에서 눈곱을 씻어 주니,
당신은 눈부신 빛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으로 당신 자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 P185

나는 모든 객체들 속에서 하느님을 듣고 본다, 내가 하느님을 조금도 이해하지못한다 해도, - P190

나는 불멸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맹세한다!
정교한 체계가 그것에 있고, 몽롱한 흐름이 그것에 있으며,
응집하는 것이 또한 그것에 있다,
그리하여 모든 준비가 그것을 위해 존재하고…….… 정체성이그것을 위해··삶과 죽음이 그것을 위해 존재한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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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걸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0
모옌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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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고 역겨운 느낌이 자본주의와 맞물려 묘하게 각인되는 독특한 환상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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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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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어려워. 종교와 SF융합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이끌려 읽었는데 이 소설이 던져준 의문이 많다. 소설 [침묵]을 떠올리게 하는 예수회 고난 소설로 읽히기에는 메타포가 난해한.. 하지만 곱씹을 수록 대단한 책이다. 


1. 단순한 SF 소설로서 읽기: 중반부까지 동료애가 너무 따뜻하고 특히 앤의 유머 멘트들 좋고 도대체 우주에 언제쯤 출발하는걸까 다소 지겨워 질때쯤, 후반부에 스피드있게 진행되는 우주 생활은 충격적이기에, 전반부 지겨움은 용서가 된다. 또한 라카트 행성의 독특한 성문화와 사회계급은 어슐러 K.르귄의 [어둠의 왼손]보다 강력했다. 계획된 출산과 인구 제한 때문에 결말에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2. 책 제목이 스패로(참새)이다.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너희 아버지는 다 알고 있나니"-마태복음 10장 29절..  성경에서 참새는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다. 주인공 산도즈의 훼손된 손(강인한 나무에 붙어 자라는 담쟁이 덩굴의 늘어진 가지처럼 만드는 관습 (하스타아칼) 때문에 당한 일) 역시,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현재 영혼의 상태를 강조하는 것이다. 


3. 루나 종족의 삶이 아주 독특한 데 "피에르노(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나쁜일이 일어난다)" 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적으로 순수해 보인다. 채식종족이고, 사회적 남편과 생산 남편을 가지고 계획된 출산을 하는 양조장의 닭처럼 길러지고 육식종족에게 잡아먹히기도 한다. 산도즈도 결말에 살기 위해 루나 고기를 먹는데 , 끝까지 이를 거부하다 굶어 죽은 마크와 대조적이다. 다른 종족을 먹는 일, 즉 육식은 나도 모르게 죄가 되어 산도즈가 겪은 비극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이것이 산도즈가 구하던 "신의 뜻" 아니었을 까 .


  "저이가 나쁜 사람은 아니오, 존. 단지 인간의 본성일 뿐이지 . 이 모든 일이 자기라면 저지르지 않았을 나의 어떤 실수. 혹은 자기에게는 없는 어떤 결점 때문이기를 바랐던 거요. 그래야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내 잘못이 아니었소.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 되는 우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만약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헛짓거리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오 , 여러분. 그게 아니라면 내가 섬길 수 없는 신 때문이었고. "-p.632


                                

4. "불만을 품는 것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대한 공격이다" 라고 했다. 이 때문에 나는 시종일관 신에게 버림당한 배신감을 드러내는 예수회 수도사 산도즈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산도즈는 자신의 영혼을 팔지 않았고, 팔렸다고 말한다.  " 난 동의한 적이 없소."

 검은 교황이라 불리며 나치즘, 파시즘을 지원했다고 비난 받는 타락한 예수회의 이미지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일까? ㅎ     하지만 결말에 가서. .. 


 "그렇게 부서지고 상처 받았어도, 에밀리오 산도즈는 여전히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부터 의미를 찾으려 하고 있어. 그 사람은 여전히 신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네. ...그 사람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우리는 계속해서 들어야만 하네, 그 사람이 의미를 찾아낼 때까지 말일세. ..산도즈는 진짜야. 언제나 그랬지. 아직 돌덩어리 안에 붙들려 있긴 하지만 나는 평생을 통틀어 한 번도 지금의 그 사람처럼 신과 가까이 있었던 적이 없네. " -p. 639

 

 *신의 뜻을 이토록 처절하게 구하려는 산도즈를 통해 우리 내면 거울을 반영한 소설 아닐까.

"우리의 잠 속에서, 잊을 수 없는 고통이 한 방울 한 방울 심장 위에 떨어지는 도다. 그러다 우리의 절망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놀라운 신의 은총 속에 지혜가 찾아오는 도다." -p.646


5. "막달라가 아니야. 라자로지" -아아... 이건 도저히 해석이 안된다. 


6. ""카인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소, 에드? 그는 훌륭한 믿음을 제물을 바쳤지,한데 왜 신은 그 제물을 거절했을까?" p.458  - 믿음보다 선행이 중요하다는 걸까? 오직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는 개신교와 대조되는 가톨릭 특유의 반종교개혁 의미를 예수회라서 단순히 옹호한 걸까?


7. 어쨌거나 , 처음에 산도즈가 의도한 신에 대한 믿음은 아래 밑줄이다. 


그는 레시타에게 말하고자 했다. 우리 삶에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고. 탄생이나 죽음과 직면하는 순간, 혹은 사람의 본성이나 사랑이 완연한 모습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순간, 혹은 끔찍하게 외로운 순간이. 그런 순간이면 성스럽고 놀라운 깨달음이 우리를 찾아온다. 그런 깨달음은 깊은 내면의 고요함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감정의 분출일 수도 있다. 어떤 계기로 아득히 먼 곳에서 비롯하거나,음악이나 혹은 잠든 아이를 통해 우리 내면에서 우러날 수도 있다. 우리가 그런 순간에 마음을 열면 일관되고 충만한 창조 그 자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순간에서 돌아오면 우리의 마음을 보다 숭고한 진실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자 말로써 그와 같은 깨달음을 영원히 보존하기를 갈망한다. - P624

그는 레시타에게 말하고자 했다. 우리 종족은 그런 순간에 느끼는 진실에 이름을 붙이고자 했다고. 우리는 그 진실을 신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을 불멸의 시로 표현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기도라고 부른다. 우리는 당신의 노래를 듣고 당신 역시 그런 진실의 순간들에 이름을 붙이고 보존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당신의 노래를 신의 부름으로 받아들였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 P624

그는 레시타에게 말하고자 했다. 나는 당신의 시를 배우고 어쩌면 당신에게 우리의 시를 가르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는 이유라고, 산도즈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그래서 마침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허락한 신에게 온 영혼을 다해 감사.. - P624

거기가서 미켈란젤로가 새긴 일련의 조각들을 보게. [포로들]이라고 하는 작품이지. 거대한 돌덩어리 속에 노예들의 형상이 새겨져 있네. 머리,어깨,몸통, 자유를 갈구하지만 여전히 돌 안에 단단히 붙들려 있는 모습이지. 그와 같은 영혼들이 있네. 자기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영혼들 말이야. 그렇게 부서지고 상처 받았어도, 에밀리오 산도즈는 여전히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부터 의미를 찾으려 하고 있어. 그 사람은 여전히 신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네. - P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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