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의 거장,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린다. "자신과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라는, 자본주의 강령에 그 누구보다도 헌신한 사람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자본주의에 대한 비평과 대안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14개의 파트로 나뉜다. 에필로그에서 언급하다시피 각각의 파트는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이미 말한 바, 자유시장은 개인의 탐욕이 아닌 덕성을 갖춘 주체에 의해 완성된다. 코틀러는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다. 일례로 그는 자본소득세를 비롯한 고소득층의 소득세 누진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브로커와 대기업 CEO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덕성이 없다면, 강제해서라도 미국 시장의 70% 떠받드는 평균 수준의 임금노동자에게 소득이 돌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그러나 동시에 법인세는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법인세가 높으면 기업들이 듣도보도 못한 섬에 법인을 내어 편법 탈세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법인이 있는 케이먼제도는 법인세율이 0%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보수정당은 둘 다 낮춰야 한다고, 진보정당은 둘 다 높여야 한다고 떠들어댄다. 이에 반해 코틀러는 제3의길을 제안하는 것이다.

물론 군데군데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가 참고한 문헌들은 우리에게 좋은 레퍼런스이긴 하지만, 그의 경험과 경륜이 좀 더 묻어난 글이면 어땠을지 싶다. 수정주의를 실현하는데 그의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 얘기는 별로 하지 않지만, 그의 삶의 궤적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은 결국 참회록이다. 살만큼 살고 벌만큼 번 분이 이제와서 이런 얘기하는게 좀 웃기기도 하다. 버핏과 게이츠가 겹쳐보인다. 그래도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건 세계에 희망이 있다는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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