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와 동성애 - 혐오와 억측을 넘어, 성서 다시 읽기 오봄문고 1
김진호 지음 / 오월의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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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대표적인 동성애 반대구절에 관한 고대 정치사적 비평이다.

문자 그대로 성서를 받아들이려는 근본주의 입장에선 역사비평 자체로 거부될 것이고, 성서가 인생에 아무 상관없는 비종교인한텐 고대 문서에 관한 고리타분한 고증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반면 성서를 신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면서도, 성소수자에게 좀 더 환대의 손길을 내밀려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내용일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게 저자에겐 반가운 소식 아닐까 싶다.

그런데도 여전히 마음 한켠이 답답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소수자가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는데 꼭 성서의 동의가 필요한가? 만일 훗날 성서비평이 더 발달하여 "성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해석이 학계 주류가 되면 그땐 어쩔것인가? 이런 이유로 나는 교회와 정치가 더욱 명확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정치참여의 주체가 될 수는 있어도, 정치가 성서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성서적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는 일부 개혁적 기독교인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이 책은 분명 보수적 성서관을 지닌 이들한텐 새로운 도전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성서비평에 익숙한 독자들에겐 내용정리 측면에서 유익할 것이다. 아울러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2'를 함께 읽길 권한다. 고대 그리스 문헌에 관한 계보학적 비평의 정수를 또한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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