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기록하는 것을 의무로 삼아 본다. 대단할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지나간 흔적을 가끔씩 들려서 추억하는 일을 얼마 남지 않은(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 보다 짧다는 의미) 생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로 삼아보려 한다.
1.소크라테스 - 올해는 일단 철학과 인문학을 기본으로 부터 다시 시작 하는것에 의미와 무게를 두었다. 결국 소크라테스 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박종현 선생의 원전 번역서는 정말 훌륭한 지적 작업이지만 제대로 읽혀지지 않는다는(나에게만그럴까?)것인데, 그래서 서해문집의 현대적인 번역에 많은 의지를 하였다. 정암학당 연구자들의노력의 산물인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시리즈는 정말 훌륭한데, 〈크리톤〉은 역자인 김인곤 선생께서 작품해설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인것 같다. 작년에 동숭동에 있는 정암학당에서 무료로 개최하는 공개강좌에서 김주일 선생님과 〈알키비아데스1,2 〉를 같이 읽으며 정말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었는데, 다음번 있었던 〈크리톤〉강좌에는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루이-앙드레 도리옹의 〈소크라테스〉는 환원 불가능한 다양한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2.철학사 - 소크라테스로 가기전에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몇권의 책을 참고 하였다.
힐쉬베르거의 책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가오주의자인 강유원 선생께서 수십번 읽고 나서 어금니가 빠졌다는 일화로도 잘 알려진 책이기도 하다. 바이세델의 책은 전체적으로 집필의도는 훌륭하나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을 논할때 중언부언 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데, 나만 그러는 것인지..., 밤바카스의 책은 자세하다 못해 너무 난삽한 느낌을 주며, 현대적인 맥락으로 접근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3.김용규- 요즘 내가 빠져버린 사람.
김용규 선생은 요즘 잘(?)나가는 저자중 한 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들에게 먼저 선생의 책을 읽히고 나서 반응이 좋아 나도 읽어 본다는 것이 선생의 팬이 되었다. 특히 〈설득의 논리학〉은 고전 수사학 부터 논리학까지 정말 이해하기 쉽게 풀어가는 글솜씨에 반하고 말았다. 지금은 선생의 최신작인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읽고 있는데 적어도 세번은 읽어야 신에 대한 깊은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신의 존재증명 부분에서는 마지막에 좀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듯한 부분도 있지만, 지적 호기심과 이러한 책을 읽었다는 약간의 허영심까지도 채워주는 다목적의 훌륭한 책인것 같다.
4.기타 - 훌륭한 책들이다. 그러나 많이 졸립다. 여기까지가 한계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