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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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어렵지만 흥미롭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차머스를 찾아보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누구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참고문헌은 없고 주석도 빈약하다. 좋은 책이 열어준 다음 공부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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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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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세스의 『내가 된다는 것』은 어렵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의식과 뇌과학을 이야기하면서 철학과 인지과학의 여러 논의를 끌어오고, 형이상학과 존재론의 영역까지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읽다 보면 데이비드 차머스의 ‘의식의 어려운 문제’가 나오고, 현상학이나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와 관련해서도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진다. 좀 어렵지만 다른 책까지 찾아 읽게 만든다. 나는 이런 책을 사랑한다.

그런데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주석과 참고문헌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자꾸 덜컥거린다.

한국어판에도 후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분량에 비해 턱없이 적다. 예컨대 3장은 후주가 단 1개뿐이다. 게다가 그 내용도 구체적인 원저작의 출처를 보여주기보다는 설명이나 보충 정보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본문 31쪽에서 차머스의 ‘어려운 문제’를 직접 길게 인용하면서도, 그 인용문이 어느 저작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

궁금해서 검색을 통해 원서의 구성과 서지정보를 찾아보니 원서에는 Notes뿐만 아니라 별도의 References도 수록되어 있었다. 상당한 분량의 참고문헌 목록이다. 그런데 한국어판에는 이 참고문헌에 해당하는 목록이 아예 없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주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현상학이나 체화된 인지를 더 공부하려면 무엇을 읽어야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런 책에서 참고문헌과 출처는 단순한 부록이 아니다. 독자가 다음 책으로 건너갈 수 있게 해주는 다리이기도 하다.

책을 조금 더 간결하게 만드는 것과, 독자가 책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장치를 덜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나처럼 약삭빠른 독자는 별도의 검색을 통해 서가 구석에 처박혀 있던 괴물 같은 저서들을 기어이 발굴해 내고야 말았다. 바렐라의 『몸의 인지과학』 같은 책도 다시 찾아보게 됐다.

물론 번역서가 원서의 모든 편집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출판 과정에서 분량이나 제작비, 독자의 가독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이 책처럼 읽을수록 다른 책을 찾아가게 만드는 책에서 참고문헌과 출처를 크게 덜어낸 것은 많이 아쉽다.

좋은 책은 한 권의 완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또 다른 책으로 데려가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연결고리가 부족한 점 때문에 별점을 깎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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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삶과 운명을 탐사하는 두 개의 항해로
오찬영 지음 / 북드라망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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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200년 뒤인 2019년에˝(p.9)

허먼 멜빌은 1819년에 태어나 1891년에 죽음.

˝그가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200년 뒤인 2091년에˝ 또는 ˝그가 세상에 태어나고 정확히 200년 뒤인 2019년에˝가 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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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 삶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던 실존주의자들의 살아 있는 철학 이야기
사라 베이크웰 지음, 조영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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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8/24)이 책의 담당 편집자와 통화했습니다. 오랜 시간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지적했던 부분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해 주셨고, 저 역시 이 책이 편집자 나름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서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제가 요구했던 사항 가운데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 운영이나 출판의 사정상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돌이키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책을 돈 주고 산 독자의 권리는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권리를 앞세워 제가 너무 날카로운 칼을 휘두른 것은 아닌지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서 더 하지 않겠습니다. 앞서 올린 글의 일부 내용은 삭제하거나 수정했습니다.

이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키우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시 조용히 책을 읽겠습니다.  ----



*[재개정판의 심각한 편집 오류] 후주는 복원했지만, 본문과의 연결은 사라졌다.



얼마 전, 책 뒷부분의 후주를 전부 삭제하고 외부 링크로 대체했던 조치를 지적하는 리뷰를 올렸던 독자입니다. 당시 저는 학술·인문서를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고, 이후 출판사에서 오류를 인정하고 후주를 수록한 재개정판을 내겠다고 안내해 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편집자분의 안내 댓글을 확인한 뒤, 비판에 대한 책임감과 기대감을 갖고 알라딘에서 재개정판을 즉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주말 동안 책을 읽던 중, 이번 재개정판에서 후주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본문과 후주의 연결 체계가 사라진 심각한 편집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1. 본문 내 후주 번호(주표)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구판(이론과실천)의 경우 본문 11쪽에 위첨자 형태의 후주 번호(¹, ²)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이 번호를 따라 책 뒤의 해당 후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문서에서 후주가 기능하는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번 재개정판에서는 본문에서 후주가 달린 부분을 표시하는 주표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확인한 본문에서는 후주 번호가 표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독자는 책 뒤에 수록된 후주 가운데 어느 주석이 본문의 어느 문장을 설명하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후주를 수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본문과 후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비로소 후주가 기능합니다.

 

2. 후주 자체에도 페이지 정보 오류가 있습니다.

 

더구나 후주가 수록된 551쪽을 보면 후주가 [11쪽 실존주의의 계보], [12쪽 칵테일]과 같은 방식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후주는 본문 11쪽에 등장하는 '살구 칵테일'에 대한 설명입니다. 즉 후주에는 '12'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 해당 표현은 11쪽에 있습니다. 실제 본문 12쪽에는 '칵테일'이라는 표현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본문에 주표 자체가 없기 때문에, 독자는 이 후주가 본문의 어느 부분에 대응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재개정판은 후주를 복원했지만, 후주가 본문과 연결되어 기능하도록 하는 편집 체계까지 복원하지는 못했습니다.

 

3. 재개정판이라면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오류입니다.

 

이번 문제를 단순한 오탈자 하나로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이 책은 애초에 후주가 삭제된 상태로 출간되었고, 그 문제를 독자가 지적한 뒤 출판사가 오류를 인정하고 후주를 다시 수록하겠다고 한 재개정판입니다.

 

그렇다면 재개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했어야 할 것은 후주가 실제로 본문과 정상적으로 연결되어 기능하는가가 아니었을까요?

 

특히 구판에는 본문에 명확한 주표가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기존 판본과 대조했다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을 문제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재개정은 후주라는 '내용'은 다시 수록했지만, 후주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본문과의 연결 및 페이지 정보에 대한 조판·검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후주는 단순히 책 뒤에 참고자료를 덧붙여 놓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의 특정 문장이나 단어에 대응하여 독자가 추가 설명과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독서의 장치입니다.

 

따라서 이번 재개정판의 문제는 단순한 오탈자라기보다 학술·인문서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주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편집상의 결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지적을 받아 후주를 복원해 주신 것 자체는 분명 긍정적인 조치였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아쉽습니다. 나중에라도 본문과 후주가 실제로 정상적으로 연결되는지까지 철저하게 확인한 제대로 된 판본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8월 2일에 올렸던 첫 리뷰를 여기에 옮겨왔습니다. 알라딘의 정책은 리뷰 한 개만 노출되게 하는 걸로 하네요. 제 서재에는 살아 있지만 타인에게 노출은 안 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이 책은 사르트르와 하이데거를 비롯한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사유를 촘촘히 추적한 인문서입니다. 저자가 어떤 문헌을 딛고 이 논의를 세웠는지 보여주는 주와 참고 도서, 독자가 다시 찾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찾아보기는 이런 책에서 장식이 아니라 학문적 최소 신뢰 장치입니다.
그걸 빼놓고 '개정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책의 알맹이는 그대로 두고 그 알맹이가 근거를 가진 논의였다는 증거만 조용히 삭제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러두기를 보니 이 장치들을 온라인 링크로 제공한다고 안내되어 있더군요. 이렇게 학술적 장치를 링크에 배치한 인문 도서는 처음 봅니다. 수험서 중에는 해답이나 부록을 링크로 제공하는 경우를 종종 봤지만, 인문서에서는 낯선 방식입니다.
출판 시장의 어려움에 대한 글을 자주 접합니다. 그런데 가격만을 중시하고 정작 중요한 장치는 다른 곳으로 미루는 방식이라면, 그것 역시 지금 출판 시장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아무리 싸고 좋아도 중요한 '가치'를 외주로 돌리는 건 적어도 인문학적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매자도 아닌데 태클을 건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제대로 된 인문학 책을 사서 읽고 싶다는 열망이 큰 독자로서 남기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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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adic1 2026-08-2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부 팀장은 이런 지적을 아주 기분 나빠하는 태도로 전화 응대를 합니다. 영문판에는 정확한 매칭 관계가 없어서 그렇게 했다고 하면서 중쇄에 문제점을 반영하겠다고 합니다. 그럼 기존 구매자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니 거기까지는 대책을 세우지 않은 듯합니다. 응대하는 태도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못 하고 잠시 우물쭈물했더니 전화를 그냥 끊어버립니다. 원서 표기 방식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한국어판의 페이지 매칭(12쪽 칵테일 오류)조차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명백한 오기가 존재합니다. 구판(이론과실천)은 한국 독자의 가독성을 위해 위첨자 번호를 세심하게 매칭해 주었던 반면, 이번 판본은 그 작업을 건너뛰었네요. 편의주의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열심히 하면서 인문 독자의 니즈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한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개정했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dyadic1 2026-08-2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원서는 본문에 번호가 없는 영미권 특유의 ‘페이지-인용구 매칭(Page-and-Phrase Keyed Notes)’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석은 나중에 확인하고 본문을 스피디하게 읽도록 배려한 것이라네요. 물론 우리에겐 이런 방식이 좀 생소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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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오래 남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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