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제 - 전쟁과 대운하에 미친 중국 최악의 폭군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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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의 수훈자인 이세민은 나중에 태종太宗으로 불리는 당나라 2대 천자로 등극하는데, 당시로서는 이른바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었다. 수나라 말기의 혼란한 상황에서 이미 전 왕조의 인물 유형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밀과 두건덕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란, 기존의 구세력 위에 쉽게 편승하여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그 세력을 이용하는 능력밖에 없는 인간들과 다르게,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국면을 타개하려 했던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밀과 두건덕에는 아직 낡은 시대의 구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특히 그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곧바로 기존 인물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구식 형태로 되돌아가버렸다. 그렇게 보면 이세민의 진화 정도는 상당히 앞서 나갔다고 말할 수 있다. 이세민 역시 낡은 세력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재정리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당 왕조는 기존의 모든 왕조가 갖지 못했던 새로운 특징을 갖고 있었다. 물론 당 왕조도 다음에 나타나는 송宋 왕조와 비교하면 역시 낡은 부분이 있다. 역사는 한두 번의 탈피로 진화가 완성되지 않으며 끊임없는 노력에 따라 새로움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노력을 게을리하면 역행하는 일조차 생긴다. 여기서 새로움이란 절대 빌려온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진짜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독창성이야말로 새로운 것으로서 평가될 수 있다. 이세민의 역사상 지위는 그 뒤 역사에 나타난 당 왕조의 새로운 성격을 검토할 때 비로소 적절히 평가되리라고 본다.˝

- p.p 226~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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