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이 나오면 기분이 좋습니다.

4월 만우절-_-에 나온 신간은 조금 무섭지만

뭐 우주여행 추천도 아니니까 뭐 참아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섬주섬 담은 책들을 살펴보니

이런 하나같이 듣보잡입니다.

 

흐음.

 

 일단 웅진에서 나온 멸화입니다.

이 책의 작가와는 안면이 좀 있어서 (;;;) 예전에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나는 작가다" 할 때에 연재됐던 소설인데요,

아주 재밌어서 계속 출간만 기다렸습니다.

 

저는 그 사이 자그마치 이 소설을 세 번을 읽었고,

작가도 만나 친해지고 (소설이 잼나면 그러고 싶은 마음 다들 알 거 ;;;) 그랬는데요,

자그마치 작가가 4년동안 책을 썼기 때문이라는 이런 막되먹은 제작기간... 쿨럭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래서 주섬주섬 사서 

욜나게 사인받았습니다.

20년 후에 비싸질 거야. ㅋㅋㅋ (:p)

 

 

 

 

 

이 책은 전혀 예상치 못한 ;;; 마지막의 눈물 한 방울이 있었습니다.

사실 일본 드라마가 나왔다지만 관심이 없어 안 봤는데 (-_-;)

뜻밖에 굉장히 따뜻하고 좋더군요.

 

요즘같이 나른한 봄날,

벚꽃 아래서 보기에 좋은 책이더라는.

 

특히 마지막 책을 덮기 직전 저도 모르게 갑자기 흐른 눈물 한 방울은... 아 정말 당황.

(거기 사람 많은 커피숍이었다 ㄱㅡ;;;;)

 

 

 

 

벚꽃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책도 한 권 나왔습니다.

 

 

 

 

기타모리 고의 신작입니다.

만쉐이!!

뭐 표지부터 봄이죠, 봄!!

 

벚꽃 흩날리는 밤이라니... 그냥 기대가 막 됩니다. 두근두근.

저는 아래의 책을 2년 전? 3년 전(언제죠? 아시는 분 있을텐데 ;;;) 읽고 완전히 반했더랬습니다.

그러고는 속편을 계속 기다렸죠.

 

 

 

 

 

 

 

 

아, 정말이지... 이런 느낌 너무 좋아요.

뭣보다 이 책은 정말 디자인이 예뻤습니다.

저 겉의 표지를 벗기면 속 표지가 너무나 멋져요.

정말, 제대로, 겉표지와 속표지가 어우러진다고.

그러니 당연히 전편 후편 모두 집에 꽂아둘 수 밖에 없... (--;;)

 

 

 

 

 

 

 

 

 

 

다음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나의 계량스푼(아까부터 뭔가 미묘하게 작자 이름을 다 틀리고 있는 것 같아 ㅎㄷㄷ합니다. 미츠키 미즈키 츠지무라 츠치무라 기타모리 고 가타모리 고 기타무라 고 ... ... 막 이럼. ㅎㄷㄷ )

 

아무튼 츠지무라 미즈키는 뭐, 말이 필요 없는 작가죠.

지금까지 낸 많은 작품이 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특히 츠나구에서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저 "멋지다!"라는 단 한 마디로 표현이 완벽하게 정리되는 책이죠.

안 읽으신 분 계시면, 꼭 보세요.

저도 예전에 알고 지내는 번역가 김은모의 추천으로 읽었었는데,

"와 너 제대로 추천했다."

하고 보고 나서 무척이나 감탄했던 기억이.

 

이후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을 꽤 많이 모았다가,

작년인가 재작년 책장 여덟 개가 가득 차서 옆에 너무 많이 쌓다 보니

남 다 줘버렸습니다.

지금은 몇 권이나 있더라... 한 두세 권밖에 안 모아놨네요.

 

 

 

 

그 상황에서 나의 계량스푼.

표지도 뭔가 봄스러운 것이,

재미나게 읽어야쓰것습니다요.

 

 

 

 다음은 다카기 아키미쓰의 파계재판입니다.

놀랍게도 저는 국내 출간된 다카기 아키미쓰의 장편을 모두 읽고 소장했었더군요.

(그래봤자 세 권이지만 ;; )

 

사실 문신살인사건과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는 그냥 덤덤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제가 두 책이 별로였던 이야기는 이야기의 서사 구조가 "이 사람은 뭔가 장면 한정이 좋을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파계재판이 그 컨셉에 꽤나 부합되지 않는가,

책 소개만 보고 생각했다고나.

그러니 슝슝 리스트 넣어보고~ 또 이렇게 다카기 아키미쓰 보고~

 

 

 

 

 

다음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책은 바로 이 책,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입니다.

일단 이 책은 현재 이벤트를 슝슝 하고 있고,

컨텐츠도 워낙 흥미롭고...

(뭔가 전 보는 순간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생각나던데)

그래서 슉~ 해버렸죠.

 

 

 

 

 

 

 

 

 

뭔가 목차만으로 봤을 때 느낌이 딱 이렇더군요.

그리고 전 이 유혹하는 글쓰기 보고 울었거든요.

아니 무슨,

작법서에 감동이 있어? (;;;;) 

 

또 이 책을 사는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책 때문에.  

 

 

 

 

 

 

 

 

 

 

 이건 작법서는 아닌데 (ㅋㅋㅋ;;;)

보다 보면 뭔가 뭉클한 게 비슷합니다.

때문에 레이먼드 챈들러가 오면 같이 꽂을 예정!

슝슝!

 

사실 이보다 더 많은 책을 지르고

또 모으고 있긴 합니다만 다 말하다가는 하루가 사라져버리고도 부족해서 ㅠㅠ

참기로 합니다.

 

 

 

 

 

 

 

 

이밖에 만화 우주형제, 빌리배트 등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밖에 소설들은 옆에 쌓여 있는 것만... 크악! 너무 많아!

그럼 슝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는 여러 권의 책을 읽고 또 모으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런 책, 예를 들어 북스피어에서 큰 맘 먹고 문고판으로 내고 있는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의 경우에는 야금야금 모아가고 있는데요, 참으로 흡족하기 그지 없습니다. 일단 판형이 참 깜찍하고 그 수록된 내용들이 죄다 제가 글을 쓰는 데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마니아들은 말 안 해도 알아서 잘 수집하고 있는 이 시리즈, 에스프레소 노벨라를 소개할까 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아!

마니아들이 더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노벨라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는 현재까지는 총 여섯 권이 나왔습니다. 시리즈의 첫 편 집행인의 귀향이 나올 당시 마포 김사장님의 서문을 통해 이 시리즈가 왜 나왔나 잠시 살펴보기로 합니다.

 

 

 

 

 

 

전집 명은 에스프레소 노벨라로 하자. 어째서 이런 이름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당신은 지금 에스프레소 노벨라 0호를 읽고 있다. 잡지로 치면 창간준비호쯤 될까. 본격적으로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까지 완벽을 기하려는 의도이니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기대에 어긋나거나 거슬리는 점이 있다면 지적 바란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조율하여 출간 목록을 결정할 생각이다. 진초록의 잎들이 하나둘 보일 때쯤 전집의 일차분이 출간되면 전체적인 윤곽을 가늠할 수 있겠다.

전집과 문고본은, 항상 우리들의 로망이었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실현하게 되다니,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그만큼 걱정도 앞선다. 한국에서 문고본은 안 될 거라는 편견 때문이다. 이런 편견이 그저 편견일 뿐이라는 우리 생각에 당신이 동의해 준다면 크게 힘이 될 텐데. ,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당신더러 나서 달라고 하는 셈이 되는 거니까 모양새는 좀 이상하다만, 뭐 해석은 하기 나름이니까. (PP.6~7)

 

 

이런 식의 취지로 만들어진 문고본 시리즈입니다, 에스프레소 노벨라는. (흐흐) 그리하여 포문을 연 0호는 SF를 이야기할 때에 빠져서는 안 될 작가인 로저 젤라즈니의 중편소설 집행인의 귀향이 실려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뷸러 상과 휴고 상을 모두 수상한 대단한 작품인데요, 본래는 젤라즈니 중기 걸작 중편집 내 이름은 레기온에 실렸던 한 편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발간된 1호는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가 쓴 위대한 탐정소설입니다.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는 다른 이름, S.S. 반다인으로 더 유명하죠? 파일로 밴스 시리즈를 적은 바로 그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의 탐정소설에 대한 지식이 총망라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띠지의 말을 살피면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일지 바로 상상이 가능합니다.

 

 

 

탐정 소설은 일종의 게임인 동시에 스포츠이기도 하다.

따라사 작가는 독자에 대해 공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작가는 브리지 게임을 할 때 사기가 허락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속임수나 책략 따위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순수한 창의력만으로 독자의 의표를 찌르고 독자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

 

 

 

 

 

심플 아트 오브 머더는 하드보일드 하면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글입니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수많은 블러디 머더 시대의 추리소설가들을 이야기하며 단 한 명만을 진정한 일급 작가라고 말합니다.

 

 

이 모든 탐정 소설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렇다.

수수께끼는 충분히 지적이지 못하고,

소설로서는 충분히 예술적이지 못하다.

지나치게 진부하고 실제 세상을 반영하지 못한다.

 

 

애거서 크리스티도 밴 다인도 코난 도일도 아니라고 한 레이먼드 챈들러가 인정한 작가는 누구일가요? , 자기 자신을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3호로 나온 나오키의 대중 문학 강의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일본의 대단한 대중소설 작가들이 한 번쯤은 탔다는 바로 그 나오키상의 나오키의 작법서입니다. 나오키상은 1935년 문에춘추의 기쿠치 간이 대중문학의 역사를 바꾼 나오키 신주고의 공헌을 기리기 위하여 창설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 그렇다면 나오키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 책을 보면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 이어지는 나오키의 소설을 읽으면 더더욱 알 수 있고요. 때문에 전 잠시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었으니 나도 나중에 나오키상처럼 특급변소상을 ... ... , 출판사 사장님이 내줘야 하는 거니까 어디 모 김사장님이 내 이름으로 상 좀 ... ... (?)

 

 

 

 

 

 

 

 

공포문학의 매혹은 공포소설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라성과 같은 존재, 러브크래프트의 이야기입니다. 러브크래프트는 설명이 필요없는 공포소설 작가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누군가 설명을 원하셔서 덧붙이자면... ... 올해에 마침내 황금가지에서 전집이 모두 나왔습니다. 그거 사서 읽으세요. 와 정말 설명 쉽네. 아무튼 이런 러브크래프트가 쓴 이론서는 어떤 내용이냐, 수많은 문학작품 안에 드러난 공포를 다룹니다. 러브크래프트는 포를 중심으로 나누어서 그 전과 그 이후의 공포가 어떻게 다른가를 이야기하는데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포가 창조한 유령은 기존 작가들 가운데 누구도 성취하지 못했던 그럴싸한 사악함을 획득했으며 호러 문학 영역에서 사실주의의 새로운 기준을 수립했다. 거기에 더해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과학적인 태도가 비인격적이고 예술적인 의도를 보조했다.~ P.69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발간된 탐정은 어떻게 진화했는가는 오타쿠를 제외한 일반 추리소설 독자들에게는 조금 낯설지도 모를 작가 도로시 L. 세이어즈의 글입니다. 이 글에서 세이어즈는 추리소설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이야기합니다. 러브크래프트가 포의 공포소설 이야기를 했다면, 세이어즈는 포의 추리소설 이야기를 하며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특히 포가 만든 탐정 뒤팽의 이야기를 하며 뒤팽이 나오는 추리소설을 크게 몇 가지로 분류하는데, 그 분류법이 참으로 감탄할 만큼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이 분류법은 현재에도 당연히 통용됩니다. 또 마지막에는 이런 멋진 말도 나옵니다. 이 말은 앞으로 추리소설 작가가 어떻게 소설을 써야할까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독자는 살인자를 추리하는 대신 작가를 추리한다. 그래서 작가의 후기작들은 초기의 역작에 거의, 혹은 전혀 미치지못한다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독자는 작가의 뮤즈와 결혼하고 이 결혼은 미스터리를 파괴한다.

언젠가 탐정 소설도 끝에 이를 때가 올 가능성이 확실히 있어 보인다. 그저 대중이 모든 트릭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이 오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남았고 그동안 새롭고 덜 경직된 공식들이 개발될 것이며 풍속 소설과 좀 더 가깝게 결합하고 모험 소설로부터는 더 멀리 떨어지게 될 것이다. 다분히 후자는 인류만큼이나 오래갈 것이고 범죄가 존재하는 동안 범죄 스릴러도 그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 언제나 그렇듯 더 고급 유형이 멸종 위협을 받기 마련이다. PP.84~5

 

 

 

이 인용문을 보면 세이어즈는 지극히 비관적인 전망을 이야기합니다만... ... 책을 읽으보면 글쎄요, 느낌이 좀 달라질 걸요?

 

  

 

이상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를 소개해 봤습니다. 내용이 대강 저렇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설명할 것이 있다면 이 시리즈의 가격입니다. 이 시리즈는 처음에 말했듯 문고본입니다. 때문에 참 저렴합니다. 000호는 비싸서 7700원입니다만, 나머지는 38004800원 뭐 이렇습니다. 하여 참으로 모으기에 기분이 가뿐합니다. 책장도 가뿐하고요. 그러므로 여러분, 지금 당장 장바구니로 ㄱㄱㅅ?!

 

 

 

 

이상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를 자기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홍보하는 특급변소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vs 책이라는 기획으로 별 생각없이 이 카테고리를 적기 시작한지 어언 ... ... 몰라 기억 안 나. 아무튼 어쩌다 보니 책 vs 책이 6까지 왔습니다. 그동안의 책 vs 책을 잠시 살펴보기로 합니다.

 

책 vs 책 1 - 활자 잔혹극 vs 종료되었습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37942413 책 vs 책 2 - 드라큘라vs드라큘라vs드라큘라 (?) http://cameraian.blog.me/130138141931 책 vs 책 3 네가 사랑을 알아? 더 리더 vs 내 연애의 모든 것 http://cameraian.blog.me/130138193872 책 vs 책 4 야구장 한 번도 못 가본 변소의 야구소설올스타전  http://cameraian.blog.me/130138918989 책 vs 책 5 추리소설 속 추리소설가를 만나다 : 빨간스웨터 vs 이인들의 저택 vs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http://cameraian.blog.me/130146763395 첫 번째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였고, 두 번째는 책의 장정과 번역 등 책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세 번째엔 말 그대로 연애소설이었고요, 네 번째는 야구소설, 다섯 번째는 국가 별 추리소설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섯 번째는 국내에 많은 팬층을 거느린 우타노 쇼고 특집입니다.

 

책 vs 책 6 밀실은 이렇게 써먹는 겁니다.

우타노 쇼고 vs 우타노 쇼고

 

 

 

 

 

 

 

 

 

 

우타노 쇼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입니다. 이 작품은 전체적인 흐름은 지루한 감이 있으니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합니다. 저 역시 우타노 쇼고의 수많은 작품들 중 이 작품으로 가장 먼저 우타노 쇼고를 접했습니다. 어른이 되어 '추리소설을 읽겠다!' 결심하고 최초로 읽은 추리소설들 중 한 권이었는데요, 전개는 지루하였으나 마지막 결론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우타노 쇼고의 작품들 중 범인과 트릭을 맞추지 못한 작품이 딱 두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에 읽은 책 중 한 편이었다고. 또 우타노 쇼고 하면 빼먹을 수 없는 작품이 있습니다.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입니다. 역시 한스미디어에서 출간하는 시리즈인데요, 한 마디로 줄거리의 설명이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밀실에서 살인게임을 하는 이야기(?)'랄까요. 재 마니악스까지 나와 있습니다. 자세한 서평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우타노 쇼고 님, 당신, 발전하고 있습니까? ……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서평 http://cameraian.blog.me/130105107647

츤데레데레츤데레츤?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우타노 쇼고 http://cameraian.blog.me/130142084353

 

 

 

 

 

 

 

 

시간 죽이기엔 이만한 작품이 없습니다. 그밖에 매우 독특한 시리즈로는 씨엘북스에서 출간 중인 마이다 히토미 시리즈가 있습니다. 마이다 히토미라는 소녀의 성장과정과 추리소설을 접목시킨 흥미로운 시리즈입니다. 우타노 쇼고는 지금까지 열거한 시리즈 외에도 수많은 작품을 낸 중견작가입니다. 이리 많은 작품을 낸 이유, 국내 출간된 작품이 많은 이유는 '다작하는 작가'라서 라는 이유가 붙을 수도 있겠으나, 사실이 작가는 데뷔가 한참 전입니다. 1988년,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대가 시마다 소지의 추천으로 등단했습니다. 등단 시기가 이르니까 작품이 많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또, 오랜 시각 글을 썼으니 그 완성도가 차츰 더더욱 풍성해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번에 책 vs 책으로 선택한 책은 바로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와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입니다. 이 두 책을 고른 이유와 또 이렇게 책 vs 책을 적게 된 계기(눈치 채셨겠지만 이거 적기 상당히 귀찮습니다. 왠만큼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적기 싫어. 길잖아, 길잖아.) 바로 최근 읽은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이 생각보다 상당히 재미있었거든요. 때문에 그닥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좀 더 읽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최근 e모 씨한테 추천을 받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구입했습니다. 하여 연달아 읽었는데 비교할 만하겠더군요.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는 저작권 페이지에 표시된 바에 따르면 2003년입니다.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기 작품의 제목은 '인형사의 집' '집 지키는 사람' '즐거운 나의 집' '산골 마을' '거주지 불명'입니다. '인형사의 집'은 말처럼 인형사가 등장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피그말리온이 현세에 등장한달까요. 단편의 구성형식이 마치 시마다 소지의 '최후의 일구'를 보는 듯하더군요. '집 지키는 사람'은 밀실살인을 다룹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기시 유스케의 작품집에서 같은 트릭을 본 탓에 미리 반전을 알아버려 보는 흥미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세 번째 작품 '즐거운 나의 집'은 범인 및 트릭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툇마루에 앉아 있다. 손에는 하모니카가 쥐어져 있다. 크게 숨을 빨아들여 하모니카 구멍에 입술을 대고 부드럽게 숨을 불어냈다.

도, 미, 파, 파, 솔, 솔, 미, 파, 미, 파, 레, 미-.

멜로디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그는 하모니카를 내려놓고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쉴 곳도 꽃 피고 새 우는 내 집뿐이리 오 사랑 나의 집 즐거운 나의 벗 내 집뿐이리

요전에 하모니카를 불 때에는 옆에 누가 앉아 있었던 것 같지만 누구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행복한 기분을 맛본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오늘도 툇마루에 앉았다. 그의 친구는 하모니카뿐이다. (p.231)

 

 

범인도 트릭도 잡지 못한 것은 우타노 쇼고 작품 중 두 번째였습니다. 약간 분했습니다. 네 번째 작품 '산골마을'은 어딘지 모르게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따뜻합니다. 다섯 번째 작품은 '거주지 불명'은 위트와 스릴이 넘칩니다. 마지막 반전까지 후후 하고 웃으며 보았습니다.

 

다섯 작품은 작품집의 제목처럼 모두 '집'을 다룹니다. 과연, 제목처럼 유쾌하고, 따뜻합니다. 가족이 뭐더라... 잠시 생각케 합니다. 다섯 편의 작품은 제각기 완성도 면에서는 좀 떨어집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감탄할 만합니다. 저는 어떤 소설을 읽든 간에 반짝반짝인다, 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떤 때엔 그 소설의 한 문장이, 한 단락이, 혹은 그 책 자체가 반짝이는데요, 이 책이 그랬습니다. 책이 반짝반짝반짝, 아니 이건 무슨 오래 전 디스코 클럽의 사이킥 볼이야 뭐야? 싶을 정도로 휘황찬란했습니다. 문장이 반짝이고 소재가 반짝였습니다. 반짝임에 비해 완성도는 아쉬웠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덕분에 너무 즐거웠는 걸요. 정말 빠르게 책장이 넘어갔고, 때문에 우타노 쇼고의 다른 작품을 또 읽고 싶어졌는 걸요. 그리하여 다음으로 읽은 책이 바로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였습니다.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저작권 페이지에 표시된 바에 따르면 2005년입니다. 세 편의 중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세 편의 중편은 각기 다른 문고판에 실렸던 것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뒤쪽 판권페이지인데요, 무려 8쇄입니다. 제가 이번에 구입한 책은 2012년 2월에 찍은 1판 8쇄입니다.

 

첫 번째 작품 표제작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긴다이치 코스케가 정말 많이 떠오르는 작품으로 눈 덮인 산 속 밀실을 다룹니다. 이 작품을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과 '명탐정의 저주'가 떠오릅니다. 블랙코미디가 잘 녹아든 추리소설이랄까요. 두 번째 작품 '생존자, 1명'은 외딴 섬 밀실사건입니다. 오옴진리교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지하철 테러사건, 그 후 도망친 사람들이 섬 안에서 살인사건을 겪는다. 과연 그 진실은? 같은 카피문구가 붙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 번째 작품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누구나 꿈꿀 그런 설정이 등장합니다. 좀 길지만, 소설의 서두를 그대로 옮겨와 봅니다.

 

 

"사촌동생 료지 군은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야구배트와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익혔고,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소년야구팀에 들어갔으며, 초등학교 졸업문집에는 장래희망이 프로야구 선수라고 적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당연히 야구부였고, 고등학교 때는 다른 지역에 있는 야구 강호로 전학까지 갔고, 고시엔 출장은 아깝게 놓쳤지만 야구를 위해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인 팀에서 러브콜도 받았습니다. 일 년차에 술과 여자를 알아버린 탓에 결국 료지는 프로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배트를 놓았지만, 인생의 한 시기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진지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꿈이 아니라 장래의 목표로 말입니다. 이것은 료지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야구소년이라면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가시마 시게오와 자신을 겹쳐보았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웃집 나카자와 씨의 아들 다이시 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음악에 눈뜬 뒤, 다음 해 학교 축제에서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섰고, 고등학교 삼 년 동안 경음악부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졸업한 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역 앞에서 연주를 하는 나날을 보내다가 작년에 인디즈에서 CD를 내고, 언젠가 메아저 데뷔를 하겠다며 길거리에서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더군요. 음악으로 먹고 사는 것이 다이시의 꿈이고, 그것은 음악을 하는 모든 이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99퍼센트의 사람들은 꿈이 깨지고, 어른이 된 뒤에 젊음의 치기에 낯을 붉히겠습니다만, 꿈을 쫓는 시점에서 꿈은 결코 몽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가능한 목표였을 것입니다.

그러면, 탐정소설 애호가인 저는 어떠한 꿈을 좇으면 될까요?

동서고금의 작품을 닥치는 대로 읽거나, 별 다섯 개를 순위를 매기거나, 트릭을 데이터베이스화하거나 할까요? 쇼하쿠칸 서점판 '도구라 마구라' 초판본이나 '혼진살인사건' 첫회 원고가 게재된 <호세키>창간호를 책장에 고이 모셔두면 될까요? 아니면 런던 채링크로스 로드의 고서점에서 딕슨 카의 미발표 원고를 발굴해서 이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도록 힘을 쏟을까요? 아니면 에도가와 란포 상을 꿈꾸며, 공부나 생업을 하는 틈틈이 원고지를 마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요?

분명 그런 꿈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란포 식으로 말씀드리자면 '구원하기 어려운 엽기의 사도'였습니다.

제가 탐정소설을 좋아한 이유는 아마추어 탐정의 화려한 활약에 가슴이 두근거렸기 때문이고, 정교하고 치밀한 밀실 트릭에 숨을 삼켰기 때문이고, 전대미문의 살해동기에 전율했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그런 것들 이상으로 '관'이라는 것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프레이그 코트의 살인'을 읽은 가을날 오후, '흑사관 살인사건'을 읽은 눈 오는 밤, 책장을 덮고 턱을 괴고서 먼 곳을 바라보며 관 안에 서 있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꼭 관에 살겠다고 가슴속에 맹세했습니다. 투바이포 건축공법으로 지은 마이 홈이 아닙니다. 관입니다, 마이 관. 시계탑이 있는, 서양식 갑옷이 장식된, 벽난로 위에 은색 촛대가 늘어서 있는, 강령회가 열릴 것 같은,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폭풍에 바깥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목 없는 시체가 발견될 것 같은, 관 말입니다.

20세기, 저에게 관은 꿈이었습니다. 21세기, 저에게 관은 현실입니다. 저는 드디어 이렇게 관의 주인으로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요. 어서 오십시오, 저의 성, 산세이관에."

후유키 도이치로는 입술을 다물고,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보고 다시 중앙으로 고개를 돌린 뒤에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아낌없는 박수가 그를 감쌌다. (pp.217~9)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모방한 '관'으로 불릴 수 밖에 없는 건물을 지어 친구들을 초대, 그 안에서 일생 일대의 추리퀴즈를 진행한다! 자,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우타노 쇼고는 본격추리의 형태를 따르며 우리를 즐거웁게 관으로 초대합니다.

 

세 편의 작품은 간단한 앞의 소개를 보아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말 그대로 오마쥬 형태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가 '추상오단장'에서 그러했듯이 이 중편소설들 역시 각기 요코미조 세이시, 아가사 크리스티, 아야츠지 유키토를 떠올리게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조금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처음 추리소설을 접하는 독자들, 특히 '본격추리소설이 뭐예요? 먹는 건가요? 뿌잉뿌잉?'하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권해줄 '모범답안' '초등학생 전과'같은 소설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완성도가 높다는 말입니다. 앞에서 읽은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가 반짝거린다면 이 작품은 완성도가 끝내준달까요(!)

 

때문에 기대하게 된단 말입니다. 우타노 쇼고는 많은 작품을 적었고,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작품의 편차가 심하기도 합니다만 위의 두 소설집을 생각한다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단 말이지요.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반짝거리는 작품, 그런 작품 하나 내 주실 거야, 이런 기대 말이에요. 그러므로 말해 봅니다. "역사성 깊고, 반짝이면서, 완성도가 높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그런 작품, 써주실 거죠? 응?"하고 협박 비슷한 기대를 심어 봅니다.

 

우타노 쇼고, 화이팅.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 생각 없이 머리 좀 식히려고 읽었다가 그냥 다 읽어버렸음.

 삽화가 신선

 전에 점과 선을 동서 걸로 읽었었는데

 그 때 읽으며 왜 이걸 단편이라고 생각했었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 -_-;;;;;;; 그 그런 거였어... ... (번역의 문제?)

 

 다시 읽어도 매우 좋았음. 후후.

 

 

 

 

 

 

이건 현재 읽고 있음.

사실 우타노 쇼고 별로 안 좋아하는데 (좀 실망한 것들이 있지)

이거 보고 나니까 딴 거 좀 읽고 싶어졌음.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인가

그거 읽어야겠다 이런다.

 

 

 

 

 

 

 

 

 

뭐 이건 나오자마자

두 권 사서 한 권은 생일선물로 줘버렸다.

믿고 보는 작가.

하지만 최근에 뭐가 이리 집에 책이 많아?

하면서 잡히는 대로 딴 것들 함께 읽다 보니 아직 읽고 있다.

 

뭔가 미묘한데 아직까진 전혀 모르겠다.

난 미쓰다 신조 중에서는 기관이 속도 면에서는 제일 좋았고,

서스펜스나 충격적인 반전서는 잘린~이 좋았던 쪽인데,

산마와 잘린 자체의 재미 면 등에서 따질 때에는 글쎄.

염매는 좀 더지켜봐야겠다. 근데 뭐, 미쓰다 신조는 뒷심이 세니까 걱정 안 함.

 

 

 

가노 도모코도 별로 안 좋아하는 작가인데

별 생각없이 읽어버렸다.

(언제나 이런 식) 

 

생각보다 아주 매우 재미있었다.

포스트잇 엄청 붙였음.

아직까지 안 읽은 분들 계시면 강추.

 

 

 

 

 

 

 

 이게 순서가 이리로 왔네. 아 몰라.

 알라딘 잘 몰라.

 네이버는 요즘 방문객 수가 너무 늘어서 잠깐 닫아놨으니 되는대로 적을래.

 

잠복이야 뭐 사놓고 너무 바빠서 못 읽고 버틴 책.

책이야 뭐 이루말할 수 없이 좋다.

나는 특집극으로 이미 이 안의 단편들 몇 개를 봐버린 상태였는데도 좋았다.

 

특히 얼굴은 다시 봐도 좋더라... 이야, 정말... 일기 형식의 그 구성은 둘째치고 반전이!

다시 봐도 섬짓!

이건 보고 나서 꼭 다들 일드 특집극을 찾아 보세요!!

타니하라 쇼스케의 연기가 짱임!!

 

 

 

 

요즘 마감 끝내고 (10월 말에 내 책(나도 제목 모름) 나온다고 함)

정신없는 오프라인 생활을 보내고 있음. (-_-;;)

그렇게 지내고 있음.

이거 말고 읽은 책이 좀 더 있는데 하도 한꺼번에 읽다 보니 잘 기억이 안 남. OTL

밀린 독서 중.

 

앞으론 생각나는대로 띄엄띄엄 올리도록 노력...응? 과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부분 공포소설 하면 스티븐 킹을 떠올리시겠지만, 저는 다릅니다. 공포소설 하면 저는 네이버 카페 '유령의 공포문학'부터 떠올립니다.

 

네이버 카페 유령의 공포문학 : http://cameraian.blog.me/

 

저는 제 인생 최초로 탈고했던 추리소설 '붉은깃발의섬 연쇄살인사건'을 이곳, 유령의 공포문학에서 연재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리소설을 쓰게 되었을 때, 처음 생각한 것은 딱 두 개였습니다. 한 가지는 '유령의 공포문학'에 연재하기. 다른 한 가지는 북스피어(http://booksfear.com/) 에서 출간하기. 둘 다 그렇게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유령의 공포문학'서 연재는 했습니다. 하지만, 장편소설이라 분량이 원고지 1200장이다 보니 점점 조회수가 줄더군요. 후에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0. 아무리 기다려도 단 한 명도 클릭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북스피어에 보낸 원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침 사스가 유행이었어서(... ...) 당시 편집장님이셨던 호야님께서 몸져 누우셨을 때(... ...) 원고를 보내서 계속 기다리기만 하다가 다음 해가 되어서야 묻고, 퇴짜를 받았더랬습니다. 아아, 그래.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지 하면서도 뭔가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의 일 덕분에 저는 야금야금 글을 꾸준히 썼고, 특히 북스피어서는 음으로 양으로 큰(!!!) 도움을 받아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북스피어는 작년, 상을 타고 가장 먼저 알린 곳 중 한 곳이었다고. 히히.

 

때문에 저는 공포소설에 대한 감정이 남다릅니다.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공포소설이 없다? 라는 편견을 깨듯 유령의 공포문학에서는 많은 멋진 작품들을 뽑아냈습니다. 또 매드클럽이라는 걸출한 작가진도 냈고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우리나라 작가(모르시면 어쩔 수 없고) 이종호, 김종일, 강지영 님 등이 매드클럽의 대표 작가님들이십니다. 카페의 주인장이신 이종호 님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을 꼽자면 귀신전일 것입니다. 중국에도 진출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엔 영화사를 설립하셔서 '두개의 달'을 개봉하기도 하셨습니다. 강지영 님은 프랑켄슈타인 가족, 심여사는 킬러 등으로 유명하십니다. 엘자의 하인은 씨네21에도 연재를 한 바 있지요? 김종일님은 작년 삼악도를 출간하셨고, 자신의 이름을 건 카페 '김종일의 경계문학'을 운영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아, 한겨레에서 강연도 하신다고요.  

 

그리고 저는 최근, 또 한 명의 공포소설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웃이신 연금술사님입니다.

  

연금술사 님 블로그 '푸른빛의 햇살 : http://blog.naver.com/suttlebus

  

 

 

연금술사님의 다른 이름은 양국일 님이십니다.

이번에 나온 공포소설 '호러픽션'의 작가 중 한 분이십니다.

 

저는 작가님의 책을 미리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양국일 님은 최근 있었던 제 생일 기념 이벤트 '변소님 오신 날'에서 친필사인본을 네 권이라 보내주셔서 2등에 입상하셨습니다.

 

 

변소님 오신 날 이벤트 최종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42955276

 

 

저는 그 책을 받고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단 이웃님이 쓰신 책입니다. 게다가 싸인본입니다(!) 게다가 네 권입니다! 게다가... ... 잘 읽혔습니다. 세상엔 참 소설이 많습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읽히지는 않는데 읽고 나면 아, 좋다! 하는 소설이 있고, 가독성은 참 좋은데 재미가 없다거나, 아예 읽히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소설도 있습니다. 저는 사실 책에 대한 기대치가 낮습니다. 대부분의 책을 읽을 때 마음을 비우고 읽습니다. 분명 이 책은 마지막 경우의 책이리라 생각하며 읽기 때문일까요, 정말 재미난 책을 읽으면 행복합니다. 아니, 어느 정도 읽히기라도 하면 감지덕지합니다. 특히 비문이 적고, 오탈자 등이 보이지 않을 때엔 기특하기까지 하고요. 때문에 사실, 이 책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이웃님의 책인데도, 제가 소설을 적으면서도 일단 염려부터 했습니다. 재미가 없어도 놀라지 말자. 원초적인 와! 귀신이다! 놀랬지! 류의 공포소설이라도 실망하지 말자고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아, 그것은 저의 잘못된 오해였습니다. 이 소설은 아주 잘 읽혔고, 흥미로웠습니다. 반짝반짝하는 무언가가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이건 오버잖아요? 이렇게 결론을 내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죠? 라고 불만을 토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빛나는 별 하나를 찾아냈기 때문에,

이 책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향전이라는 작품 때문입니다.

 

저는 이 단편을 읽고 말 그대로 감탄했습니다.

4.5점 줬습니다.

 

향전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인간의 썩은 욕망을 드러내고, 그 안에 숨은 이야기들과 뿌리깊은 우리네 인생을, 마치 현재의 정치판을 보듯 그렇게 그려냅니다. 그 모든 것을 '공포'라는 코드로 잘 버무립니다. 마지막 한 장면까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내용 그대로, 영화를 한 편 만든다면, 2012년 전설의 고향 한 편 찍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에요-아니면 국회서 좀 틀어주라.

 

물론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작품도 있었습니다. 묵도의 밤은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매우 싫다, 정말 싫다, 라고 느낀 분들은 결코 보지 마실 것을 권합니다. 이것은 저같은 골수변태독자를 위한 B급하이테크슈퍼서스픽션변태호러소설입니다(뭐라는거냐?) 그리고 마지막 작품 역시 괴담을 읽듯 읽어주실 것을 권합니다.

 

이밖에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 주십시오. 제 이웃이신 센치한 부엉이 님이 매우 객관적이면서도 감탄할 만큼 깔끔하게 서평을 한 편 써주셨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는 역시 공포소설 <호러픽션> : http://blog.naver.com/leeho5614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과연 이 소설이 얼마나 팔릴까, 서점에서 홍보는 되고 있을까. 때문에 (매일 갑니다만) 일부러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 들러 이 책을 찾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에 놓여 있기를 빌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는데... 안타깝게도 신간이 놓이는 자리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중간 자리에, 외롭게 쌓여 있었습니다.

 

 

괜히 가슴이 아프더군요.

 

좋은 책인데.

우리나라에서 오랜만에 나온 호러소설인데.

팔렸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제 책도 저렇게 놓인다면 참 가슴이 아프겠구나 싶어서 슬그머니 한 권 들고,

앞자리에 옮겨놓는 파렴치한 짓을 하고 도망쳤습니다. (얼마 후 누가 제자리에 놓았겠지만...)

 

 

하여 저는 이렇게 좋은 책, 특히 향전을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어졌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과, 특히 우리나라 소설을 아끼고, 장르소설작가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여러분들께서 이 책을 읽으시고, 칭찬해주실 것은 칭찬해주시고, 이것은 아니다 싶은 것은 세차게 말씀해주시면서, 사랑을 듬뿍 담은 서평을 써주십사 이렇게 추천해 드립니다.

 

 

* 본 페이퍼는 얼마 전 있었던 제 1회 특급변소 서평이벤트를 편집하여 올린 것입니다.

 

원본은 이쪽 :

제 1회 특급변소 서평이벤트 '호러픽션' - 저기, 빛나는 '별' 하나가 있습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432440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