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지음, 로렌스 트리트 엮음, 정찬형.오연희 옮김 / 모비딕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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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좋은데 표현할 길이 없네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똑같나 봅니다. 아 이 책 누가 좀 내주지 않나 싶은 글 '더' 잘 쓰기 총서 시리즈의 한 권이 재판이 됐더군요. 바로 이번에 모비딕에서 출간한 이 책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이야기입니다.

 

 

 

 


 

이 책 참 좋은데 표현할 길이 없네

모비딕에서 출간한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대학 다닐 때에 동화작법을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를 가르쳤던 선생님께서는 듣도 보도 못한 글 '더' 잘쓰기 총서 시리즈의 한 권인 『동화 쓰는 법』을 구입하라고 명하셨고, 저희 과 조교님께서는 출판사에 연락을 해서 절판된 이 책을 학생 숫자에 맞춰 주문하셨더랬습니다.

 

 

 

 

 

  

그렇게 받은 책, 열심히 읽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저는 타고 난 청개구리라서 안 읽었습니다. “아니, 내가 동화를 쓸 것도 아닌데 그걸 읽어 뭣하남?” 하고는 몇 년 동안 내버려뒀었는데요, 언젠가 갑자기 이 책이 읽고 싶어졌더랬습니다. 아마도 시나리오나 소설을 쓰다가 완전히 앞뒤로 꽉꽉 막혀서 어쩔 줄 몰랐던 날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읽었더니 “어? 이거 단순한 동화작법이 아니네요? 아무 책이나 쓰는 데에 도움이 되네요?”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의 시리즈가 무엇이 있는가 살폈더니 그 중 하나가 바로 미국추리소설작가협회에서 펴낸 『추리소설 쓰는 법』이었습니다.

 

 

 

와, 이 책 참 갖고 싶었는데 구할 방법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었는데 이렇게 책이 나왔습니다. 안 반가울 수가 없죠잉. 그쵸잉.

 

이 책은 미국추리소설작가협회에서 낸 만큼 수많은 작가들의 육성이 가득합니다. 이른바 추리소설 황금기에 활동한 유명한 소설가들이 직접 자신이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가를 이야기합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이것 참,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1부 작가와 글쓰기에서는 작가가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추리소설이 무엇인지, 또 추리소설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차근차근 이야기합니다.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 정말이지 늘 말하지만 글은 안 쓰면 죽겠어서 쓴다니깐요. (근데 쓰면서도 죽겠어. 젠장.) 2장 본격적인 글쓰기는 말 그대로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갑니다. 이거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와 농땡이 이렇게 피면 되겠구나...(으응?) 싶은 마음이랄까요. 3장은 더더욱 구체적인 이야기입니다. 소제목부터가 그냥 눈에 확 들어와요. 그냥 쭉 읊을게요.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 실감나는 등장인물, 시점, 왓슨역의 필요성, 서스펜스, 배경과 분위기, 대화, 문체, 수정, 그 불편한 기술, 원고 수정법, 삭제의 기술, 상투성 피하기, 무엇이 작가를 미치게 하는가, 고딕소설, 단편소설의 즐거움, 추리소설을 잘 쓰는 비결. 그냥 보기만 해도 알겠지 않아요? 뭔 이야기하는지? (크크)

 

마침 저는 새로운 책을 준비하고 있을 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해서 더더욱 큰 도움을 받았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문구 말이에요.

 

 

빨리, 그리고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나 왕도는 없다. 글쓰기란 고뇌와 가슴앓이로 점철된 과정이다. 확실한 성공으로 이끄는 유일한 공식을 간단히 말하자면, 재능과 불굴의 인내심이다. 둘 중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는 무가치하다. 정말로 글쓰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따뜻한 가슴이 있는 편집자라면 누구나 원고를 거절할 때 작가보다 자신이 더 상심한다고 분명히 말할 것이다. 특히 편집자 자신이 작가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엘러리 퀸)

 

 

아, 앨러리퀸 옵파. ㅠ-ㅠ... 다행이에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서 (나 농담 아니고 나만 힘들게 쓰는 거면 막 화내려고 했음...)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 있는 이제는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리 와인담의 동화 쓰는 법 저작권 페이지 바로 앞자에 적힌 작가를 위한 십계명을 덧붙입니다. 이 십계명이야 말로 모든 작법에서 하고 있는 말을 가장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1. 주제를 사랑하라.

2. 독자를 사랑하라.

3. 사전에 숙고한 다음에 쓰기 시작하라.

4. 너 자신을 아는 것만큼 아니 더 이상 등장인물을 숙지하라.

5. 목적하는 방향을 알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그리고 여행을 떠나라.

6. 이야기가 완성될 때 여행도 끝내라.

7. 언어는 대리석에 새긴 영상이 아님을 명심하라.

8. 작품의 복사본을 남겨두라.

9. 출판시장을 조사한 후에 원고를 보내라.

10. 이미 쓴 작품의 운명에 집착하지 말고, 강한 의지로 다음 작품을 시작하라.

 

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이 십계명, 잘 지키고 있나요? 잘 못 지키고 있어요? 그럼 읽어요.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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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2014-09-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안녕하세요. 동화 쓰는 법. 책 구하다가 선생님 블로그까지 왔네요.
혹시 출판사 전화번호 알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보성사 라고 하는데 지금은 문을 닫은건지, 상호가 변경된 건지 알수가 없네요. ㅠㅠ
실례인 줄 알면서도 부탁 드립니다.
쪽지로 답변 좀 보내주세요.



난나 2014-11-09 18:04   좋아요 0 | URL
저기, 이 댓글 지금 봤는데요.
제가 쪽지 보내는 법을 모릅니다.
일단 제가 가진 책 뒤에 적힌 전화번호는 있는데,
이게 될 지는 모르겠네요.

서울 마포구 용강동 494-80
전화 719-0784 719-0760

하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점 등에 들르서서 보성사에서 나온 가장 최신 책을 확인하시고, 그 판권페이지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하시는 걸 겁니다.

그럼, 줄입니다.

난나 2014-11-09 18:17   좋아요 0 | URL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니, 보성사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2000년 이후 책이 출간된 적이 없네요.

하지만 워낙 보성사 자체가 유명한 출판사이고,
대표이신 이경훈 선생님도 저명하시니까 ˝출판인 회의˝ 등에 연락하시면 연락처를 구할 수야 있겠지만...
아마 책은 없을 것 같습니다.
(책 출간연도가 제 기억에 1988년인가 했거든요. ; )

책 자체를 구하시는 거라면 전국 곳곳에 있는 헌책방 거리 등을 뒤져보시는 게 빠를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인천 쪽 헌책방 거리서 절판된 책들을 꽤 많이 발견한 적 있었다고.

그럼,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