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공포소설 하면 스티븐 킹을 떠올리시겠지만, 저는 다릅니다. 공포소설 하면 저는 네이버 카페 '유령의 공포문학'부터 떠올립니다.

 

네이버 카페 유령의 공포문학 : http://cameraian.blog.me/

 

저는 제 인생 최초로 탈고했던 추리소설 '붉은깃발의섬 연쇄살인사건'을 이곳, 유령의 공포문학에서 연재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리소설을 쓰게 되었을 때, 처음 생각한 것은 딱 두 개였습니다. 한 가지는 '유령의 공포문학'에 연재하기. 다른 한 가지는 북스피어(http://booksfear.com/) 에서 출간하기. 둘 다 그렇게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유령의 공포문학'서 연재는 했습니다. 하지만, 장편소설이라 분량이 원고지 1200장이다 보니 점점 조회수가 줄더군요. 후에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0. 아무리 기다려도 단 한 명도 클릭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북스피어에 보낸 원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침 사스가 유행이었어서(... ...) 당시 편집장님이셨던 호야님께서 몸져 누우셨을 때(... ...) 원고를 보내서 계속 기다리기만 하다가 다음 해가 되어서야 묻고, 퇴짜를 받았더랬습니다. 아아, 그래.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지 하면서도 뭔가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의 일 덕분에 저는 야금야금 글을 꾸준히 썼고, 특히 북스피어서는 음으로 양으로 큰(!!!) 도움을 받아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북스피어는 작년, 상을 타고 가장 먼저 알린 곳 중 한 곳이었다고. 히히.

 

때문에 저는 공포소설에 대한 감정이 남다릅니다.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공포소설이 없다? 라는 편견을 깨듯 유령의 공포문학에서는 많은 멋진 작품들을 뽑아냈습니다. 또 매드클럽이라는 걸출한 작가진도 냈고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우리나라 작가(모르시면 어쩔 수 없고) 이종호, 김종일, 강지영 님 등이 매드클럽의 대표 작가님들이십니다. 카페의 주인장이신 이종호 님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을 꼽자면 귀신전일 것입니다. 중국에도 진출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엔 영화사를 설립하셔서 '두개의 달'을 개봉하기도 하셨습니다. 강지영 님은 프랑켄슈타인 가족, 심여사는 킬러 등으로 유명하십니다. 엘자의 하인은 씨네21에도 연재를 한 바 있지요? 김종일님은 작년 삼악도를 출간하셨고, 자신의 이름을 건 카페 '김종일의 경계문학'을 운영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아, 한겨레에서 강연도 하신다고요.  

 

그리고 저는 최근, 또 한 명의 공포소설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웃이신 연금술사님입니다.

  

연금술사 님 블로그 '푸른빛의 햇살 : http://blog.naver.com/suttlebus

  

 

 

연금술사님의 다른 이름은 양국일 님이십니다.

이번에 나온 공포소설 '호러픽션'의 작가 중 한 분이십니다.

 

저는 작가님의 책을 미리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양국일 님은 최근 있었던 제 생일 기념 이벤트 '변소님 오신 날'에서 친필사인본을 네 권이라 보내주셔서 2등에 입상하셨습니다.

 

 

변소님 오신 날 이벤트 최종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42955276

 

 

저는 그 책을 받고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단 이웃님이 쓰신 책입니다. 게다가 싸인본입니다(!) 게다가 네 권입니다! 게다가... ... 잘 읽혔습니다. 세상엔 참 소설이 많습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읽히지는 않는데 읽고 나면 아, 좋다! 하는 소설이 있고, 가독성은 참 좋은데 재미가 없다거나, 아예 읽히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소설도 있습니다. 저는 사실 책에 대한 기대치가 낮습니다. 대부분의 책을 읽을 때 마음을 비우고 읽습니다. 분명 이 책은 마지막 경우의 책이리라 생각하며 읽기 때문일까요, 정말 재미난 책을 읽으면 행복합니다. 아니, 어느 정도 읽히기라도 하면 감지덕지합니다. 특히 비문이 적고, 오탈자 등이 보이지 않을 때엔 기특하기까지 하고요. 때문에 사실, 이 책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이웃님의 책인데도, 제가 소설을 적으면서도 일단 염려부터 했습니다. 재미가 없어도 놀라지 말자. 원초적인 와! 귀신이다! 놀랬지! 류의 공포소설이라도 실망하지 말자고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아, 그것은 저의 잘못된 오해였습니다. 이 소설은 아주 잘 읽혔고, 흥미로웠습니다. 반짝반짝하는 무언가가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이건 오버잖아요? 이렇게 결론을 내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죠? 라고 불만을 토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빛나는 별 하나를 찾아냈기 때문에,

이 책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향전이라는 작품 때문입니다.

 

저는 이 단편을 읽고 말 그대로 감탄했습니다.

4.5점 줬습니다.

 

향전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인간의 썩은 욕망을 드러내고, 그 안에 숨은 이야기들과 뿌리깊은 우리네 인생을, 마치 현재의 정치판을 보듯 그렇게 그려냅니다. 그 모든 것을 '공포'라는 코드로 잘 버무립니다. 마지막 한 장면까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내용 그대로, 영화를 한 편 만든다면, 2012년 전설의 고향 한 편 찍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에요-아니면 국회서 좀 틀어주라.

 

물론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작품도 있었습니다. 묵도의 밤은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매우 싫다, 정말 싫다, 라고 느낀 분들은 결코 보지 마실 것을 권합니다. 이것은 저같은 골수변태독자를 위한 B급하이테크슈퍼서스픽션변태호러소설입니다(뭐라는거냐?) 그리고 마지막 작품 역시 괴담을 읽듯 읽어주실 것을 권합니다.

 

이밖에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 주십시오. 제 이웃이신 센치한 부엉이 님이 매우 객관적이면서도 감탄할 만큼 깔끔하게 서평을 한 편 써주셨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는 역시 공포소설 <호러픽션> : http://blog.naver.com/leeho5614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과연 이 소설이 얼마나 팔릴까, 서점에서 홍보는 되고 있을까. 때문에 (매일 갑니다만) 일부러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 들러 이 책을 찾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에 놓여 있기를 빌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는데... 안타깝게도 신간이 놓이는 자리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중간 자리에, 외롭게 쌓여 있었습니다.

 

 

괜히 가슴이 아프더군요.

 

좋은 책인데.

우리나라에서 오랜만에 나온 호러소설인데.

팔렸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제 책도 저렇게 놓인다면 참 가슴이 아프겠구나 싶어서 슬그머니 한 권 들고,

앞자리에 옮겨놓는 파렴치한 짓을 하고 도망쳤습니다. (얼마 후 누가 제자리에 놓았겠지만...)

 

 

하여 저는 이렇게 좋은 책, 특히 향전을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어졌습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과, 특히 우리나라 소설을 아끼고, 장르소설작가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여러분들께서 이 책을 읽으시고, 칭찬해주실 것은 칭찬해주시고, 이것은 아니다 싶은 것은 세차게 말씀해주시면서, 사랑을 듬뿍 담은 서평을 써주십사 이렇게 추천해 드립니다.

 

 

* 본 페이퍼는 얼마 전 있었던 제 1회 특급변소 서평이벤트를 편집하여 올린 것입니다.

 

원본은 이쪽 :

제 1회 특급변소 서평이벤트 '호러픽션' - 저기, 빛나는 '별' 하나가 있습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4324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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