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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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대치동』

 

대치동/조장훈 지음/사계절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고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할 만큼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그만큼 거시적인 관점으로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 사회의 계급 간 힘겨루기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론이 뒤흔들 때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입맛대로 요리되는 입시제도 속에서 휘둘리는 이들은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이 2015년 이후 증가하여 OECD 주요 회원국 평균의 2배에 육박하며 전체 4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격변하는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이 청소년, 청년세대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으로 이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로 살아가고 있는 나 또한 입시제도에 무던할 수 없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지만 이제는 레이더를 켤 때라고 생각했다. 이제 아이가 입시 경쟁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그 유명한 대치동이란 곳은 도대체 어떤 곳인가? 그곳의 서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지?

 

예상했건만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만큼 절실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욕망과 모순에 마음이 편치 않다. 한복판에 서 있었던 저자의 객관적인 자세에 새삼 경외심이 든다. 20여 년간 대치동에서 접하고 보고 생각했던 것들을 기록한 이 책은 저자 말대로 인류학적 보고서이자 참여관찰 기록지이다. 과거를 분석하여 현재를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고 교육자로서 미래의 희망을 논하는 그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우리에게 공을 넘긴다.

"노동의 가치와 지성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도 우리는 존귀해질 수 있을까?"

 

'아에로크'라는 나라의 성인식

- BBC News의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각색해서 들려주는 우리나라의 대학입시는 처참하다. 민족 학자 아르놀드 방주네프가 분석한 기존 집단으로부터의 분리 - 새로운 집단으로 이행하기 이전의 경계적 상태 -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고 새로운 그룹에 편입되는 통합의 단계로 나누었다.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인 '통과의례'라 할 수 있는 대학 입시는 청소년들을 분리시키고 경계적 상태에 머무르게 하면서도 통합의 단계로 이끌지 못했다. 경계적 상태에 머무르는 청소년들이 방황하더라고 부모와 사회의 보호를 받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야만 자발적으로 통과의례에 도전할 수 있고, 그래야만 통과의례는 새로운 사회 구성원을 생산하는 축제로서 기념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대학 입시가 통과의례가 될 수 없는 이유로 '학벌주의'와 '교육열'을 든다. 대학이나 기업, 사회 모두 구성원들이 능력을 갖춘 인재이기를 원한다. 그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게 성과일 것이다. 이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성과를 낼 수 있기에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다.(평가 기준이나 적용의 적당함은 차치하더라도) 하지만 신입사원이나 신입생의 경우에는 성과주의 도입이 어렵기 때문에 학력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그래서 학벌주의가 대두되게 되고 그 학벌을 쟁취하기 위해 교육열이 과열된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과연 학력이, 대학의 졸업장이 능력을 보증해 주는 걸까? 우리나라의 교육 열기는 대학 입학하기까지가 제일 치열하다. 졸업은 입학만 하면 보장된 수순이다. 그렇기에 외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기여 입학'을 불허한다. 대학 입시 제도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제고도 우리 사회에 주어진 과제가 아닌가 싶다. 취업의 도구가 아닌 '학문의 장'인 대학 본연의 역할 부재를 통감한다.

 


 

 

저자가 기록한 <대치동 스토리>와 <대치동 사람들>은 흥미로웠다. 어쩌면 내가 아직은 그 치열한 입시전쟁 당사자가 아니기에 외부자의 시각으로 그 내밀한 욕망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경험한 돼지엄마에 대한 미묘한 감정 변화가 나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는 것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2014년 이후 대치동 네 종족의 주요 거주 분포 개략도


 


사교육을 시키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우리 집 십 대 두 아이들은 합기도 학원만 다니고 있다. 그전에 잠시 다녔던 피아노 학원까지 학원 경험 전부이다. 그렇다고 교육에 무관심한 집은 아니다.) 주위에서 접하는 사교육 이야기는 별천지였다. 그러니 사교육 1번지로 이름을 날리는 대치동 이야기는 블랙홀같이 느껴졌다. 끝도 없는 욕망이 넘쳐나는 데 고갈되지 않는 신기하면서도 이상한 공간이었다.

 

드라마 <미생>에서 인턴 중 한 명이었던 이상현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렇게 새치기하는 사람 덕분에 나 같은 사람이 희생됐다. 그 새끼 하나 살리자가 우리 중에 하나 희생된 건 사실이지 않냐? 장그래가 우리라고 생각하냐. 걔는 걔고, 우리는 우리."

"우리 엄마가 나 학원, 과외에 쓴 돈이 얼만데 이건 역차별"

"난 중고딩 내내 제대로 자본 적이 없다. 초딩 때는 학원 몇 개를 돌았는지 모른다. 대학 때는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중소기업을 다닌다면서 "임시로 다니고 있는 것. 우리가 계속 우리로 남으려면 대기업에 가야 한다."

역차별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콕 박혔다. 이는 괴물로 변해버린 입시 제도가 이 시대의 청소년, 청년에게 새긴 생채기 같다.

 

- 학원 관련 규제의 완화

- 입시 제도의 대대적인 변화와 다양화

-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적 자원의 유입


 

대치동 학원가 생태계의 구조와 행위자들의 관계도
 


저자가 요약한 대치동 신화의 배경 중 3번째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적 자원의 유입은 저자가 말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입시제도는 없기에 사회적 지위 향상 또는 계급 재생산을 위해 노골적이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내밀하고도 세속적인 욕망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한다.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목적이 자원을 적절히 분배하여 구성원들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라면 대치동을 주목해야 한다. 교육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자녀의 계급 상승이라는 세습적 욕망일지라도 그대로 성찰하여야지만 좀 더 나은 교육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술, 구술 강사 시절 의과대학의 수시 면접 파이널 수업 시 일화를 예로 들며 대치동 사람들이 실현한 이 희한한 교육적 효율성을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하고 싶다는 그의 고민이 진실되게 다가왔다. 힘겨루기에 일관성을 잃어 매번 새로운 제도가 쏟아지는 입시 전쟁에서 적응해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자명한 바, 경제력을 갖춘 이들만이 아닌 모두에게 평등하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견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다.

교육은 국가가 개인에게 부여한 의무이기 이전에 개인의 권리다.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교육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저자는 학원 사교육의 장점과 인적 자원의 흡수로 공교육을 시스템적으로 변화시켜가는 미시적 방향과 함께 앎의 즐거움, 앎의 행복을 회복하는 거시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학벌주의'와 '교육열'이 불러온 폐해를 직시하게 된 지금,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지성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에 깊게 공감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부동산과 학벌에 빠져들고 있음을 지적한다.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과 학벌을 통한 재산 증식과 계급 상승을 꿈꾸며, 그 과정에서 일한 만큼의 소득을 얻어 가는 노동 윤리의 정당성은 파괴되고, 반지성주의가 자라나고 있다. 누구도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들을 믿지 않으면서도 그 학벌을 욕망하는 기이한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불로소득을 욕망하는 사회는 노동을 비천한 것, 회피해야 할 것으로 간주한다. 노동에 대한 존중만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삶에 대한 존중까지 잃어버렸다. 건물주가 아이들의 꿈이 되는 지금, 이를 씁쓸하게만 지켜보고 있는 게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그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지 생각해 보면 답은 분명하다. 우리 스스로가 내동댕이쳐버린 존엄성을 되찾는 일은 우리 인식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대학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단체처럼 투사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대학에 가서 스스로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서 자신을 꾸미는 일'

교환 가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그들의 선언이 허투루 소비되지 않는 사회가 되는 길에 힘을 보태고 싶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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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전지나 그림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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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시청하면 빠지지 않는 부동산 소식들.

종합부동산세, 재건축, 재개발, 증여, 영끌, 신도시 등 수많은 정책들이 발표되고 세태를 분석하는 그 수많은 뉴스들 속에서 이상하게도 '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집'이 황선미 작가님 <기다리는 집>을 통해 뚜렷해집니다.

 

버드내 길 50-7번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버려진 집이

마을의 그늘이 되어 다들 외면하고

골칫거리로 변해갑니다.

예전의 추억을 간직한 채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오로지 감나무뿐입니다.

그 집에 찾아와 쓰레기를 걷어내고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하는 낯선 이를 알아본 사람은 동네 터줏대감 떡집 영감님입니다. 그의 기억 속 감나무집은 동네에서 가장 컸고, 안주인은 높은 담장처럼 꼿꼿한 이었습니다.

 

 


 

 

"그대로 그저 고마워요. 없어진 게 아니잖아요. 모든 게 너무 빨리 변해버리고, 오래된 것은 참아내지 못하는 세상에 아직 고스란히 남은 곳.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과거를 증명이라도 하듯 용케 버티어준 곳. 빈집에서 세월을 먹으며 굵어진 감나무의 밑동을 볼 때는 가슴이 뻐근해지기까지 했답니다." _ 40쪽

 

온 동네에 불이 켜지고 나서도 긴 세월 어둠에 갇혀있던 빈집에 불이 켜지는 기적 같은 순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감나무집 식구들의 세월, 소문, 동네의 쓰레기 그 모든 걸 감싸 안아주었던 감나무집이었기에 더 애틋한 마음입니다. 기다리는 이가 아니어도 찾아오는 어느 것 하나 싫다 하지 않고 말없이 품어준 감나무집은 동네의 터줏대감이네요.

 

 


 

 

말없이 기다리기만 하던 집이 반가운 이에게 손 내미는 듯한, 붙잡는 듯한 삽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집을 '집'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 되었을 때 '보금자리'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문패 하나 걸었다고 그 사람 집이 되는 게 아니라 기쁜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고된 일 세상만사가 물 흐르듯 곳곳에 흔적을 새기고 시간과 마음이 쌓여 집이 되는 거겠죠. 나의 집, 우리 집이 되는 거겠죠.

 

시간의 흐름대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감이 열리고 익어가는 감나무처럼 묵묵히 기다려준 집에 주민 모두 힘을 모아 담장을 쌓는 이상한 동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대화소리가 제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세상 끝에서 찾아온 낯선 이도 그렇게 웃을 날이 분명 있겠지요.

 

 

기다리는 집/황선미/시공사



서정적인 문체와 감각적인 그림으로 다시 만난 <기다리는 집>은 여전히 따뜻하고 이상하네요. 나중에 다시 찾아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려줄 것 같아서 든든하고 포근해집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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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백제를 캐다
여홍기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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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비성에 대한 고고학 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미처 알려지지 않았거나 숨겨져 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호미로 백제를 캐다>

 

 

이 책은 학예연구사, 정림사지 박물관장, 사직관리소장 등을 다양한 위치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연구하고 지켜온 전문가 여홍기 저자가 백제 사비성에 대한 조사, 연구, 공유 등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고 있다. 전문용어들이 많이 등장하여 일반인들보다는 고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듯하며, 사진이나 그림 등으로 부연 설명이 되어 있었다면 좀 더 집중하기가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생활의 터전인 부여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책으로, 호미로 캐낸 백제가 좀 더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백제 사비성 조사를 통해 땅속 깊이 묻혀서 우리 뇌리에서 차츰 잊혀 갔던 백제사를 다시금 세상 밖으로 꺼내놓았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책을 통해 저자는 상세히 밝히고 있다. 발굴 현장이 다 그렇겠지만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탐색조사를 하면서 찾다 보니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유물이 출토되는 경우도 있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유물들이 옮겨 다니게 되면서 유적지가 아닌 곳을 유물 출토지로 여겨 발굴조사를 벌이는 다소 황당한 상황도 연출되었다고 한다. 문화재 지정에 대한 신중함이 요구되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예로 서나성을 들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나성과 관련하여 쌓아온 연구성과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존 학설을 옹호하는 연구자와 새로운 학설을 주장하는 연구자가 경쟁식 토론까지 벌였고 서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백제 역사유적지구가 인류가 보존하여야 할 가치 있는 유산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반가운 소식이면서도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부여 관북리 유적이 유적지로 인정받는 점은 높이 사지만, 단일 유산으로 설정된 것은 아쉽다고 전한다. 아직은 전체를 아우르는 백제사 조사가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부여 지역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신도 신설 계획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어 오면서 백제 유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오히려 유적 파괴와 수탈로 이어진 아픔이 있다. 그 이후 백제 유적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 또한 한계성이 드러나 안타깝다. 그렇지만 사라진 '백제 사비'를 드러내는 작업이 진행되어 사비 왕궁터, 나성, 부소산성으로 대표되는 백제 왕실뿐만 아니라 궁남지, 구아리 우물 등 백제 백성의 생활상 또한 파악할 수 있게 된 점은 쾌거일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혔던 바와 같이 유적지를 보존하지 못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백제처럼 먼 고대뿐만 아니라 근현대사에서도 독립운동가의 흔적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해 보면 통탄스럽다. 우리 동네만 해도 계획도시로 아파트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서고 있던 중 신석기 시대 유물이 나왔다. 다행히 아파트 공사를 수정하였고 유물이 나왔던 곳은 선사유적공원으로 조성되어 역사적인 의미를 더하는 마을의 명소가 되었다. 인근 초등학생들은 그곳으로 현장학습을 가고 가을이 되면 마을축제가 벌어지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되어주고 있다. 이렇게 역사는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고 현재를 일구고 미래를 풍성하게 해준다. 그러기에 우리는 역사를 보존하고 연구하고 후손에서 전달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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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청춘
정해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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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일청춘  - 영혼 체인지

그동안 영화, 소설의 소재로 많이 활용된 만큼 정해연 작가님은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인생 이야기, 청춘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그녀의 서사는 통했다. 묵직한 주제를 황당한 설정으로 재미까지 더하면서 잘 풀어내고 있다. 

 

'기깔나게 살고 싶은' 18세 고등학생 김유식과

'청춘이 그리운' 65세 대기업 회장 주석호의 좌충우돌 영혼 체인지가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십니까? 당신의 청춘은 어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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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고등학생 유식, 65세 SH물류 회장 석호는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는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무언가 이상하다. 

죽음 앞에서 억울함을 토해냈던 청춘과 돈을 선물 받았지만, 내 인생이 아니었다. 

이렇게 뒤바뀐 운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딱 100일. 

100일의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고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과연 마지막 100일은 선물일까? 

 

앞만 보고 달려온 주석호는 자신에게 과연 청춘이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그가 기억하는 청춘은 너무나 혹독했던 삶의 기억이었기에 즐기지 못한, 누리지 못한 그 시간들이 아쉬웠다. 

그래서 남의 몸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보내는 방식대로 삶을 즐겨보기로 했다. 맘껏. 

술 먹고 엄마를 때리고 이혼했지만 궁할 때마다 찾아와 난리치는 아빠를 피해 이사하기도 여러 번. 

본인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엄마를 두고 가려니 마음이 찢어진다. 

갑자기 늙은 몸은 어쩔 수 없고 이 할바탱이의 넘치는 돈이라도 엄마한테 주고 가야겠다. 

 

이렇게 생판 남이고 목적도 다른 두 사람이 주석호 회장이 일생을 바쳐 세운 SH물류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를 봉착하자 한 팀이 되어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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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청춘/정해연/고즈넉이엔티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65세든 18세든 어떤 나이이든 원통과 한탄으로 울분을 토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100일을 선물 받는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지는 의문이다.

어떻게 살든 아쉬움은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깨달음을 얻은 주석호 회장이 내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석호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처럼 한번 놀아보지 못하고 일만 했던 삶이 억울하다 생각했지만, 

청춘을 받쳐 세우고 키워낸 회사를 유식과 함께 지켜 냄으로써 자신의 청춘을 마주하게 되었다. 

청춘은 단순히 즐기고 노는 것이 아니었다. 

닥친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 해내는 것. 그것이 주석호의 청춘이었다. 

그의 회사가 그의 청춘이었기에 청춘을 지켜낸 지금은 아쉬움이 없어졌다.

 

유식은 돈 걱정 없이 기깔나게 살아보고 싶었던 18세 청춘이었다. 

그렇게 사는 게 꿈이었건만 막상 돈보다는 가장 큰 걱정은 홀로 남겨질 엄마이고,

석호 할바탱이 대신해서 살아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성숙해지게 된다. 

안만 바라보던 시선이 밖을 살필 수 있게 되면서 확장된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할바탱이 말처럼 살고 싶어졌다.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된 석호는 남은 이들이 청춘을 살아낼 수 있도록 그만의 준비를 한다. 

어이없고 허망했던 18세 유식의 죽음을 대비하는 석호 또한 선물을 제대로 누렸다.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무미건조한 삶 대신 온기가 가득한 삶을 살 수 있었고 열심히 살아냈던 자신의 청춘을 지켜내기까지 했으니.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처럼 인생 중 생명의 기운이 요동치는 시기를 나는 어떻게 보냈던가 떠올려본다. 나름의 열정으로 불태웠던가, 세상의 눈에 끌려다녔던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던가. 빛나는 젊음이 가득 찬 기억들 속 피어오르는 아쉬움을 누르며 마음을 추스른다.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석호와 유식의 영혼 체인지. 

기적처럼 주어진 선물로 청춘의 의미를 새겨준 <백일청춘> 

지나가버린 청춘을 아쉬워하는 세대도

청춘을 보내고 있는 세대도

청춘을 보낼 세대도

함께 읽고 찬란하고 눈부신 자신만의 청춘을 만들어가고 기억하길 바란다. 

 

"어차피 우리는 죽잖아."

"난 청춘을 바친 내 인생이 억울하다고 했고, 너는 제대로 기깔나게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억울하다고 했댔지? 그 억울함을 상쇄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우리가 바뀐 거야. 말하자면 그건 선물이라고. 선물의 끝이 그런 것일 리 없어."

"이렇게 아팠어, 혼자?" 

"몸이 안 바뀌더라도, 우리 엄마의 아들로 살아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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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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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을 받고 심쿵! 이렇게 예쁜 가제본을 본 적이 없어서요.

바로  「눈아이」 , 안녕달 작가님의 그림책이랍니다.

추운 겨울날인데도 이상하게 하얗게 싸인 눈을 보면 포근한 기분에 빠져들어요.

그런 기분이 책 읽는 시간 내내 함께 하는 순수한 그림책이네요.



눈아이/안녕달/창비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인 날,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길을 뽀드득뽀드득 밟으면서 학교 가는 길.

빨간 장갑과 초록색 목도리로 몸을 감싼 채 걸어가고 있는 아이 옆에서 들려오는 뽀득뽀득 소리.

어?

잘못 봤나? 싶지만 학교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마주한 그 아이.

또다시 뽀득 뽀득.

이렇게 아이와 눈아이는 만났네요.


 


 

 

동글동글한 눈아이와 동글동글한 아이가 눈을 마주치며 말하고 웃고 노는 그 모습에 저도 동글동글해졌어요.

우아~ 우아우아~~ 우아우아우아~~~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따라 하고 있네요.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씨로 아이와 눈아이의 말을 표현해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배경그림과도 잘 어울려요. ♡


아이와 눈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이 눈처럼 쌓이면서 우정이 싹트고 그리움이 양분이 되어 드디어 반가움을 꽃피우는 순간, 저도 같이 활짝 미소 지었습니다.


 


 


편안한 색감과 부드러운 터치로 미묘한 감정들을 표현한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순수한 존재와 나누는 우정을 잘 포착해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손을 꼭 잡은 아이, 다른 친구들을 보고는 쓱 손을 빼는 아이를 보면서 건네는 눈아이의 질문에 콧날이 시큰했네요.

날씨에 따라 몸이 변하는 신기한 눈아이를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계절이 바뀌었어요.

 

찾았다!

다시금 시작된 그들만의 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쉿!

몰래 감춰두고 혼자서 보고 싶은 보물 같은 그림책이지만 좋은 건 다 같이 봐야겠죠.

안녕달 작가님의  「눈아이」


호~ 서로의 온기가 그리운 계절에 만나는 신비로운 친구, 눈아이를 통해 마음에 따스한 기운을 채우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올겨울에는 아이와 같이 눈사람과 눈빵까지 맛있게 만들어야겠어요. :D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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