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 조선 7인방이 고백한 교과서 밖 ‘찐’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문부일 지음 / 다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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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 조선 7인방이 고백한 교과서 밖 '찐' 역사

 

 

 


새로운 형식의 역사책이 나왔네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유튜브로 방영되는 역사 인터뷰 형식으로 조선시대 7인방을 숨겨진 면면을 속속들이 파헤칩니다.

서간체의 역사책도 오~ 흥미로웠는데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니 인물들이 더 친근하게 생각됩니다.

그리고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심상치 않습니다. 그동안 위인전에서 업적에 치중해 묘사된 인물이 아니라, 우리네 보통 사람처럼 느끼고 행동하고 시련을 당하는 '찐' 면모를 공개하는 친밀한 인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위인으로 존경받는 인물의 평범한 면모를 알게 되면서 그분의 업적이 새삼 대단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짧은 분량이지만 인물에 대한 호기심에 더 확장된 독서로 연결될 것입니다. 

 

 


 


 

 


책에서 소개된 조선 7인방 중 <김금원> 인물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1817년(순조 17)~ 문인



김금원은 신분제와 유교 사상으로 많은 제약이 있었던 조선 시대 14살의 나이에 남장을 하고 전국을 누비며 여행을 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15살이 되면 성인으로 인정받습니다.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김금원은 성인이 되면 기생이 되어야 했기에 14살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에 여성이 여행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벌받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남장을 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치안 때문일 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저로서는 충격이었습니다. 지금도 14살 청소년이 혼자서 전국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면 어느 부모가 선뜻 허락해 줄 수 있을까요? 김금원 그리고 김금원 부모님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목숨을 건 도전이었던 거죠.

 

"지나간 일도 스쳐 지나가면 눈 깜짝할 사이의 한바탕 꿈이니, 글로 전하지 않으면 누가 김금원을 기억하겠는가."

- 《호동서락기》 中



인터뷰 내용을 보면 김금원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데 몰락한 양반인 아버지, 기생 출신인 어머니로 신분적인 제약이 있지만 책 읽기와 글쓰기를 장려한 가정환경에 의해 김금원은 어릴 때부터 유교 경전에서부터 소설까지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 신분제가 흔들리고 상공업이 발달하는 등 시대적 배경으로 새로운 세상을 갈구하는 소설들이 등장하고, 그 소설 속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을 흠모하여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 최초 여성 성리학자인 임윤지당 선생님의 삶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성별을 떠나 신분을 떠나 누구나 도전하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금원이 기생이라는 굴레에 갇혔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성장 과정에 있을 것입니다.



김금원은 최초 여성 문학 모임이라 할 수 있는 '삼호정시사'를 열어 연대하며 교류하였습니다. 이는 신분제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김금원이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 기록이 없습니다. 양반집에 첩으로 들어가 남편이 죽자 그 집을 떠나야 했기에 그 이후 기록이 남지 않은 것입니다. 그 시대 기생 출신의 첩이 맞이하는 결말인 거죠.



김금원, 이 문인의 삶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그 시대를 파악할 수 있고, 시대적 한계와 모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를 딛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최선의 삶을 살아간 인물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은 몇 가지 특성이 있네요.

-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 인물별 주제를 잡아 대화를 주고받는다.

- 그 주제에 관련된 시대적 배경을 알려준다.

- <Q&A: 그것에 답해 드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질의응답을 통해 현실적인 대안과 상담을 해준다.

- <역사 돋보기>를 통해 인물별로 관련된 생각거리를 제시한다.

- <역사 인물 탐구 노트>를 통해 인물별로 알려 준 것을 정리할 수 있다.






조선 7인방을 통해 다양한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글쓰기의 중요성이 기억에 남네요. 우리 후세가 이렇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이유도 기록으로 남아있으니 가능한 것이죠. 일기, 에세이, 소설, 시 등 다양한 글로 남겨진 기록들이 모여 역사가 됩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객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사색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역사책에 물린 이들에게 '역사를 이렇게 접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색다른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역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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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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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으로 시작된 산업혁명,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1~3차 산업혁명 때와는 다르게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이 혁신기술은 인간의 사고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SF 단골 소재였던 인간과 기계의 대결, 이를 우려했던 기계의 인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기계가 등장한 이 시대, 우리 인간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책이 있습니다.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인간과 기계의 대결, 경쟁은 증기기관의 등장과 함께 지속된 숙명이자 과제입니다.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인공지능의 등장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1부. 역사 속 인간과 기계의 끝없는 대결을 분석해 절망적이지 않은 미래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부. 직종별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3부. 진검승부를 통해 미래시대에 갖춰야 할 자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한 책들은 많지만,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직종을 살펴보고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제안하는 책은 흔치않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견제합니다. 생각하는 기계는 매우 수준 높은 기계일지라도 인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고 인간의 고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기계의 인간화' 현상을 과거 '인간의 기계화' 현상과 대조하여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기계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덕분에 우리는 어디서든 빠른 업무 처리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편리함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은 불편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프랑스 경우 근로자 1/3이 퇴근 후에도 업무와 관련된 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이용하며, 60% 이상의 근로자가 '업무시간 이후 일하지 않을 권리'가 법제화되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근로자들이 몸은 업무장소를 떠나도 일에서 해방되지는 못한다. 이메일이란 쇠사슬에 묶인 개와 비슷하다.

프랑스 사회운동가 부누아



이에 프랑스에서는 2017년 1월 1일부터 근로자가 퇴근 후 업무 관련된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이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새로 규정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과거 근로자들이 생산성을 위해 기계에 묶여 기계의 부속품처럼 일하던 시절과 다름이 없습니다. 오로지 생산성에 치중한 테일러 주의나 포드주의에 의해 인간의 기계화, 로봇화가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컨베이어 벨트의 공장 시스템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입니다.

현대사회를 지칭하는 용어 중 '맥도날드화'가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로 효율성, 측정 가능성, 예측 가능성, 통제성을 주된 요소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업 조직, 공장 자동화 라인, 물류 배송 벨트, 쇼핑센터, 고객 콜센터 등이 그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현대사회가 효율성, 표준화를 통해 최적의 생산을 추구하지만, 인간의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의 도구화, 인간의 기계화가 이뤄지는 적나라한 과정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기계화는 생산성과 능률 향상이라는 명목하에 현대사회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_사회학자 조지 리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위와 같이 현대사회는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두려운가요? 생각하는 기계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우리 인간이 더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자는 다행히 기술의 발달이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에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여러 학자들은 기계의 발달이 인간을 대체할 수준이나 강력한 인공지능 단계까지 발달하기는 힘들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는 어렵다.

로봇 공학자 한스 모라벡 '모라벡의 역설'



우리가 혁신기술의 발전,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은 일자리 문제에서 옵니다. 로봇, 인공지능, 정보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사라지지만, 새로운 기술로 인해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일시적 실업은 늘었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일자리 수도 늘어나고 근로자의 임금 수준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일자리가 변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직무의 변화가 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관건이 됩니다.

인간은 문화가 형성된 초기부터 이미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호기심, 두려움, 행복 추구라는 근본적인 동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있는 미래가 비록 낯설고 두렵더라도 가야 할 길,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마땅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자는 영업 서비스직, 현장 제조업, 연구 개발직, 관리 사무직 4종을 위한 미래 능력 개발 행동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행동 가이드와 적절한 설명으로 구성된 2부는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게리 해멀 교수와 미시간경영대학원 C.K. 프라할라드 교수가 공저한 《미래를 위한 경쟁》에 나오는 원숭이 실험(163,4쪽 참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집단 내 관습이나 문화에 젖어 이유도 모른 채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행동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원숭이 대신 인간을 대입하여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애니멀 라보란스가 될 것인지 호모 파베르가 될 것인지를 말이죠.

매일 고된 일을 되풀이해야 하는 인간, 즉 일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인 애니멀 라보란스가 되어 '어떻게'만 외칠 것인지, 판단력을 가지고 노동하는 인간, 일을 진행할 때 '왜?'라고 묻고 최상의 결과를 낼 것인지.

무언가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와 환경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호모 파베르가 되기 위해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기계는 인간을 보조하는 도구이며, 인간은 이를 활용하여 행복한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기계와 구별되는 능력은 창의력, 통찰력, 논리력을 기반으로 하는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합니다. 대화와 사색, 독서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력을 키우는 노력이 생각하는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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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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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넘기며 '탁' 소리와 함께 책을 내려놓았다. 로버트 판타노를 떨쳐내고 싶은데 들러붙어 마음이 먹먹하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로버트 판타노 지음/노지양 옮김/자음과모음


죽음을 선고받은 작가의 마지막 에세이를 호기롭게 읽기 시작했고 초반에는 염세적인 문체에 담담히 읽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 들어설 때쯤 무너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면서도 무너진 그를, 자아와 분리된 그를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 끝까지 삶과 죽음에 대해, 자신에 대해 통찰하려는 의지를 놓지 않는 그에게 부러움 마저 느낀다. 비관적이고 이성적인 글 너머 삶의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가득하다.


212쪽


한 사람의 죽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은 생각보다 힘겨웠다. 그가 서술하는 문장과 문장 사이 뿌리내린 이미지들이 반증과 역설이 넘쳐나는 그 이야기들 속에서 피어나 나를 흔들어놓았다. 그가 그토록 찾고자 하는 자아, 삶, 죽음에 대한 해답은 찾아 헤맬 때는 결코 찾을 수 없고 해답 찾기를 멈추었을 때 비로소 찾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깨달음을 말하고 있다.



죽음을 선고받고 오히려 죽음에 대한 생각과 일종의 평화를 이루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

평생 동안 누가 언제 어떻게 날 때릴지 몰라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한 방 먹은 것이다.(15쪽)

아프지만 그 현실을 받아들인다. 인생이 짧게 끝났는지 아닌지는 수명이 아닌 길고 풍요로운 삶이 무엇으로 구성되는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고난과 환멸로 가득한 100년과 환희와 영광으로 채워진 15년으로 비교해 15년을 선택한다고 말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기대보다 짧은 삶이나 기대보다 길지만 고통스럽고 처참한 삶은 똑같이 슬프다.



죽음을 앞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연장하려는 그를 보면서 삶에 대한 의미와 자세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연장하려는 삶의 시간을 고독에, 자신에게 집중한다. 본시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는 이가 아니었고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보여주는 가족, 친척, 지인들의 일련의 말과 행동들이 그에게는 무의미했다. 자기 자신만의 시간으로 침착하여 삶을 죽음을 우주를 사색하기를 원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런 고통의 시간 끝에 순전히 그의 의지로 완성되어 우리를 찾아왔다. 천천히 한자 한자 읽다 보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순수한 삶을 느끼게 된다.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게 아닌 자신에게 정직한 삶,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 그래서 자기답게 사는 삶을 갈구하고 있다.

참 어렵다. 하루에도 수십 번 넘는 선택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진실되게 살아갈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하지만 그 삶을 생각하는 이와 무시하거나 깨닫지 못하는 이의 하루는 무척 다를 것이다.

청초하면서도 삶의 온기가 머무르는 표지처럼 그의 에세이는 삶을 감싸는 온기가 있다.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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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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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다소 과격하고 생경한 느낌의 이 제목은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조선인이 소동을 틈타 우물에 독을 풀었다'와 같은 유언비어를 정말로 믿은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급조하여, 죽창과 곤봉, 단도 등 흉기를 들고, 그전까지 이웃에서 함께 생활하던 재일 조선인을 차례차례 학살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보금자리가 망가지고 가족들이 죽고 다치는 참사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독같이 퍼진 유언비어에 아무런 의심이나 의문 없이 가차 없이 이웃이었던 재일 조선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버린 비극을 떠올려보면 그 비참함에 온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 비난, 거짓 뉴스들은 처음에는 '그런가? 에이, 그럴 리가?' 하는 의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너무 자주 집요하게 접하다 보면 어느새 '그럴 수도 있지. 그럴 거야.'가 되다가 '그랬지. 정말 그랬어.' 확신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 깊게 사고하지 않고 자꾸 노출되다 보면 어느새 기억에 남아 사실처럼 느껴지게 되죠. 이렇게 유언비어, 거짓 뉴스 등은 부정적인 영향력을 키우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까지 연출하게 됩니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 소설은 21세기 근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혐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느끼는 분노와 슬픔, 절망을 담고 있습니다. 재일 한국인 3세 이용덕 저자는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한'의 실태를 보면서 그 실체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나에게 재일 한국인은 일본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모호한 존재입니다. 한국인을 부모로 두어서 한국 문화를 알게 모르게 접했을지 모르지만 삶의 기반은 일본이기에 일본 문화와 사고방식이 익숙한 지라 정체성을 확립하기 힘들었으리라 싶지만, 이 또한 나의 생각일 뿐입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재일 한국인들도 한국을 '모국'이라 생각하는 이, 일본을 '모국'이라 생각하는 이가 등장하듯이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일 한국인이기에 그들이 처한 현실은 내가 겪는 것 같은 아픔과 고통을 주었습니다. 아니 소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는 혐오, 증오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과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유난히 혐오 뉴스가 많이 접합니다. 그리고 혐오 범죄의 대상은 주로 약자입니다. 노인, 흑인, 아시아인, 여자들이죠. 이 소설에서도 '김마야'라는 재일 한국인이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사건들이 전개됩니다. '혐한'을 정치적으로 주도하는 당과 착착 진행되는 불합리한 입법 등 사회, 경제 압박뿐만 아니라 문학, SNS 등 일상에서 가해지는 폭력들은 재일 한국인들을 끝도 없는 벼랑으로 몰아갑니다.


살아남고자 버텨내고자 재일 한국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박이화의 '청년회' 활동은 '귀국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 이 또한 주도권을 뺏기고 한국에서의 생활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가시와기 다이치는 '혐한'의 세계를 좋은 세계로 만드는 것, 차별을 멈추는 것을 목적으로 새로운 계획을 짜게 됩니다. 그를 위해 차근차근 사람들을 모집합니다. 폭력으로 대응하던 재일 한국인 윤신, 혐오 범죄의 피해자 '김마야'의 오빠 김태수, 청년회 동료였던 48전 전패의 양선명 그리고 극우보수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슬픈 청년 기지마 나리토시 이렇게 5명, 아니 그의 부인 가시와기 아오이까지 총 6명이 그 혼신의 반격 주인공들입니다. (그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은 책을 통해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다이치와 동료들이 벌이는 그 끔찍한 계획은 그들의 바람대로 세상을 좋게 만들 수 있을까요? 혐오가 끔찍하다고 이를 끝내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위해 선택한 이들의 계획에 저는 결코 찬성할 수 없지만 그런 극단적인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든 혐오의 세계를 직시해야 할 이유는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이 실행된 이후 사회가 변하는 흐름 역시 희망, 난관론 일색이 아닌 점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 고려해야겠습니다.

 

좋은 세계를 향한 김마야의 의지와 노력은 사후 오빠 김태수에 의해 온라인으로 퍼져나갑니다. 가족인 오빠에게도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었던 그녀이지만 자연스럽게 서서히 좋은 세계를 향한 활동을 지속해나갔습니다. 비건을 시작하고 오빠한테 고기 먹지 않은 날을 권하고, 위안부 문제에서 페미니즘으로 의식을 확대하고,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차별이 없고 불의가 없는 좋은 세계를 향한 그녀의 결의가 혐오 범죄의 대상에 부합하는 최악의 요소로 치부되는 흐름은 끔찍하고 잔인하기 그지없습니다.

"한국말을 사용하기에 겁을 주려 했을 뿐이었다."라고 진술한 범인들은 그녀를 그녀의 집에서 잔인하게 겁탈하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김마야에 대한 반응들은 2차 가해를 넘어 그녀를 산산조각 내는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일본인들의 반응은 아닐 테고, 이웃집에 사는 일곱 살 유 군의 편지 에피소드는 깜깜하고 막막한 공간에 살살 불어오는 한줌 생명의 바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인간적인 교류가 절실합니다.

 

일본의 혐한을 배경으로 펼쳐진 소설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혐오 뉴스를 쉽게 접하는 요즘, 우리 현대인들 모두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디스토피아 세상이 아닌 상식이 통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누구에게나 보장될 수 있도록 힘쓰는 세계를 그려봅니다.


소설의 마지막이 결코 희망적이지 않아 시사하는 점이 크고, 혐오가 불러올 수 있는 세계를 피하지 않고 바로 보는 기회를 제공한 이 소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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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자의 질문 -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우치다 마사토시 지음, 한승동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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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자의 질문/우치다 마사토시 지음/한승동 옮김/한겨레출판



1945년 8월 15일은 우리나라의 광복일이자 일본의 패전일입니다.

그로부터 76년이 지난 오늘까지 한일의 역사인식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평행선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줄여야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일 양국에게 남은 과제, 식민 지배와 강제징용으로 얼룩진 과거청산 문제를

당사자인 강제징용자분들이 생존해 계실 때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좋기 때문입니다.




2019년 일본은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나라 또한 일본에 결코 우호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일본 변호사가 한국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날카롭게 제시한 <강제징용자의 질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일본인인 우치다 마사토시가 일본 정부가 소송 기각 근거로 주장하는 한일 청구권 협정의 오류를 낱낱이 파헤친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변호인으로서 '중국인 강제 동원 피해와 배상 문제'를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이 조약의 오류를 찾고 해법을 제시해 주었다는 책 소개에 강제징용에 대한 역사적 지식은 얕고 감정적인 반응이 우선이던 저는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부끄러움을 품고 우치다 변호사가 들려주는 강제징용 문제에 귀 기울였습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식민 지배에 대한 인식이 달랐습니다. 한국이 요구하는 식민 지배에 대한 배상 청구를 일본은 식민 지배는 '합법'이라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인식 공유가 부족한 상태에서 미국의 개입으로 맺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청구권 협정은 그 한계가 명확하고 여러 상황들이 변하여 수정·보완이 요구되는 조약입니다.



저자인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는 '중국인 강제 동원 피해와 배상 문제'를 처리한 일련의 과정을 정리해 줍니다. 중국인 강제 동원 피해 역시 1972년 일중 공동성명으로 국가의 외교보호권은 포기되었으나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원칙 아래 당사자들 간의 화해를 재판부에서 권고하였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권고와 부언을 통해 당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나오카 화해(가시마 건설), 니시마쓰 건설 화해, 미쓰비시 머티리얼 화해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도 이 결과에 주목해서 실현 가능한 차선책을 이룰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가야 할 듯합니다. 일본 정부가 독일처럼 과거 식민 지배와 강제징용 등 전범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와 배상을 하고,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교육을 실시하는, 확실한 해법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강제징용의 경우 불법적인 노예노동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인 강제징용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지만, 기간과 수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인 강제 연행·강제노동은 1944년 9월부터 1945년 8월까지 약 1년간 발생한 피해자 수가 약 4만 명입니다. 한국인의 경우는 기간도 길고 피해자 수도 20여만 명에서 수십만 명으로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한일기본조약과 일중 공동성명 또한 일본의 역사인식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인 강제징용 문제 해결까지는 더 많은 산들을 넘어야 할 것 같네요.

전후보상 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3가지 원칙이 필수적입니다.

① 가해 사실 및 그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다.

② 사죄의 증거로 경제적인 수당을 준다.

③ 추도 사업을 하고, 동시에 미래의 교훈을 위해 역사교육을 실시한다.

중국인 강제징용 소송 관련하여

하나오카 화해(가시마 건설) - 히로시마 야스노 화해(니시마쓰 건설) - 미쓰바시 머티리얼 화해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다보면 위 3가지 기본원칙을 이뤄내기 위한 노력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재판소가 노력해서 이뤄낸 하나오카 화해,

최고재판소 판결의 부언에 기초하여 피해자와 가해자 양 당사자들이 자발적인 교섭을 통해

화해의 내용을 정리하고, 그것을 가해자인 니시마쓰 건설이 신청인이 돼 재판소로 가져간 야스노 화해,

당사자들 간의 자발적인 교섭을 통해 화해의 내용을 정리하고,

회사 책임자가 베이징으로 가서 직접 수난자들에게 사죄하여 성사한 미쓰바시 머티리얼 화해. 』


점진적인 변화로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달라져 서로 양보해서 싸움을 그만하는 1차원적인 화해에서 상호 의사가 누그러지며 격의 없이 어우러지는 진정한 화해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오다테 시 주최로 매년 시행되는 추도식, 그리고 그 추도식에 참석한 중국에서 온 생존자·유족 또 퇴임한 재판관, 직접 찾아뵙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회사관계자. 이렇게 이어지는 교류로 하나둘 신뢰가 쌓여 양국 관계의 개선과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아쉬운 점은 이런 화해의 장에 강제 연행·강제노동의 당사자인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인 강제징용 문제에서는 개인의 청구로 보지 않고, 일본에 대한 도발로, 조약을 어기는 행위로 간주하여 기업의 자발적인 행동을 가로막고 사태를 더욱 곤란한 상태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이 정치적인 이유로 과거를 직시하지 못하고 권력의 기반으로 사용하는 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는 흔들리지 않고 강한 의지로 식민지배·강제징용 등 과거청산 및 경제 회복에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자 우치다 변호사가 제시한 당사자들 간 개인적인 교섭을 통한 화해와 독일형 기금(기억·책임·미래) 창설로 한국인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미 기금 마련 형식의 제안을 일본 정부에 한차례 했다가 거부당했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납득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조약·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시킬 수 있는가? 강제징용 관련 소송들이 패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책에서는 1) 법률의 벽 2) 조약의 벽으로 설명하고 있네요.

전쟁 전 일본의 헌법에는 국가배상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조항이 없기 때문에 국가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더라도 국가에 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습니다. '국가무답책'으로 국가 및 공공단체는 악을 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있는 것으로 몹시 난폭한 생각입니다. 국가무답책 때문에 국가가 일으키는 가장 큰 불법행위인 전쟁과 관련된 불법행위의 배상을 국가에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또 민법에는 '시효', '제척기간'이 있는데 기간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그렇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역사 문제 해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독일의 경우 전쟁범죄의 시효가 전면 폐지돼 전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치 전쟁범죄 추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사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 자세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조약의 벽은 한일 청구권 협정처럼 정한 것 이외의 배상청구권은 협정에 근거하여 포기되었으므로 해결이 끝났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책에서도 서술된 것처럼 조약과 법률이 어떠하든, 피해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그것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피해자에 대한 뭔가의 '조치'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웃나라 일본에 우익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시선으로 전후 배상 문제를 바라보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또 우리나라에도 일본 우익 못지않은 태도를 가진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씁쓸해집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피해자분들이 생존해 계시는 지금, 일본과의 진실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역사적 책임, 도의적 책임, 법적 책임 구분 짓지 말고, 잘못을 바로 잡는 데 필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어느 위안부 할머니 말씀처럼 기회가 있는 지금, 일본이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실현가능한 해결책으로 출발하여 한일 모두 과거를 청산하고 서로에게 미래의 협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건강한 교류를 이웃나라가 되는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강제징용자의 질문 -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답이 보입니다.


⊙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되, 가해국가 국민이 피해자의 입장을 우선 고려하여 역사에 유린당해온 사람들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과제를 환기시키는 책, 잘 읽었습니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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