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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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으로 시작된 산업혁명,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1~3차 산업혁명 때와는 다르게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이 혁신기술은 인간의 사고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SF 단골 소재였던 인간과 기계의 대결, 이를 우려했던 기계의 인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기계가 등장한 이 시대, 우리 인간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책이 있습니다.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인간과 기계의 대결, 경쟁은 증기기관의 등장과 함께 지속된 숙명이자 과제입니다.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인공지능의 등장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1부. 역사 속 인간과 기계의 끝없는 대결을 분석해 절망적이지 않은 미래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부. 직종별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3부. 진검승부를 통해 미래시대에 갖춰야 할 자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한 책들은 많지만,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직종을 살펴보고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제안하는 책은 흔치않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견제합니다. 생각하는 기계는 매우 수준 높은 기계일지라도 인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고 인간의 고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기계의 인간화' 현상을 과거 '인간의 기계화' 현상과 대조하여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기계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덕분에 우리는 어디서든 빠른 업무 처리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편리함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은 불편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프랑스 경우 근로자 1/3이 퇴근 후에도 업무와 관련된 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이용하며, 60% 이상의 근로자가 '업무시간 이후 일하지 않을 권리'가 법제화되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근로자들이 몸은 업무장소를 떠나도 일에서 해방되지는 못한다. 이메일이란 쇠사슬에 묶인 개와 비슷하다.

프랑스 사회운동가 부누아



이에 프랑스에서는 2017년 1월 1일부터 근로자가 퇴근 후 업무 관련된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이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새로 규정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과거 근로자들이 생산성을 위해 기계에 묶여 기계의 부속품처럼 일하던 시절과 다름이 없습니다. 오로지 생산성에 치중한 테일러 주의나 포드주의에 의해 인간의 기계화, 로봇화가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컨베이어 벨트의 공장 시스템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입니다.

현대사회를 지칭하는 용어 중 '맥도날드화'가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로 효율성, 측정 가능성, 예측 가능성, 통제성을 주된 요소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업 조직, 공장 자동화 라인, 물류 배송 벨트, 쇼핑센터, 고객 콜센터 등이 그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현대사회가 효율성, 표준화를 통해 최적의 생산을 추구하지만, 인간의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의 도구화, 인간의 기계화가 이뤄지는 적나라한 과정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기계화는 생산성과 능률 향상이라는 명목하에 현대사회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_사회학자 조지 리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위와 같이 현대사회는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두려운가요? 생각하는 기계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우리 인간이 더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자는 다행히 기술의 발달이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에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여러 학자들은 기계의 발달이 인간을 대체할 수준이나 강력한 인공지능 단계까지 발달하기는 힘들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어려운 일이 로봇에게는 쉽고,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는 어렵다.

로봇 공학자 한스 모라벡 '모라벡의 역설'



우리가 혁신기술의 발전,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은 일자리 문제에서 옵니다. 로봇, 인공지능, 정보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사라지지만, 새로운 기술로 인해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일시적 실업은 늘었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일자리 수도 늘어나고 근로자의 임금 수준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일자리가 변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직무의 변화가 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관건이 됩니다.

인간은 문화가 형성된 초기부터 이미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호기심, 두려움, 행복 추구라는 근본적인 동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있는 미래가 비록 낯설고 두렵더라도 가야 할 길,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마땅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자는 영업 서비스직, 현장 제조업, 연구 개발직, 관리 사무직 4종을 위한 미래 능력 개발 행동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행동 가이드와 적절한 설명으로 구성된 2부는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게리 해멀 교수와 미시간경영대학원 C.K. 프라할라드 교수가 공저한 《미래를 위한 경쟁》에 나오는 원숭이 실험(163,4쪽 참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집단 내 관습이나 문화에 젖어 이유도 모른 채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행동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원숭이 대신 인간을 대입하여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애니멀 라보란스가 될 것인지 호모 파베르가 될 것인지를 말이죠.

매일 고된 일을 되풀이해야 하는 인간, 즉 일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인 애니멀 라보란스가 되어 '어떻게'만 외칠 것인지, 판단력을 가지고 노동하는 인간, 일을 진행할 때 '왜?'라고 묻고 최상의 결과를 낼 것인지.

무언가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와 환경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호모 파베르가 되기 위해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기계는 인간을 보조하는 도구이며, 인간은 이를 활용하여 행복한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기계와 구별되는 능력은 창의력, 통찰력, 논리력을 기반으로 하는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합니다. 대화와 사색, 독서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력을 키우는 노력이 생각하는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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