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마스터 1 - 드래곤 스톤의 선택 드래곤 마스터 1
트레이시 웨스트 지음, 그래엄 하웰스 그림, 윤영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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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마스터는 네가 선택하는 게 아냐.

너의 드래곤이 널 선택할 거야!"

 

 

드래곤 마스터 - 1. 드래곤 스톤의 선택/ 트레이시 웨스트 글/

그래엄 하웰스 그림/ 다산어린이


 


어린이 독자에게 짜릿한 모험을 선사할  【드래곤 마스터】 시리즈 첫 권을 만났다.

드래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강인한 힘과 놀라운 능력을 지닌 존재로 경외의 대상이다. 하지만  【드래곤 마스터】  시리즈에서 드래곤은 놀라운 능력으로 미지의 세계를 어린이와 함께 여행하며 성장하는 친구이자 동료이다. 드래곤과 함께 하는 어린이들은 드래곤 심장을 가진 여덟 살 정도의 아이들로, 드래곤 스톤이 알려주어 용감한 롤랜드 왕의 드래곤 마스터가 되었다.

 

 

 

 

시리즈는 영문도 모른 채 성으로 가게 된 드레이크 드래곤 마스터와 드래곤 웜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이미 성 안에는 다른 드래곤과 드래곤 마스터가 여럿 있는 상황에 새로 합류한 드레이크와 웜은 당황스럽고 곤혹스럽기만 하다. 불을 내뿜는 벌컨, 물을 내뿜는 슈, 빛을 내뿜는 케프리. 다른 드래곤들은 이미 드래곤 마스터와 친해져 제각각 능력을 갈고닦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드래곤 마스터가 된 드레이크나 억지로 잡혀온 웜은 아무런 능력을 선보이지 못하는데……

 

 

 


드레이크는 가족들과 양파 농사를 짓던 아이였다.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쓸 줄은 몰라 로리에게 비웃음을 산다. 멋진 외양을 지닌 다른 드래곤과는 달리 드레이크의 드래곤 웜은 이름처럼 큰 지렁이같이 생겨서 놀림당한다. 하지만 드레이크는 웜을 정성껏 손질해 주고 쓰다듬어주면서 친밀감을 쌓는다. 웜도 드레이크에게 마음을 여는 게 보인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다음에 벌어질 커다란 위험의 전조가 보였다. 보잘것없어 보였던 웜의 놀라운 능력이 드러나고, 드레이크가 웜과 깊은 교감을 하게 되면서 드래곤 마스터로서 각성하게 된다.

 

 

평범한 농부 아이가 드래곤과 함께 훈련하고 능력을 키우는 드래곤 마스터가 되는 판타지 세상이 펼쳐진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우러러보았던 롤랜드 왕을 다시 보게 되고, 글씨도 배우고, 위험천만하지만 웜과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이제 막 드래곤 마스터로서 한걸음 내디뎠을 뿐인 드레이크 앞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미국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읽기 독립용으로 추천하는 책!

 【드래곤 마스터】 그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모험이 이제 시작되었다. 제대로 즐겨보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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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월리엄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박정화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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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영국 런던 한복판으로 소환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1940년 12월 추운 겨울날, 런던 동물원에서 벌어진 고릴라 구출 대작전이 나치의 테러에서 영국을 구해내는 작전으로 변경되는 여정을 상상력과 재기 넘치는 유머로 담아낸 책입니다.

 

장장 580페이지에 걸친 대장정이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펜 끝에서 기발하고 환상적인 대모험으로 피어나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습니다. 언제 다 읽지?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어, 벌써 끝났네!라고 아쉬워질 지경입니다. 그만큼 캐릭터와 에피소드, 배경이 잘 어우러졌다는 반증이겠죠.

 

 

 

 

 

열한 살 고아 소년 '에릭'과 런던 동물원 고릴라 '거트루드'는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에릭은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어 엄격한 할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유난히 돌출된 귀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에릭은 고릴라 거트루드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런던 동물원 사육사인 시드 삼촌 덕분에 무료 관람을 할 수 있답니다. 시드 삼촌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시 두 다리를 잃고 양철 다리로 걸어 다닙니다.

쨍그랑! 철커덕! 철컥!

 

 

 

"비록 전쟁이 계속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계속 웃고 또 웃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우겠니?"

- 시드 삼촌

 

 

 

매일 밤 공습경보가 울리고 하늘에서는 나치 비행기가 폭탄을 여기저기 떨어뜨리는 아수라장에서 고릴라 거트루드는 탈출을 감행해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에릭과 시드 삼촌은  '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를 계획합니다. 런던 동물원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난관입니다. 과연 에릭과 시드 삼촌은 어떤 기발한 계획으로 거트루드를 구출할 수 있을까요?

 

 

 

"동물들은 모두 그 나름대로 아름다웠다."

 

 

 

 

이 이야기 속 캐릭터들은 독특하고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신체적인 특징이 뚜렷하고 설정도 과장되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에릭과 시드 삼촌을 괴롭히는 캐릭터들 대부분이 권위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쟁 중 파괴되어가는 인간성과 인권, 개인의 자유 등을 런던 동물원 관계자와 경찰, 공습 감시원의 강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하면 떠오르는 무시무시한 존재인 '나치'도 등장하여 극의 긴장감이 한껏 고조시킵니다. 또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가 격렬해집니다. 거트루드를 구출해 도망치는 과정에서도, 전쟁 중이라 나치와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아찔한 순간들이 많이 등장하여 숨죽이게 합니다.

에릭 vs 동물원 관계자, 에릭 vs 나치 구도를 살펴보면 모든 부분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에릭과 시드 삼촌, 거트루드는 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를 해결합니다. 팡팡!!! 터지는 상상력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영웅들은 이런 위태로운 위기 상황에서도 절대로!!! 유머를 잃지 않는답니다. 웨딩드레스, 결혼할 때만 입나요? 아니죠. 고릴라를 변장시켜야 할 때도 안성맞춤입니다. '간질간질'이 이렇게 강력한 무기가 될 줄 어느 누가 알았겠어요? 이야기꾼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재기 넘치는 센스와 함께 내용 전달에 진심인 그림과 의성어, 의태어 대잔치 또한 읽는 재미를 키우는 요소입니다.

 

 

 


 

 

소심한 에릭, 두 다리가 없는 시드 삼촌, 고릴라 거트루드는 이 책에서 임무를 완벽히 완수하였습니다. 하지만 '암호명 바나나' 작전은 일급비밀로 철저히 감춰져 있다가 이제서야 공개가 되었답니다. 이 따끈따끈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한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나치의 끔찍한 음모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보여준 에릭과 시드 삼촌을 그리고 거트루드를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특히 장애를 안고 태어나거나 장애를 얻은 동물들을 돌봐온 시드 삼촌은 대단합니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진정한 사랑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에릭과 시드 삼촌, 베시를 보면서 찡한 감동에 빠져보세요. 사랑스러운 거트루드를 빼놓을 순 없겠죠. 행동 하나하나가 매력 발산이니 놓치지 마세요.

 

삶, 사랑, 웃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유쾌하게 전해주는

강하고 위대한 영웅들의 폭소 만발 대모험이 가득한

 '고릴라 구출 대작전 암호명 바나나'

얼른 펼쳐보세요. 모험과 웃음을 넘어 감동까지 책임집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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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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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제목 아래 아이가 타고 있는 빨간 유모차를 미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그려진 파란 표지의 책, 바로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이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인플루엔셜




 

이 책을 펼치면 미국을 사로잡은 어쩌다 킬러 '핀레이 도너번'을 만날 수 있다. 휘몰아치는 사건사고들 속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핀레이는 빛이 난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게 사람이라더니, 핀레이의 외양을 보고도 절실함에 철석같이 그녀를 킬러로 믿어버린 한 여인이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생명을 얻었다.

 

 


 

엘 코시마노 작가가 넘치는 생명력을 부여한 '핀레이 도너번' 이야기는 위험천만한 의뢰와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는 싱글맘의 우여곡절 육아와 더불어 다른 매력의 남자들과의 썸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독자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제각각 다른 방향인 것 같지만 결국에는 한 방향으로 인도하고 핀레이는 선택하게 된다. 그 여정을 함께 하는 동료이자 핀레이의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베이비시터인 베로는 친절하고 똑똑하며 바르지만 현실적이다. 베로 때문에 상황이 꼬이게 되지만, 베로 덕분에 핀레이의 삶이 안정적인 궤도에 이르게 되니 둘은 찰떡궁합이다. 두 여성 캐릭터의 케미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작가로서의 핀레이와 엄마로서의 핀레이 그리고 킬러로서의 핀레이, 핀레이는 한 사람이지만 각 역할에 맞는 옷을 입고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바람을 피운 남편과 이혼 후 두 자녀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경제적 위기로 전남편에게 약점을 잡힌 위기의 싱글맘이 작가로서 당당하고 멋지게 자립하는 과정이 짜릿하고 유쾌하다. 등장인물 간 얽히고설키는 인과관계가 잘 짜여 극 구성을 탄탄하게 해주고 있다.

 

로맨스 소설을 쓰는 핀레이에게 갑자기 살인 의뢰가 들어온다? 그리고 만족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는 흐름 속에서 우리도 핀레이처럼 헷갈리게 된다. 핀레이는 소설가인가? 킬러인가? 아니면 탐정인가?

매력 넘치는 핀레이가 의뢰받은 남편을 조사하기 위해 접근하는 장면에서는 심장이 한껏 오므라들고, 줄리언과 닉과의 은근한 밀고 당기기에는 잊어버렸던 연애 세포를 되살리게 되니 때로는 긴장감 넘치게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유쾌 통쾌하게 즐기는 게 우리 독자의 몫이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가슴을 쓸어내리다가도 줄리언과 핀레이의 데이트 장면에서는 덩달아 설렌다. 거기에 귀여운 재크와 당돌한 딜리아 그리고 든든한 베로까지 함께 하는 이 순간 행복하기 그지없는 작가 핀레이 도너번이다. 자신이 겪은 기상천외한 살인사건을 소설로 써 작가로서 인정받은 그가 두 번째 책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곧 핀레이 도너번의 두 번째 모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쁜 남편을 사라지게 한 마법을 부린 이번 작품처럼 아찔하면서도 반전이 있는, 사랑스러운 소설일 거라 믿는다.

 

우선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로맨스 미스터리를 즐기는 일부터 시작해 보길 바란다. 작가가 보여준 패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를 하면서 읽기를 추천한다. 어느새 흠뻑 빠져들어 핀레이를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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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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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소설집/ 한겨레출판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한 시간이었다.

동년배 작가가 시대의 비극을 노래한 단편선은 큰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쳤다. 무난한 하루를 보내는 나는 마냥 미안하고 한없이 부끄러웠다. 깊이 패인 현대사 굴곡을 '장르 문학'으로 감싸 안아 환기시키고 있다. '전혜진' 그만의 방식으로 폭력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한 걸음을 토해낸다. 그가 그리는 공감과 연대의 길에 많은 이들이 동행하기를 바라며 <바늘 끝에 사람이>를 권한다.

 

7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평범한 우리네들이 겪은 역사 속 잔혹한 폭력에 상상의 힘을 더해 생생하게 뚜렷하게 담아내었다.

 


/바늘 끝에 사람이

- 제 손으로 땀 흘리고 일하는 노동자를 정당하게 대우하는 사회는 이상 속에만 존재하는가

 

 

“만약 내가 세상이 말하는 투사라면,

나를 투사로 만든 것은 바로 세상이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대기권을 아득히 벗어난 곳인 우주 궤도 엘리베이터의 카운터웨이트, 그곳에 회사의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고 홀로 남은 '나'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벌인 노동자 김진숙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몸을 기계로 바꾸고 또다시 능률을 위해 기계로 바꿔 사이보그가 되어 회사에 예속되는 결과에 이른 노동자의 처절한 삶 어디에도 기본적인 인권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노비도 아니고, 회사 소유물도 아니고,

일 시킬 때만 전원 넣고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기계도 아니잖아요."

- 회사 후배 주안의 말

 


 

 

'농성이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한 일'

역사 속 수많은 사람이 했던 이야기를 소설 속 나는 다시 한다. 우리 모두 사람이라고. 여기 사람이 있다고.

 

 


/안나푸르나

- 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와 길은 무엇일까

 

"닫힌 교문을 열며"

 

안나푸르나,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봉우리.

네팔 말로는 '풍요의 여신'이라는 시리도록 새파란 하늘 아래 새겨지듯 선명한 희고 뾰족한 산봉우리에 잠든 선생님을 추억하는 이들의 직업은 선생님이다. 담임 선생님으로 한 학기 동안 시간을 보냈지만, 그가 보여준 참교육에 대한 열의는 제자에게 오롯이 새겨져 있다. 먹먹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글이었다.

 

 


/할망의 귀환, 단지

- 제주 4.3, 우리는 어느 만큼 이해하고 있는가

 

제주 4.3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연좌제처럼 족쇄가 되어 말하지 못하고 삭혀야만 했던 아픔과 고통은 애끓는 분노가 되었다. 전혜진 작가는 이를 고전 설화와 무당과 접목시켜 호러 미스터리로 제주도민의 애통한 마음과 분노를 표출하였다. 오싹하면서도 피맺힌 그들의 한에 가슴 저려, 끝내는 오열하였다. 국가 권력 아래 자행된 잔인한 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생명들이 가여워서, 모르고 지내온 시간이 미안해서.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 인간의 기본 도덕이 무너지는 세상, 전쟁의 참상은 그 어떤 생각보다 잔인하다.

 

읽으면서 몇 년 전 개봉했던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 떠올랐다. 펜 대신 총, 칼을 들고 학교가 아닌 전쟁터로 향해야 했던 학도병의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는데 글로 만나는 학도병 이야기는 신성한 존재가 등장하여 악랄한 죄를 범한 인간을 벌하니 숙연해졌다. 새삼 인류가 저지르는 크나큰 범죄인 전쟁의 무게가 더 묵직하게 느껴졌다.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그 수라장에서 버틸 수가 없었다.

 



/창백한 눈송이들

공군 내 성범죄를 다룬 이야기다.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해자는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은 비상식적인 상황이 계속되었다. 결국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것은 바로 귀신들이었다. 죽은 여군들.

 


"여군을 추행했을 때는 술 먹고 그럴 수 있다더니,

유리창을 박살 내고 자기들끼리 치고받은 것은 문제가 된다니. "

 


 

 


/너의 손을 잡고서

- 살아남는 것이 고통이라 말하는 국가폭력 생존자의 고백을 이제는 우리가 짊어져 덜어주어야 마땅하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팽배하던 시절에는 살기 위해 광주 출신이라는 사실까지 숨겨야 했다.

 

"산 사람의 몸에서 흐르는 뜨거운 피의 온기를 실감하면서."

 

 


 


 

한 권의 책에 이토록 깊이 팬 상처들을 담고자 한 전혜진 작가의 용기와 패기에 새삼 감복하였다. 단편이지만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장르화하여 독창적인 결말로 토해낸 기염이 대단하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공감과 연대를 전하는 <바늘 끝에 사람이>, 널리 읽히길 바란다.

 


한겨레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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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4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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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


어쩌면 사는 내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내면의 소리를 듣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 한 인간으로서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줄 아는, 단단한 사람이 진정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까지도 사람마다 다양한 제약과 굴곡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는 바를 꿈꿀 수조차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면 어떨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범유진/ 자음과모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여 'OO 다움'으로 주변의 제약을 받는 열네 살 아이들이 이를 이겨내고 자기가 원하는 걸 꿈꾸고 이루기 위해 꿋꿋이 나아가는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열네 살 중학생 김태웅은 엄마와 함께 간 원주 성황림에서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게 된다. 그리고 동갑내기 얼자 김금원을 만난다.

태웅은 사고로 사랑하는 아빠를 갑자기 떠나보내고 아빠와 한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던 중 학교에서 사건이 터지고 만다.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해. 엄마를 지켜 줘.

남자 대 남자의 약속이야."

- 아빠와 한 약속 -

 

 

'강한 사람' = '남자답고 물리적인 힘이 센 사람'

태웅은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욱이 중학생이 되어 한 반이 된 최민석은 '남자답지 못하게'가 말버릇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남자애들을 괴롭혔다. 다들 최민석의 행동을 싫어했지만 괴롭힘을 당할까 무서워 맞서지 못했다. 그런 최민석에게 태웅은 비밀을 들키고 말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민석의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태웅은 민석에게 맞섰다. 민석이 자신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올곧은 하은이를 모함하기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웅은 성공하지 못했고 민석은 태웅의 바지를 억지로 벗기고 치마를 입혔다. 그 뒤로 태웅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엄마는 그런 태웅을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가 있다는 성황림으로 데리고 간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 남서당에 묶인 태웅의 소원 종이 -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테레오타입에 사로잡혀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속에 나오는 수많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처럼 'OO 다움'은 정답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이자 족쇄일 뿐이다. 남자답다고 하는 행동들은 소인배가 하는 한심한 행동으로 응당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었다.

 


태웅은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여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남자답지 못한 자신을 다그치고 자책한다. 하지만 금원은 그때마다 옆에서 계속 힘을 북돋아 주고 응원한다.

 

 


"나는 네가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해.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이미 강해.

그리고 친구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키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거지."

 

 

 

 

 


 

 

물리적인 힘의 세기로 남자다움을 뽐내려는 것은 '폭력'이며,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헤쳐나가고 서로 돕는 것이 용기이며, 진정한 강함이라는 메시지를 판타지를 활용하여 잘 살려내고 있다.

타임 슬립뿐 아니라 이무기 설화로 태웅이네 집안 이야기를 엮어낸 부분과 역사 속 인물인 김삿갓과 김금원을 모델로 하여 매력적인 호감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조선시대의 생생한 민간 이야기를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다. 신분에 의해 제한이 있던 조선시대에 재능은 넘치나 하필 '여자'로 태어나서 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던 금원이 태웅 말처럼 한 번 사는 인생이니 후회 없이 살고자 하고픈 일들을 이루고자 힘쓴다.

 

 

"당연한 건 없어. 다 바뀐단다.

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거도 사람이지.

능력껏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이 좀 바뀌지. "

 

 

금원이, 태웅이, 하은이처럼 자신이 하고픈 일을 이루고자 노력해나가는 이들이, 불의에 대항하여 잘못을 일깨워주는 이들이, 남들의 시선에 "그게 어때서?" 당당히 대응할 수 있는 이들이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것일 테다. 멀리 보이는 그들이지만 태웅이 성장한 것처럼 누구도 가능하다는 다정한 응원이 전해진다.


 

"내가 미래의 너를 찾아냈어, 금원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성평육'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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