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4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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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


어쩌면 사는 내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내면의 소리를 듣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 한 인간으로서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줄 아는, 단단한 사람이 진정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까지도 사람마다 다양한 제약과 굴곡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는 바를 꿈꿀 수조차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면 어떨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범유진/ 자음과모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여 'OO 다움'으로 주변의 제약을 받는 열네 살 아이들이 이를 이겨내고 자기가 원하는 걸 꿈꾸고 이루기 위해 꿋꿋이 나아가는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열네 살 중학생 김태웅은 엄마와 함께 간 원주 성황림에서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게 된다. 그리고 동갑내기 얼자 김금원을 만난다.

태웅은 사고로 사랑하는 아빠를 갑자기 떠나보내고 아빠와 한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던 중 학교에서 사건이 터지고 만다.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해. 엄마를 지켜 줘.

남자 대 남자의 약속이야."

- 아빠와 한 약속 -

 

 

'강한 사람' = '남자답고 물리적인 힘이 센 사람'

태웅은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욱이 중학생이 되어 한 반이 된 최민석은 '남자답지 못하게'가 말버릇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남자애들을 괴롭혔다. 다들 최민석의 행동을 싫어했지만 괴롭힘을 당할까 무서워 맞서지 못했다. 그런 최민석에게 태웅은 비밀을 들키고 말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민석의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태웅은 민석에게 맞섰다. 민석이 자신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올곧은 하은이를 모함하기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웅은 성공하지 못했고 민석은 태웅의 바지를 억지로 벗기고 치마를 입혔다. 그 뒤로 태웅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엄마는 그런 태웅을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가 있다는 성황림으로 데리고 간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 남서당에 묶인 태웅의 소원 종이 -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테레오타입에 사로잡혀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속에 나오는 수많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처럼 'OO 다움'은 정답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이자 족쇄일 뿐이다. 남자답다고 하는 행동들은 소인배가 하는 한심한 행동으로 응당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었다.

 


태웅은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여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남자답지 못한 자신을 다그치고 자책한다. 하지만 금원은 그때마다 옆에서 계속 힘을 북돋아 주고 응원한다.

 

 


"나는 네가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해.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이미 강해.

그리고 친구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키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거지."

 

 

 

 

 


 

 

물리적인 힘의 세기로 남자다움을 뽐내려는 것은 '폭력'이며,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헤쳐나가고 서로 돕는 것이 용기이며, 진정한 강함이라는 메시지를 판타지를 활용하여 잘 살려내고 있다.

타임 슬립뿐 아니라 이무기 설화로 태웅이네 집안 이야기를 엮어낸 부분과 역사 속 인물인 김삿갓과 김금원을 모델로 하여 매력적인 호감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조선시대의 생생한 민간 이야기를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다. 신분에 의해 제한이 있던 조선시대에 재능은 넘치나 하필 '여자'로 태어나서 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던 금원이 태웅 말처럼 한 번 사는 인생이니 후회 없이 살고자 하고픈 일들을 이루고자 힘쓴다.

 

 

"당연한 건 없어. 다 바뀐단다.

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거도 사람이지.

능력껏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이 좀 바뀌지. "

 

 

금원이, 태웅이, 하은이처럼 자신이 하고픈 일을 이루고자 노력해나가는 이들이, 불의에 대항하여 잘못을 일깨워주는 이들이, 남들의 시선에 "그게 어때서?" 당당히 대응할 수 있는 이들이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것일 테다. 멀리 보이는 그들이지만 태웅이 성장한 것처럼 누구도 가능하다는 다정한 응원이 전해진다.


 

"내가 미래의 너를 찾아냈어, 금원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성평육'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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