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짭짤 코파츄 1 달콤 짭짤 코파츄 1
다영 지음, 밤코 그림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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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의 메가 크리에이터가 온다!"

 

 

캐릭터들이 매력 넘치는 《코파츄》 과학동화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바람마을의 생태계를 지켜라』를 가제본으로 후다닥 만나보았다.

 

 

 

 

달콤 짭짤 코파츄/ 다영 글/ 밤코 그림/ 창비





저자는 현직 초등교사이자 EBS 교재 집필진인 다영 작가다. 최신 과학 교과 과정이 잘 반영되어 교과 연계가 풍부하다는 강점을 가진다. 그리고 밤코 작가의 귀여운 그림체가 상상력과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달콤 짭짤 코파츄는 '코파츄의 달콤 짭짤한 과학' 채널을 운영하는 과학 크리에이터 코파츄와 버니가 바람마을의 별별 사건을 과학지식을 활용하여 해결하는 이야기다. 코파츄는 사건 취재를 담당하고 버니는 방송 PD를 맡고 있다. 평상시에는 노란 체육복을 입은 꾀죄죄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최고의 멋쟁이로 변신하는 코파츄의 설정이 유쾌하다.

 

 

'파츄'라는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코를 이용한 능력이 대단하다. 이야기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기상천외한 코파츄의 능력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떤 동물인지 감이 딱! 온다.

 

 

 

 

나비, 잠자리부터 상어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종들이 함께 하는 왁자지껄 유쾌 통쾌한 이야기로 웃음과 재미를 책임진다. 게다가 빌런의 등장으로 위험에 처하는 바람마을이 그려지면서 긴장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채로운 사건들은 어린이 독자들을 '과학'의 양탄자를 타고 떠나는 모험의 세계로 인도한다.

 

 

천재 PD 버니는 완벽하고 확실한 일 처리로 어린이 독자에게 알찬 볼거리와 알거리를 선물하는, 멋진 친구다.

 

 

 

 

 

 

『1. 바람마을의 생태계를 지켜라』는 총 3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시리즈 시작을 화려하게 알리는 첫 번째 이야기는 「알의 사라진 부모를 찾아라!」 다.

물놀이를 간 코파츄와 버니가 바람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파묻힌 정체불명의 알을 보고는 부모를 찾는 영상을 제작한다. 해변 지킴이 갈끼룩의 증언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알의 부모를 추리해나간다.

 

 


 

 

두 번째 이야기는 「바람마을의 주민 대표는 누구?」다.

바람마을에서는 매년 마을 주민 대표 선발 대회를 개최한다. 관람석에는 촬영을 하는 버니와 구경 중인 코파츄가 보인다. 과연 이 신나고 뜻깊은 자리에서는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무슨 과학 지식을 알 수 있을지 궁금증이 빵빵 샘솟는다.

 

 

 

 

 

 

세 번째 이야기는 「까시레나와 코파츄 구출 대작전」이다.

이 이야기는 정체불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등장하여 바람마을을 사막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버니는 점점 재기 넘치는 활약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버니가 없었다면 어쨌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과학 지식으로 위험에 처한 코파츄와 바람마을을 구한다. 셜록 홈스의 동료 왓슨처럼 코파츄의 듬직한 동료이다.

 

 

 

 

 

 

스토리텔링이 탁월한 과학 동화로 과학 지식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를 어린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다. 공존하는 자연과 어린 생명을 가엽게 여기는 마음, 마을 주민 대표로서 갖춰야 할 자세와 타인의 상처를 따스하게 감싸 안아줄 수 있는 포용력 등 머리로 배우고 가슴으로 느끼는 과학 동화 달콤 짭짤 코파츄,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과학 동화 《달콤 짭짤 코파츄》

1. 이름 등 사용되는 단어들이 특색 있고 개성 넘치다.

2. 잘 정리된 짧은 이야기로 집중력과 몰입감을 키운다.

3. 교과 연계 과학 지식을 효과적으로 정리하여 전달한다.

4. 코파츄의 과장된 설정과 버니의 수줍은 야무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5. 웃기고 재밌다.

 

 

 

마법사 스컹크, 그의 정체가 밝혀지나?

무섭지만 괜찮다. 멋진 코파츄와 용감한 버니가 우리 편이니까.

사건을 해결해 주세요. 코파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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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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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전가되는가

 

더티 워크/ 이얼 프레스/ 한겨레출판



 

르포르타주 작가 이얼 프레스는 '더티 워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세 번째 저서 <더티 워크>를 통해 우리에게 제기한다.

 

분명 불편하고 부끄러운 시간이 될 여정이 시작되기 전 나는 '더티 워크'의 구체적인 뜻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1. 다른 인간에게 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과 환경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노동으로, 이따금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2. '선량한 사람들', 즉 점잖은 사회 구성원이 보기에 더럽고 비윤리적인 노동이다.

3.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에게 낮게 평가되거나 낙인찍혔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아니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스스로 위배했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상처를 주는 노동이다.

4. '선량한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에 기반한 노동으로, 그들은 사회질서 유지에 그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명시적으로는 그 일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만약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이 의미를 읽는 것만으로도 먹먹하고 답답한데 어느새 나는 암묵적으로 위임한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책은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 수행되는 더티 워크는 무엇인지? 그중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위임한 일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더티 워커들을 모른 척하는지? 어떤 사람들에게 더티 워크를 맡길 때 모르는 척하기가 수월한지?

이얼 프레스 작가는 우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더티 워크를 현장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 전하고 있다. 그들의 고통과 상처를 전달하면서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시선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미국 사회의 더티 워크 중

이얼 프레스 작가는 교도소 담장 안에서, 드론 화면 너머,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더티 워크와 현대 사회의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티 워크에 관한 몇 가지 사례 연구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전환 치료 병동 의료진 해리엇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도관들의 학대와 폭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정신보건 제제라는 사회통제 안에서 치료받지 못한 채 형사처벌 체제라는 사회통제 속으로 밀어 넣어져 감금되고 학대당하는 정신질환자의 수가 계속 증가하였다. 중증 정신질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한 시설이 병원이 아니라 구치소 또는 교도소라는 2014년 조사 결과는 실로 끔찍했다.

적은 예산과 인력 부족 그리고 넘쳐나는 재소자를 관리하기 위해 교도관들은 폭력적인 방법을 취했다. 이는 재소자의 인간성뿐만 아니라 교도관의 인간성까지 필연적으로 말살시킨다.

시골의 외곽에 사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이 교도관이 된다. 그는 재소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된다. 그리고 이를 발견한 의료진조차 협박과 두려움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선택지와 기회가 적은 교도관과 의료진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게 맞는가? 비난을 받아야 할 진정한 세력이 사회가 일임한 역할을 수행하는 힘없는 더티 워커인지, 윗사람인지, 선량한 사람인지, 누구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드론 전투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쟁으로 끔찍한 피해를 입은 미국은 드론 전쟁으로 아군이 피를 흘릴 위험이 없어져서 '선량한 사람들'은 표적 살인이라는 더러운 사업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군인에 대한 존경심이 강한 미국 사회에서 드론 전투원은 존경받지 못한다. 드론 전투원 크리스와 헤더의 경험과 고충을 공유하면서 더티 워크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미국 군대는 전원 자원병 체제로 전환되었다. 헤더는 자원입대하였지만 그 외에는 뾰족한 다른 선택지가 없는 취약 계층이었다.

 

 

대농장식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정육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이주민이었다. 자신들의 권리를 수호하지 못할 거라 여겨지는 사람,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는 사람, 사회의 눈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말이다.

현대사회의 뒤편에 숨겨진 시추선 작업이나 실리콘 밸리의 더티 워크까지 저자는 묻고 듣고 살피고 있다. 그의 지치지 않는 끈기 있는 취재와 보도는 글에 힘을 싣는다.

 

실리콘 밸리의 더티 워크는 앞에서 살펴본 더티 워크와는 차이점이 있었다. 저자는 더티 워커의 사회적 위치로 이를 설명했다. 가난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힘없는 사람에게 배정되는 더티 워크. 힘 있고 잘 사는 계층이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모르는 척하는 사이 그 불평등의 결과는 고스란히 더티 워커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도덕적 외상, 낙인, 트라우마, 수치 등 이런 도덕적 부담을 언제까지 모른 척할 건지 <더티 워크>는 묻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이기에 우리의 목소리가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작가의 뼈있는 통찰과 시선에 통감한다.

 

 


 

나치로 시작된 충격이 콩고 광산의 노동 현실로 마무리되는 마지막까지 미국의 더티 워크에 한정되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제부터는 몰랐다는 외면과 무관심이 아닌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수동적 민주주의자이자 선량한 사람들의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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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 새소설 12
김종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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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소설 <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모여있는 임시 숙소 이마트를 배경으로 '지금-여기'를 비추고 있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재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낙관을 꿈꾸고 키운다. 그들 중 성결과 재희, 덕규, 세 사람의 관계가 골자를 이룬다. 마트 화장실에 버려진 아이 '겨울'이가 구심체가 되어 세 사람이 연결된다. 태어난 지 오 개월 정도 되는 아이, 투정 없이 잘 웃는 아이, 그 아이가 이 겨울이 지나면 찾아올 봄처럼 희망을, 웃음을 이재민들에게 전염시킨다. 절실하고 간절한 이재민들에게 비추는 햇살 같다. 돌보는 책임은 버거워 선뜻 나서지 못하더라도 무탈히 커가는 아이의 존재는 분명 상실로 점철된 터널 끝에서 반짝이는 찬란한 빛, 희망이 되어주었다.

 

"난 난 난난난난 난난나 라라라라 랄라라 랄랄랄랄 랄라라 난나난나 난나 난나나

해피해피 해피월드 나나 나나 나나나 나난난나 ……

해피해피 맑은 날 우리 가족 손잡고 함께 가요 이마트 행복해요

이마트 해피해피해피 이마트 이마트!"

 


 

 

소설은 주인공 성결의 과거와 현재를 얼기설기 엮어서 보여주고 있다. 그가 직조하는 기억은 서투르고 다듬어지지 않았다. 불편하면서도 안쓰러운 기억의 잔재들이 희망차고 꿈꾸는 기억으로 대체되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매몰되어가는 기억의 생존자이자 새로운 기억의 가능성인 그가 만들어가는 현실의 모습은 블랙코미디다.

 

"한번 깊게 새겨진 상흔은,

이후를 후유증과 합병증 속에서 살게 만들었다."

 

 

재난 전 자신의 삶보다 재난 후 이마트에서 재희와 덕규 아저씨 그리고 겨울이와의 생활이 더 소중하고 진실되었다. 사람됨을 포기하고 맹목과 맹신으로 안온하고 편향적인 피난처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에서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사라졌다고, 도망쳤다고, 잊혔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 진실이 아니었다.

 

"이제 그만 꿈에서 깨어나야 하는데

도무지 깨어날 수가 없었다."

 

 

맑은 날 다시 가족 손잡고 함께 간다.

성결이는 이렇게도 살 것이다. 무엇 하나 뚜렷하지 않은 기억으로 자신의 상상 만으로 미래를 만들어 왔을 뿐이라 자조하며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렸다.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책을 덮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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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좀비 - 엄마가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래?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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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하면 아포칼립스만 생각했는데 훈훈한 가족애를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가족 = 식구, 한 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이자 식욕(갈증)만이 남은 좀비로 변해버린 엄마라는 이중적인 메시지와 무참한 상황을 명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는 표지 또한 흥미롭다. 마주 앉은 엄마가 생고기를 뜯어먹는 이 기이한 상황에서 밥을 먹는 아이의 표정은 너무 평온하며 찬란한 햇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행복한 결말을 그리게 된다.

 

 

엄마는 좀비/ 차무진 지음/ 생각학교


 


차무진 작가는 엄마의 사랑을 원하지만 동시에 잔소리하는 엄마가 없어지길 바라는 대부분의 10대들이 지닌 복잡하고도 미묘한 마음을 '엄마'와 '좀비'를 엮어 풀어낸다.


엄마가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래?

가끔은 귀찮고 싫은 엄마의 돌봄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작가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열여섯 녹현이는 고군분투한다. 과연 아이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수많은 10대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뜻깊은 시간이 되어줄 『엄마는 좀비』다.

 

 

 

 

 

 




녹현이는 갑자기 가족이 해체된 데서 오는 불안과 불만을 반항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학교에 가지 않기, 방에 틀어박혀 잠을 자거나 게임만 하기, 씻지 않기 등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하는 녹현이에게 엄마는 화도 내고 달래도 보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한 남편을 배제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엄마는 하루하루 열심히도 산다. 꽃집과 다이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녹현이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달라져버린 집이 낯설고 싫을 수 있다. 아빠도 엄마도 모두 필요한 녹현이는 엄마를 배신한 아빠보다 아빠를 용서하지 않은 엄마가 더 밉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반항으로 엄마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으나 오히려 단호한 엄마를 확인하고 말았다.

 

"엄마는 아빠와 너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아니야.

엄마도 엄마 생각과 감정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해."

 

낯선 엄마가 차가운 목소리로 야단쳤던 그날, 엄마가 좀비가 되었다!!!

 




 

 

 

소설은 사건의 전개 중에 등장인물들의 시선이나 복선 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치들이 소설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서사가 녹현의 시선으로 시선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과정에 녹현이 모르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더 심취할 수 있다.

 

좀비가 되기 전 엄마의 글이나 좀비가 된 이후 엄마의 생각들을 읽으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다. 아빠의 문자메시지와 통화로 아빠의 진심을 깨달았다. 그리고 좀비 엄마에게 곤욕을 치른 고양이 샤미의 시선을 통해 좀비 엄마의 약점? 을 유추할 수도 있었다. 녹현이의 단짝 친구 '순담이의 점심식사'를 읽으면서 설마? 했는데 역시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결말로 이어져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나는 좀비로 변할 마음이 '1'도 없는 엄마니까 스트레스는 절대 금물이겠다.

 

 

 

 

녹현이는 좀비로 변한 엄마를 돌보면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치료법을 찾아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모르는 지난 시절 엄마의 삶을 듣게 된다. 이 대목에서 가슴이 아렸다. 사실 자식은 부모의 지난날을 잘 모른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상세하게 들을 기회가 열여섯 살에게는 없다. 그런데 녹현이는 엄마의 지난날을, 좌절된 꿈을 알게 되었다. 이런 시간을 거치면서 '엄마'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깊어졌을 거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법을 찾지 못한 녹현이는 결연한 의지를 다진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게 하더니 돌고 돌아 '녹현'이었다. 세상 엄마들이 다 수긍할 결말이라 미소가 지어졌다.

 

 

『엄마는 좀비』는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좀비'와 '엄마'의 조합으로 10대 자녀와 엄마의 미묘한 관계를 색다른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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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후드 - 세상 모든 날것들의 성장기
바버라 내터슨-호러위츠.캐스린 바워스 지음, 김은지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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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줄평>

- 십 대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자녀의 청소년기를 객관적으로 수용하고 부모의 역할을 되새길 수 있었다. 자연 생태계의 와일드후드를 통해 성장에 관한 통찰력을 기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서평>

 

"자연에서 청소년기의 보편적인 목적은

경험을 통해 성숙을 추구하는 것이다."

 

 

 

'와일드후드' 세상 모든 날것들의 성장기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와 캐스린 바워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용어이다. 인간과 동물이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와일드 wild'와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인간과 동물이 모두 지구상에서 사는 청소년기 부족의 일원이라는 점을 잘 드러내는 '후드 hood'를 결합시켰다. 종에 관계없이 진화의 세월 동안 모든 종이 경험하는 유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시기를 '와일드후드'라 명명했다.

 

 

와일드후드/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 & 캐스린 바워스/ 쌤앤파커스


 


인간이 마주한 난제의 해결책을 자연에서 찾으려는 '생물영감'이나 '생물모방'에 기반을 두어 인간 청소년을 이해하는 해결책을 찾고자 하였다. 이는 진화의 세월 동안 모든 동물 종이 근본적으로 같은 압박을 받아왔다는 전제로 가능하다.

 

 

'와일드후드'라는 명칭과 동물의 청소년기를 살펴봄으로써 인간 청소년기를 바로 볼 수 있다는 기획과 주제에 큰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그리고 우르술라와 슈링크와 솔트와 슬라브츠의 홀로서기 여정을 살펴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단순히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인 그들이, 이 지구상에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공존한다는 인식에 그쳤던 그들이 이렇게나 우리 인간과 비슷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킹펭귄과 점박이하이에나와 혹등고래 그리고 늑대의 와일드후드 시기를 관찰하여 부모에게서 벗어나 독립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과 기술들을 통찰력 넘치는 전개로 제시하고 있다. 인간 사회와 각 동물 집단의 보편성과 차이점을 같이 살펴볼 수 있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여정에서

안전 확보

사회적 지위 협상

성적 욕구 제어

자립

이 4가지 기술을 익히지 않는다면 진정한 홀로서기는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와일드후드 시기에 있는 모든 청소년기 동물들에게 필요한 사항들은 무엇인지 저자들은 친절하고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여러 학자와 과학자의 연구와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과 다정한 위로와 공감이 가득하다.

 

 

"안전으로 향하는 여정은

두려움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식자의 행동 시퀀스에 대한 대응전략을 익혀야 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포식자로서의 행동 시퀀스를 익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험에 마주해야 한다.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해 본 경험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준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독립은 고립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한평생 자녀를 책임질 수 없다. 못된 부모처럼 분산을 강요하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갑작스러운 분산, 독립보다는 천천히 자립할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고, 배운 것을 연습할 기회와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 생태계에서 부모의 계급이 대물림되는 것과

타고난 특권을 누리는 것을 이해해야

인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도 이해할 수 있다."

 

 

사회적 지위를 다루는 챕터에서 인간 청소년에 대한 내용 중 평가 과부하가 기억에 남는다. 야생동물의 경우 큰 시험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이러한 평가의 시기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 청소년은 그렇지 않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비정상적인 양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불안 증세와 고통을 '평가 과부하'라고 명하고 있다. '비만'처럼 경쟁을 간헐적으로 경험하는 포유류에서 진화한 인간 청소년은 지금의 과도한 평가를 감당하기 버거워 '평가 과부하 = 스트레스와 불안감 증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초경쟁사회에 어른으로 성장해야할 청소년과 청년에게 이 시대의 어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그들이 성숙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관심과 보살핌이 지속되어야할 것이다.

 

 

 

 

포식자으로부터의 안전 확보, 서열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지위, 동물의 구애 행동에서 알아본 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와일드후드 시기에 배워야 할 기술들을 상세히 알아보았다. 야생동물의 청소년기에 보이는 보편성과 특이성 그리고 이를 인간 청소년기에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를 잘 소화할 일이 우리의 몫이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랑스럽고 소중한 자녀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도와줄 수 있는 능력치를 키울 수 있도록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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