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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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에쿠니 가오리. 가장 즐겁게 읽었던 작품은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그리고 <낙하하는 저녁>. 새벽이 다 되도록 침대에 기대 앉아 책장을 넘기던 기억이 난다. 그녀와 같은 글을 쓰고 싶었는데.

섬세한 문체의 에쿠니 가오리는 소설, 에세이, 시 그리고 동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작가다. 그런 에쿠니 가오리의 동화책 <나비>.


얇은 두 장의 날개
가녀린 두 개의 더듬이
심장이 쉴 새 없이 
콩닥콩닥 뛰고 있는 몸

나비를 가만히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가. 한때 마음의 여유가 넘쳤던 시절엔 길을 걷다 발길을 멈추고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기도, 길 따라 핀 꽃, 꽃잎에 붙은 나비도 바라보곤 했다. 

나비는 작고, 세상은 크다. 나비는 공을 차는 사람들의 신발에 앉아 신발끈도 되었다가 여자 아이의 머리에 붙어 예쁜 핀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나비는 자유로이 세상을 여행한다. 





나비는 잠을 자
저녁으로 스며들어 가지
아니, 스며들듯 스며들지 않아.

고등학교 시절, 고전문학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점잖은 고전문학 선생님이 계셨는데, 친구들은 그분의 수업은 늘 졸리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어떤 한자도 척척 읽어내는 선생님이 멋있었다. 한자박사란 별명도 지어드렸다. 

위 구절을 읽는데 몇 년 만에 고전문학 선생님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다. "길가에 핀 들꽃처럼 자신만의 빛깔과 음미를 가진 사람이 되어라" 나도 나비처럼 스며들듯 스며들지 않고 제 빛을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른들에게 추천하는 동화책. 에쿠니 가오리의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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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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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읽는 법을 까먹었다. 그래, 나비는 부럽네. 주변에 스며들지 않고 자신의 색으로 빛날 수 있어서 마음 먹는 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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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이학준 지음 / 별빛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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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글이라는 것은 필히 과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줄기가 멈추지 않고 흐르듯 한 번 문장 속에 박제된 순간은 강물처럼, 그 시간을 계속해서 살아간다. 그의 글을 읽으며 그 겨울날의 경주가 생각났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했고, 외로웠으며 좋은 친구와 함께였다. 오릉 사이를 걷고, 첨성대까지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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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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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킨의 생각에 따르면, 데생은 우리에게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즉 그냥 눈만 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준다는 것이다. 눈앞에 놓인 것을 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 데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성 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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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한다는 것. 정말 쉽지 않다. 언젠가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면 카메라부터 들게 되었다. 카메라는 늘, 내게 아름다움을 감상할 시간을 빼앗아간다. 러스킨의 말처럼 다음 여행에선 데생을 해야지. 카메라를 들기 보다 더 자세히 바라보고, 글로 그림을 그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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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 -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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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공부를 하며 읽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내가 기억나는 인물은 3명이다. 정도전, 영조대왕, 그리고 정조임금.

˝궁원 제도가 사치하면 반드시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키기는 지경에 이르게될 것이고, 누추하면 조정에 대한 존엄을 보여줄 수 없게 될 것이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는 궁궐을 만들어야 한다.˝ (조선과 경복궁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

˝아! 푸른 하늘이 나에게 부탁한 것도 백성이요, 조종께서 나에게 의탁한 것 또한 백성이다.˝ (홍화문에 나아가 굶주린 백성들을 본 영조대왕)

˝공경하면 사모하되고 사모하면 돌아보아 잊을 수 없다˝ (정조임금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머무는 경춘전에 대해 쓴 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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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보며 배우고 또 배워야하며, 나의 마음씨를 닦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궁궐뿐 아니라 궁궐에 살았던 인물들의 삶, 그들의 생각, 행동 하나하나 다시 볼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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