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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품절



소울푸드라는 단어가 이토록 많이 쓰이는 단어인 줄 몰랐다.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내 영혼을 걸고 집착할 만한 음식" (황교익 칼럼니스트 글 中에서. p165) 이란 말이 인상적이라 메모를 해두었었는데 소울푸드가 (네이버 오픈사전이긴 해도) 국어사전에 단어로 등록이 되어 있다니 신기하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소울푸드는 "사람들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아늑한 고향의 맛이다" 라고 한다.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니 잡지 인터뷰에 실린 수많은 유명인들의 소울푸드 이야기가 주르륵 나온다. 그걸 보고 있자니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 들었던 의문인 나의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하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답이 나오질 않는다. 앞에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내린 정의에 따르자면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순대나 김밥이 될 것 같은데 아늑한 고향의 맛과 연결짓는다고 하니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순대 아니면 김밥이야. 확실해 -_-)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성석제 작가의 <칼과 황홀>도 음식 이야기여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처럼 책을 읽게 됐다. <소울푸드>를 먼저 읽고 <칼과 황홀>을 읽게 되었는데 작가의 성향과 내가 잘 안 맞아서 그랬는지 성석제 작가의 이야기들로만 가득찬 책 보다는 21인의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 놓은 <소울푸드>가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 카레와 사랑을 엮어 놓은 안은영 작가의 글을 보면서는 무언가에 얽힌 추억의 힘이 무섭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온몸을 깨우는 매콤함, 빨계떡 이야기를 하던 박상 작가의 글을 읽을 때는 사람이란 참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많이 웃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청춘에 관해서만 얘기하지도 않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후 너무 많은 청춘서들이 쏟아져서 이젠 질려 버렸다) 괜히 고향 얘기를 하며 감상 100%로 책 한권을 채우지 않아서였다. 이 책의 레시피로 4가지의 분류가 되어 있는데 그토록 뜨거웠던 순간의 청춘 한 스푼 / 마음의 고향, 짭쪼름한 그리움 한 방울 / 낯선 길 위에서 건져낸 삶의 의미 한 웅큼 / 내 몸에 흐르는 달콤쌉싸래한 추억 한 모금 이 그것이다. 큰 분류 안에 적절한 비율과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게 만들어준 작가들의 음식 이야기들은 지나치거나 덜 함이 없이 자꾸 자꾸 읽고 싶게 나를 유혹했다. 이런 표현이 좀 간지럽긴 하지만 그 만큼 좋았다.ㅋㅋ

이충걸 편집장이 쓴 엄마표 된장찌개를 읽으며 나도 요리에 익숙해 지면 엄마를 찾지 않게 될까, 혼자 힘으로 여러 가지는 만들어서 먹게 될테니까 엄마의 손길을 덜 찾게 되겠지란 생각을 살짝쿵 해봤다. (정말 그럴지는 막상 돼봐야 겠지만ㅋㅋ) 정말 책 속의 엄마처럼 우리 엄마 또한 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외할머니처럼 더 만들어 주지 못해 안달하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불편한 몸으로 엄마께 쿠사리를 먹어가면서까지 이것저것 맛있는 게 있으면 딸부터 챙겨주고, 해주고 싶어하는 외할머니의 마음. 그게 곧 엄마의 마음으로 나에게 전해져 오지 않을까. 나 역시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다가 웃기도 하는 그런 책이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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