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좋은 말인 줄 알지만.. <스님의 주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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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오프라인, 온라인 서점별로 조금씩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요즘 인기 있는 책들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인기 순위권 안에 법륜 스님의 책 <스님의 주례사>가 꽤 여러 군데 포함되어 있다. 특별히 타종교에 배타적인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믿는 종교에 무척이나 절실한 신도도 아니기에 (오히려 날라리 신도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별다른 선입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슬슬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요즘 아무리 결혼을 늦게하는 추세라고 해도 이젠 결혼에 대해 제법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라는 문구가 솔깃하게 다가왔다. 최근 읽었던 책들 중에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행복한 연애, 행복한 결혼에 대한 것이 몇 권 있었다.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도 그렇고, <똑똑하게 결혼하라>가 대표적일 거다.

아직 결혼 예정이 없는 남녀에게도 도움이 될테지만, 역시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부부들에게 피와 살이 될 여러 개의 조언 중에 마음에 드는 몇 가지가 있었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 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이 말을 계속해서 곱씹으면서 나 역시 그랬으면 싶은 상상 속의 인물을 그려놓고 실망하고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을테고.

"상대에게 맞추려면 가장 먼저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말도 굉장히 와 닿았는데 인정하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을테지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도 꽤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스님의 주례사>도 그렇긴 했지만 이런 좋은 말들을 많이 담고 있는 비슷한 종류의 책들, 그리고 자기계발서류의 책들을 읽으면 항상 그 당시엔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자, 하면서 실천에 옮겨야지 하고 몇 번을 다짐하는지 모른다. 물론, 다짐의 순간들이 무색하게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문제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좀 이해가 안 가고, 발끈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책에도 나오긴 했는데 어떤 사람이 스님의 말을 듣고 왜 남편 편만 드냐고 했다고 하는데 그런게 아니라고 답하셨지만 여자 쪽에서 굽히고 들어가는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굽히고 들어가는 상대가 항상 여자라고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평소 내가 페미니즘적인 사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더러 있는 이야기들이 좀 신경 쓰였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이 그냥 부딪히려 하지말고 생각을 바꾸고 약간 내려놔야 한다는 식의 것들이라 그게 최선은 아닐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김점선 선생님의 그림은 참 마음에 들었던 책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