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출현한 뒤로 공산당은 유령같이 출몰했다. 그리고 유령 사냥을 벌이는 온갖 몰이꾼들은 갖은 술수를 다해서 무고한 공산주의자들을 옥살이로 집어넣었다. 수 많은 공산 국가들에서도 안정적일 줄 알았던 독재란, 치명적으로 미화된 우상 숭배에 불과했던 흔적들이고, 신흥 재벌들은 곧 부르주아지들로, 자본주의라는 경제 조직에서도 깊숙하게 반공을 내세우고, 멸공을 부르짖는다.
우리들은 민주주의로부터 자유인들에게도 적이고, 또한 사냥감이다. 정당을 내세워도, 돌아오는 대답이란 전체주의와 독재라는 말이고, 허울이란 그저 실속 없는 정책들, 여전히 유통 거래 되는 상품과 화폐에서 자본 거래라는 노동 뿐이다. 우리는 일하고, 쉬고, 편한 곳에서 마음껏 지낼 수 있고, 좋은 것이 있다면 나누고자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허락하지 않는다. 종교의 희생과 노력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산주의를 미화하거나, 제국주의를 찬양한다. 돈이 없으면 무엇도 살 수 없으니까.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못하니까. 그러나 우리는 돈이 없어 죽었고, 일할 수 없어 굶었다. 얌전한 고기를 먹고 돈 벌 수 있기 때문에 사회를 이루고 노동을 한다. 그리고 노조마저 공산주의라는 사상과 이념을 버렸다. 모두 정부와 정치인만 없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념했다. 그러나 좌우 투쟁은 꾸준했다. 모두들 자본주의 아래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몽상가로 무시했다. 또한 자본가들은 <자본론>을 아는 척하면서도 정작 희대의 쓸모 없는 불쏘시개로 만들었다.
프루동의 일당들은 국가를 두려워한다. 그리고 혼란을 즐겼고, 파시스트는 공산주의자를 색출한다. 우리는 언제나 맞서지도, 때로는 내세우지도 않았어도 뒤에서는 얻어맞았다. 공산 국가에서도 우리를 무시한다. 우리는 늘 역사에서 당하기만 한다. 언제나 뒤에서 노력해도, 결과는 부르주아지와 자본가들이 모두 차지하는 체제이자 빼앗은 틀이다.
그마저도 사치인 우리는 또 말한다.
먼저 맞서는 사람이 죽고. 비겁한 사람이 도리어 멀쩡하냐고.
왜 작은 나라는 아직도 쪼개졌냐고.
우리는 전광판이나 현수막에서 전단 광고 따위가 아니라 우리의 구호와 예술을 볼 수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