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인혁, <한국 사상논쟁사>를 정리하다가.
문득 깨달은 점이 생겨서 쉽게 먼저 공유해본다.
현재를 규정하는 21세기에 있어서, 아직 민중주의에 대한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버렸다.
자본주의 국가든, 공산권 국가든,
'반동적인' 스탈린 사후로도, 전 세계는 민중주의라는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곧바로, 소비에트 혁명마저 처음으로 되돌아간 셈인데,
레닌은 유일하게도, 러시아 인민민주주의를 추구한 나로드니키에 대해서도
중도적인 경제주의일 뿐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한 이유가 과연 여기에 있다.
얼마나 현대인들이 과거보다 더 무지한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겠다.
인민민주주의에서 발전한 정치, 경제적 형태로 진화한 민중주의로는 서민주의가 있다.
그러나 계급투쟁을 소시민과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는 점에서, 틀렸다.
그리고 '발전'하거나 '진화'했기 때문에,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으로 더 나아갈 수 없었다고 본다.
인민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는, 레닌도 정말로 많이, 수 없이 지적했었다.
그러나 후기 혁명을 보더라도 현대 혁명가들은 지침들을 모두 무시해버렸다.
그래서 자본주의로 초기화해버렸다.
강조하지만. 어쩌면 오직 무산 노동계급만이 실현할 수 있고,
또한 혁명을 추구하는 참된 지식인이라면,
그러한 인민민주주의(민중주의)에 대한 시각들도 버릴 수 있어야만 한다고 본다.
현대에서도, 그리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제국주의라는 지배 아래에서도,
다른 진단과는 달리, 아직도 충분히 여러 혁명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참고로, 레닌과 트로츠키에게 결정적인 부분은
어쩌면 철학에서부터 서로 다른 시각이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트로츠키를 일부 칸트주의에 대한 목적론으로 러시아 혁명을 바라본 시각에 대해서,
레닌은 1900년대 초기로는 트로츠키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혁명가들보다 더 혁명 철학을 강조했었다.
트로츠키는 비교적, 덜 떨어졌거나, 충실하지 못해서 수준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상황은 어려울지 몰라도, 혁명에 대한 전망에서 트로츠키는 매우 밝았다.
오늘날 혁명가들은 매우 철저하고, 올바르게 무산 노동계급과 함께 혁명을 지도하고,
다시 사회주의 혁명을 건설해야만 하겠다. 그리고 공산주의 단계까지 곧장 나아갈 수 있다고
그렇다면 먼저 반드시 일어난다고 믿어야만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단계로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단계마저 구분하지 못한다면,
당시로는 시급하게 일어난 '폭력' 혁명마저 초기화된다.
그리고, 아무리 현상으로 일어난 문제에 대해
누군가는 '자본주의', '제국주의'라고만 규정하고,
본질 없이, 아무런 이유 없이 강조한다면,
혁명에 대한 태도로는 더욱 의문만 품을 수 있겠다.
바로 갈고 닦는 기질 없는 품성론만 남을 뿐이다.
힘든 탓일까. 이를테면 파시스트와 같은 악랄한 미래주의자들마저,
혁명이란 '종교적인' 내세에서만 완수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보고 싶어하는 내세란 없다. 단지 현세로는 다음 혁명을 완수하도록 도울 뿐이다.
환상이라는 꿈을 짓밟아 미안하다.
어서 더욱 깨어나, 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