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춤을 그림책봄 22
하정산 지음 / 봄개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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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한 그림책이라니...
모기와 한바탕 춤을 춘다는 그림책의 설정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모기에 잘 물리는 체질이다보니, 난데없는 모기 출현에 몹시 예민하다.
반드시 잡아야만 마음이 놓일테니 작심하고 붙어보자. 그러니 헐레벌떡 어찌 춤을 안 출 수가 있는가!
달빛 아래서 몸을 배배꼬는 인물들의 과장된 몸짓이 재미있다.

등장인물은 달빛 아래서 한여름밤의 캠핑을 즐기는 일가족과 텐트 속에 무단 침입한 모기 한 마리이다.
그림책의 스토리 라인은 몇 개의 전래동요가 끌고 간다.

-똑똑!
누구십니까
손님입니다.
들어 오세요.-

저런! 불청객인 줄도 모르고 들어 오라고 했으니...
입장에 성공한 모기는 다음 단계에 돌입. 이른바 탐색전이다.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잠 잔다.
잠꾸러기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살았다'고 했으니 바로 추격전 시작이다.

-모기다! 잡아라!-

본격 댄스 타임. 타이포그래피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다함께 춤을 춘다.
빨강 글자는 모기의, 노랑과 검정 글자는 가족의 대사이다. 주거니 받거니 한바탕 놀자판이 벌어진다.

또 어떤 전래동요들이 소환되었을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무릎을 친다.
어쩜~ 어쩜~
각각의 상황에 꼭 맞아 떨어지는 전래동요들을 만나게 해주는 특별한 그림책의 세계.
숨어 있는 깨알 재미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달에 사는 토끼가 구경꾼이 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소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달나라 토끼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여름밤 모기와의 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짝짝짝, 간질간질,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전래동요 뿐만이 아니다.
본문 중에 나오는 QR 코드를 찍으면 하정산 작가가 직접 만든 <모기와 춤을>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 QR 코드는 노래 악보와 함께 뒤면지에서 한 번 더 나오는데 놓치지 말고 꼭 들어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배워서 불러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지다.
https://youtu.be/3LIoNhxpVio

모기 때문에 성가시기는 하지만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밤의 정취 가득한 일러스트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무한한 행복감을 불러온다.
늘 곁에 두고, 즐겨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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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가면 소원함께그림책 4
지모 아바디아 지음, 이현아 옮김 / 소원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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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매력적인 그림책이 왔다.
표지 그림부터가 압권이다.
푸른 바다와 노란 모래, 빼곡하게 들어선 비치 파라솔의 행렬을 보고 있노라니, 나만의 해변이 떠오른다.
그곳에 가고 싶다.
그림책 한 권이 바다를 불러 온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여름 바다의 정취가 가득하다.
파도 타기,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와 비치볼 놀이, 그리고 튜브수영
어릴 적 기억들이 떠올라 혼자서도 즐거웠다.
여름 바닷가에서 살갗을 태워야 겨울 감기를 안한다며 온 식구가 두 세번은 꼭 해수욕을 다녔다.
그림책 속 사람들의 피부색처럼 온 몸이 새빨갛게 익어가도록 뜨거운 태양 아래서 정말 지치지도 않고 잘도 놀았었다.

외국 작품이라 조금 낯선 해변 풍경도 있었지만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그림책 이야기에 쏙 빠져들었다.

-해변에서는 누구나 지루할 틈이 없어.-

정말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놀이가 그림책 속에 숨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겠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놀이를 찾아내기도 하면서 백배 더 신이 나겠다.
나도 올 여름 해변에 가면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더 자세히 관찰해보고 싶다.

그림책을 곁에 두면 언제든지 바다를 가질 수 있을까?
나만의 해변을 사랑하게 하고,
너만의 해변을 간질간질 읽어주는,
우리 모두의 여름 그림책 이야기.
신나게 한바탕 놀아보자. 해변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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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싫어요 킨더랜드 픽처북스
박정섭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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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묘하다.
문어처럼 생긴 아이가 등장하여 미간을 찌푸려가며 열심히 항변하는 모습을 담았다.
아마도 자기가 하기 싫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뒤표지에는 외계 생명체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비를 타고 내려오는 중이다.
뭔가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 것만 같다.

오~ 이 그림책은 배경 음악이 함께 한다.
앞면지에 큐알코드가 있다.
궁금해서 찰칵!
고개가 흔들흔들, 두 발을 까딱까딱.
3분 18초간의 퍼커션 리듬이 맛깔스럽다. 도입부의 아기 울음소리는 약간 의외다. 뭐지?
이번에는 뒤면지를 열었더니 <싫어요 싫어요> OST까지 있다.
이것도 궁금, 한 번 더 찰칵!

🎵지구에 태어난 아이들은 자신이
누군지 모르지 라랄라 랄랄라
어쩌다 이곳에 태어났고 사실은
외계인인 걸
좋아하는 것만 먹고 늦잠도 자고
이빨도 안 닦고 하루종일 만화책
학원도 안 가고 숙제도 안 하고
맛있는 과자를 맘껏 먹을 수 있어
나는 싫은데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나는 싫은 걸요
싫어요🎶

https://youtu.be/ABXpLN0CfAQ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다보니 금방 따라 부를 수 있게 된다. 싫다는 말을 대놓고 해서 즐거웠다.

사실 싫다는 말을 잘 못하고 살았다.
관계 속에서 불화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우리는, 싫은 일을 싫다고 말하지 못한 채 자꾸만 시들어가는 것일 게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실컷 당당해지자.
싫어!
그래도 괜찮다고 그림책이 격려해 주는 듯 하였다.

매사에 '싫어요'를 입에 달고 살던 그 아이는 진정 외계인이었을까?
마리다 외계인의 설정도 너무나 재미있다.
지구에 잘못 태어난 외계인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우주선 하나가 지구를 찾아왔다.

-우리 별에 가면 마음대로 해도 되지 마리다.
하기 싫은 건 이제 그만하지 마리다.
매일 학교 안 가도 되고,
엄마 잔소리는 더 이상 안 들어도 되지 마리다.-

부모 입장에서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뜨끔할 수 밖에 없다. 아이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자신의 말에 분명 함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지구에서 이대로 살다가는
결국 로봇이 될 것이지 마리다.-

엄마 아빠가 시키는대로 하면 로봇이 된다는 그림책 이야기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데 소신있는 작가님의 뚝심에 바~로 엄지 척!

그런데 궁금하지 않은가?
'싫어요'를 외치던 아이는 정말로 우주선을 탔을까?
그림책을 통하여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싫어하는게 뭔지 알아야
진정 좋아하는 일을 알 수 있지 마리다.'

출판사 서평에서 가져온 의미있는 문장이다.
싫어도 싫다는 말을 못하는 아이, 일방적인 훈육으로 지쳐가는 부모를 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재미를 넘어서서 우리가 꼭 붙들고 있어야 할 가치로운 삶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게 나눌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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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학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권남희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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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다.
학교에서 배웠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학교에서 남편을 만나고, 내 아이들도 키워냈다.
제목만으로도 숱한 기억과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 올랐다.
그림책은 다니카와 슌타로의 간결하고 위트있는 글에 하타 고시로의 구체적인 상상을 더하여 보다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학교에 대한 아이의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학교에 대한 어른의 진한 향수를 부르는 책!-

뒤표지에 수록된 출판사 서평이다.
완벽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 모두의 얼굴에는 슬몃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토록 사랑스럽다니...

선명한 색감의 맑은 그림체가 읽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하였다.
펼침이 시원스런 판형과 고급진 종이의 질감도 마음에 쏙 들었다.

학교는 두려운 곳인가?
주인공 '나'만 혼자 얼음이 되어 복도에 서 있다.
간혹 이런 아이들이 있다. 단체 생활에 중압감을 느끼는 경우인데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교내에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학교에 대한 애정도 커질 것이다.
화자인 '나'는 좋아하는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학교도서관에 갔을 때 무척 신이 난다.
그리고 말이 통하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비로소 학교 다닐 맛이 난다.
가정에서 학교로 사회적 영역이 확장되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또한 다양한 관계 형성 과정에서 갈등 국면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로 인하여 교우관계의 폭은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다.

-싫은 친구가 좋아질 때도 있다.
싸우고 나서 사이가 좋아진 친구도 있다.-

위 장면은 글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그림 읽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림책 속에는 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게 하는 명 장면이 있다.

-하지만 학교 위에도 하늘이 있다.
바다도 한눈에 보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인가!
펼침 면 가득 하늘과 바다와 마을과 들판, 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일러스트는 또 얼마나 경이로운가!
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에도 살짜쿵 평화가 깃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또 마음이 가는 장면이 있다.
바다를 조망하는 교실 풍경이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문득 스쳐가는 풋풋한 기억 하나가 마음을 붙잡는 것이다.
창을 열면 진눈깨비처럼 흩날리던 벚꽃잎들이 교실 안으로 마구 달려들던 어느 봄날의 정경.
숲과 맞닿아 있던 교실이어서 누릴 수 있었던 황홀한 특권이었다.

독자들은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들만의 다양한 학교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많은 감정들이 수면으로 올라왔다가 스러지기를 반복하면서 충분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으리라!
아직 학교에 대한 경험이 없는 유아들에게는 훌륭한 지침서가 된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그림책, <나와 학교>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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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두 친구
이수연 지음 / 여섯번째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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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네 어깨 위의 짐, 이제 그만 내려 놓아도 된단다."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 했던 따뜻한 그 말 한 마디.
그때, 그 짐이 힘겨워 비틀거리면서도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해본 적 없는데 나를 향해 들려오던 작은 목소리가 있었다.
목소리는 언제나 나직했지만 힘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그 긴 터널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눈을 뜨고 감을 때마다,
그리고 꿈속으로 찾아오는 표범을 만나는 이들에게,

깊은 어둠을 본 만큼
더 밝은 빛을 볼 수 있기를.
짓눌린 어깨를 활짝 펴고 걷기를.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라며. -작가의 말-

막막함을 싹 걷어낸 먹먹함이 한여름 시원한 소나기처럼 나를 감싸안았다.
뒤면지에 수록된 작가의 말은 이토록 아름다웠다.
책장을 덮고, 내 안에 품은 온기가 서늘해질 때까지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림책이 처음 내게 온 날이었다.

반투명의 예쁜 트레이싱 페이퍼로 겉싸개를 한 그림책이 무척 특별해보였다.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그림 소설,
한 장면 한 장면을 귀하게 생각하며 천천히 읽었다.
톤 다운시킨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진한 감동의 서사가 폐부 깊숙한 곳까지 걸어 들어왔다.

-어딘가 위태롭고 불안한 느낌을 주던 엄마의 표정.
열한 살의 나는 항상 엄마의 표정을 살피고 또 살폈
다.-

어린 소녀 토끼가 겪어야 할 불안과 공포, 상실감의 무게가 차가운 문장 속으로 스며들었다.
작가는 능숙한 솜씨로 이 모든 감정들을 느낌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 시종일관 감탄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혼자 집에 남겨진 아이에게 감당못할 잔인한 시련이 찾아왔다.

-어떤 특별한 셀로판지가 내 눈 위에 얹어진 것 같았
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예전과 다른 빛으로 보였다.
한동안은 깨어 있어도 꿈 속의 어두운 숲 속을 끊임
없이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녀석'을 점점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허걱! 놀래라!
성장한 아이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검은 표범이 바로 '그 녀석'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이렇게 보고 있으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끼의 곁을 지키는 것은 언제나 검은 표범 뿐이었다.
대학입시를 치를 때도, 처음 남자 친구를 사귈 때도, 첫 직장 면접을 볼 때도 함께 했다.

-나의 검은 친구. 나에게 넌 어떤 존재일까?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수 없는 나의 크고 무거
운 비밀 표범.-

답답하고 힘든 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토끼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다.
결혼을 했지만, 토끼는 여전히 악몽에 시달린다.
사랑의 힘으로도 치유되기 쉽지 않았던 어린 날의 상처가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픈 새를 돌봐주게 되었고, 그때부터 검은 표범의 존재가 조금씩 희미해지기 시작하였다.
이제 토끼의 꿈속에는 두 친구가 함께 나온다.
검은 표범과 노란 새는 토끼를 자극하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면서 셋이 함께 매번 똑같이 기억의 장소를 찾아간다.

-꿈의 세계와 현실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걸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현실과 꿈의 경계가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는 확신이 든다.-

현실 속 토끼는 남편인 수달씨의 관심과 사랑으로, 꿈 속 토끼는 두 친구와 함께 어울리면서, 스스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보고서 차츰 안도하였다.
도망가지 않고 마주하는 용기,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부터 진정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꼭 만나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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