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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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작은 '눈먼자들의 국가' 의 한 인용구에서 비롯되었다. 미디어를 통해슬픈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게 된다는것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정도 하지만 같은 이유로 무관심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였다. 격한 문장 사이에 논리적인  서늘한 인용구에, 이런 글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궁금해졌고, 그 글을 쓴 분도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즉시 이책을 읽기 시작했다. 

타인의 고통을 인간의 역사가 시작한 이래로 지켜보고 싶어했으며, 그 모습을 담는 여러가지 매체들이 발전해왔지만, 궁극적으로 그 참상이 보여주는 것은 그 참상의 순간에 서있는 사람들의 경험을 절대로 반영해 주지 못하며, 그걸 먼 발치에서 그저 알랑한 연민을 가지고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 고통의 한자락도 이해할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통을 지켜보는것으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도한행동을 수도 없이 하고 있는가, 하는것을 환기시켜주는 것의 의미는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의 글은 선선하고, 냉정하다. 게다가 내용은  어찌 부인할수도 없었다. 어려울까 걱정해서 주저주저 하면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읽힌다. 무턱대고 덤빈 측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은 글을 읽은것은 감사한 일이다. 뭔가. 머릿속에 말끔하게 정리된 기분이다. 

이글이 어려웠으니까.... 다음것은 전혀 다른 장르의 - 레이먼드 챈들러의 것으로 - 읽어볼 생각이다. 


..어떤곳을 지옥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그 지옥에서 어쩧게 빼내올수 있는지 , 그 지옥의 불길을 어떻게 사그라지게 만드는지 까지 대답하게 되는것은 당연히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타인과 공유하는 이 세상에 인간의 사악함이 빚어낸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를 인정하고 그 지각을 넓혀나가는것도 아직까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인듯 하다

..( 그들이 말해준다고 해도 ) ` 우리` 즉 그들이 겪어왔던 일들을 전혀 겪어 본적이 없는 `우리` 모두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알아듣지 못한다. 정말이지 우린느 그들이 무슨일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할수없다. 우리는 전챙이 얼마나 끔찍하며,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상황이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리는지 상상조차 할수가 없다. 이해할 수도 상상할수도 없다. 전쟁이 벌어지면 바로 그때에 포화속에 갇혔으나 운좋게도 주변사람들을 쓰러뜨린 죽음에서 벗어난 모든군인들 , 모든 언론인들, 모든 부역 노동자들, 독자적인 고나찰자들이 절절히 공감하는 바가 바로 이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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