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포인트 - 그저 행동만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올바른 말을 해야 한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혜진 옮김, 배세진 해제 / 우중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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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여전히)국외에도. 수많은 사건, 사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스에서도 끊임없이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나오고 있고. 귀가 따가울정도이다. 하지만 꾹 참고 듣다보면 이상하다. 무언가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없다.
비난하고 헐뜯고 아니라 발뺌하고 맞다고 우긴다.

#제로포인트 (#슬라보예지젝 씀 #우중몽 출판)은 가자전쟁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위와 같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무조건 빠르게 답을 내놓으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빨리를 추구하다보면 기존의 것을 버리지 못한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0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잘못된 것을 기어코 이고 지고 가져간다. 그럼 최선의 방법이 당연히 나올 수 없다.

그렇기에 지젝은 기꺼이 0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유연한 사고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 속에 불변의 정답은 존재할 수 없다. 계속 기꺼이 0으로 돌아가 더 나은 실패를 위해 다시 시도하고 다시 실패하는 것.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바른말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출발점과도 같은 2023년에 발생한 ‘도서전 개막식 사건’에서 지젝은 팔레스타인들에게 귀를 기울여야한다라는 취지의 연설을 끊임없이 방해받았다.

누구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마스의 폭력적인 행보를 비판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중도적인 그의 입장은, ‘사실확인이 되지않는 사실’로 인해 평화주의자와 급진파라는 둘 중 하나에 속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적절하지’않았던 것이다. 한 국가의, 한 지역의 수많은 목숨이 달려있는 일에 한걸음 떨어져있는 이들은 하나도 도움되지 않는 편가르기에 열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게 기름을 붓고있는 매체들이 전하는 것들이 정녕 그 사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들이었을까? 아예 논점이 흐려져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정치에서는 ‘민감한’문제가 입 밖으로 나오려고하면 입을 막는다. 그 한마디가 정세에, 여론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인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처음 뱉어내지는 순간 그것은 기정사실화되어 추후 정정되더라도 강렬했던 첫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보다 감정에 의거해 움직이는 여론, 그 틈을 기꺼이 이용하는 여론.
감정에 호소하는 것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않는다.
뭐라도 해야한다는 어리석은 생각때문에 먼저 그것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지 못한다. 지금 내가, 우리가 대해야 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문제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비로소 해결방안도 찾을 수 있다.

굳어진 하나의 정답(처럼보이는)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건의 흐름에 매 순간 정의하고 온힘을 대해그 순간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타이밍을 놓친다.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제로 포인트>는 없던 것으로 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커다란 하나의 흐름 속에도 수만가지의 작은 흐름들이 흘러들고 있다. 그 흐름들을 막고 바른 방향으로 물줄기를 틀어내는 것, 이것과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기존의 것들을 내려놓고 0의 상태에서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거기에 또 하나, ‘바로 지금’을 담은, 있던 것을 없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없던 것에 유의미한 무언가를 있게 하기위한 시작이다.

어디에서 시작해야할지를 고민하게 해서 우리를 출발선에 세운다. 우리 주위의 모든 사건, 사고들을 다시, 제대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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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 네오픽션 ON시리즈 40
오동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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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아프고 피곤해하고 불쾌한 냄새와 맛을 느끼고, 꽉 막힌 답답함과 습도와 온기에 투덜투덜 불평을 하다보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이 ‘이놈에 몸뚱아리 어디 갖다버리던가 해야지.’다.

#미식가들 (#오동궁 씀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출판)의 주인공은 화재사고로 뇌를 제외한 모든 신체를 첨단 과학의 집약체인 의체로 대체 한 사이보그이다.
의체를 만드는 회사에 뇌가 보관되어 있어서 인격만은 인간의 것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맛을 느끼고 촉감을 느끼고, 모든 ‘옵션’들은 제각각의 값이 매겨져있어 기본형 의체를 가진 그는 음식을 먹을수도, 맛을 느낄수도 없다.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멀뚱히 바라볼 수 밖에 없어진 그에게 먹는 행위(소리, 냄새,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사람들의 표정)을 혐오스러워하지만 결국 ‘환상 허기’를 느끼게 되면서 인공 위장을 단다.
그리고는 환상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하루 적어도 두번의 음식물을 섭취한다. 여전히 맛은 느끼지 못하지만.

원하던 꿈을 세상과 현실에 순응하고 타협하며 십여년을 살아온 그는 이번에는 미각과 후각을 ‘업그레이드’한다. 다른 구조로 지구의 음식물을 직접 먹고 느끼지 못하는 외계인과 감각을 공유해 대신 먹는 행위를 직업으로 삼기 위함이다.

<미식가들>은 어떤 감각을 느끼는 것을 넘어 ‘대신 체험’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현실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일을 대리 경험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로 빠지지 않고 언급될 정도로. 하지만 내가 어떤 부담을 갖지 않고 경제적인 값만 치르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은 귀한 줄 모른다. 그래서 경험이 단순한 자극으로 강등된다.

이런 자극은 우리도 알다시피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만든다. 자극을 받아들이는 역치가 높아져 이전의 자극으로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간의 값만 치르면 더 큰 자극을 느낄 수 있기에 그것이 옳은 일인지, 윤리적인지, 합벅적인지 판단이 흐릿해진다. 돈을 받는 사람들도 돈의 달콤함에 매몰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인간이기에 살아남기 위해 필수로 해야하는 것이 하지않아도 되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 단순한 욕망이 된다. 여러가지의 욕망일 것이다. 맛보고 싶고 배부르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남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고, 반대로 남들과 다르다는,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음식을 삼킨다. 우리가 욕망을 얼마나 다루기 어려운지 잠들기 전 꼬르륵거리는 배와 아침에 알람을 듣지못하는 것으로 매일 매순간 느끼고 있다.

그런 욕망을 다스리고 ‘인간답게’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왜 모든 것에는 그것을 얻기위한 합당한 가치만큼의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야하는가.
이것들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혐오하는 것들은 우리가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서늘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반성하기도, 깨닫기도, 고민하기도.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게 한다.

집요한 물음표. <미식가들>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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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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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은 그들만의 삶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이유도 모르고 저물어간 또다른 젊은 생명들의 몫까지 살아내야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살아가게된다. 평화로웠더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어야 했을 아버지의 아버지에서부터 내려오는 직업.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보지못한, 겪지 못한 것을 경험해야한다. 그렇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한다. 결과가 특별하지 않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순간순간들은 특별해야한다.

<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 다산책방 출판)의 주인공은 이런 생각으로 열여섯의 나이에 고향을 떠난다. 오솔길을 따라걸으며 정처없이 걸어나간다.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거부한다. 마을을 떠나 겪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그저 새롭다. 그 새로운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또렷한 자극은 살아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수없이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들판과 언덕을 지나 도착한 한 해안가. 그는 해안가에서 그의 인생이 엄청나게 바뀔 것이라 예상했을까. 광부로 곡괭이를 쥐었을 그의 손으로 평생 글을 쓰며 살게 될 것이라고. 그것이 그의 운명이라고.

어휘가 늘면 자신의 세상이 그만큼 확장된다고 했던가.
제대로 문학을, 시를 경험하게 된 그는 밤새도록 해안가의 노부인이 건내주는 책을 읽으며 자신을 확장함은 물론, 비로소 자기 내면과 조우한다. 자신을 깨닫고 관찰하고 대화하고 그 결과들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 감동과 신비를 경험한 사람이 어찌 글을 쓰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빠르면) 이십대 중반이 되면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찾고 나아가서 얻은 직업인 경우는 잘 없다.
돈 많이 버는 곳,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곳을 목표로 성적과 스펙만을 생각하며 달려온 현대인들은 그래서 공허하다. 한번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고민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보상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게 삶에 지치면 매사에 부정적으로 임하게 된다. 내가 불행한데 주인공에게 책을 건내는 노부인의 다정함을 실천할 수 있을까?

혐오, 선긋기. 심지어 무관심이 만연한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수평선 너머>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동화를 넘어 있을 수 없는 판타지에 가까운 느낌마저 든다.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데, 지금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시기인데 사람의 마음은 지금의 우리가 더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다정함과 친절, 따뜻함을 한번이라도 느끼는 삶을 상상해봤다. 감사하게도 요즘 그런 따뜻함을 나는 받고있다. 그래서 그런 것을 느끼지 이전과 이후의 삶의 차이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긍정의 기운이 충만해진다. 부족할수도있지만 누군가에게 약간의 호의를 보일만큼은 된다.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눈에 보여서, 내가 할 수 있어서 ‘해주는 것’이 아닌 ‘실천하는’ 베품은 또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내가 긍정적일수 있게 돕는다.

타인을 위했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는 원래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종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것을 하지 못하고 답답하고 정없이 살아가는 것이 힘든 것인지도.

마침 시작된 반짝이는 여름의 정경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미리 휴가를 떠올리며 버티고 싶은 사람, 돌려받을 생각없이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베풂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어떤 식으로든 행복해지는, 위안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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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의 과학 - 건강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크리스티네 기터 지음, 유영미 옮김 / 초사흘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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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와 치료제는 엄연히 다른 것임을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영양제를 신봉한다. 어디에 좋다더라, 누가 이거먹고 어떻다더라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하나를 더 추가한다. 항생제같은 치료제들은 계속 먹거나 하나라도 더 추가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걸 잘 알고 조심하면서도 영양제는 건강을 보조할 뿐이니 안전할 것이다, 먹으면 이득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양제의과학 (#크리스티네기터 씀 #초사흘달 출판)은 이렇게 널리퍼져있는 잘못된 정보들에 대해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어떤 영양제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물론 각각의 성분들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흡수되어 사용되는지도 쉽게 알려준다. 이 글의 전제였던 치료제와 영양제의 차이도 알려주고있고 그것에서부터 나아가 영양제로 질병을 치료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영양제의 과학>은 크게 영양제에 대한 진실과 거짓, 질병으로 인한 치료약을 장기복용중인 사람이 영양제를 추가하려고 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사람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하는 미량 영양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로 나누어서 약사인 저자의 전문적인 지식을 전수해준다.

물론 이것들도 대단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네번째 챕터이다. 아무리 꿀같은 정보들을 많이 받아들였다해도 이것이 평생동안 사실로 남아있다는 보장이 없다. 아직 우리가 발견해내지 못한 사실이 앞으로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럴 때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정보의 바다에서 진짜 참된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디에서 얻는 정보가 더 신뢰도가 높은지 거짓을 걷어낼 수 있는 통계학적 상식들을 알려준다.

떠먹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떠먹는 법까지 알려주는 이 책을 읽고나면 지식과 태도, 모두에게 정답이더라도 나에게는 정답이 아닌 것도 존재할 수 있다는 이해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

AI와 각종 플랫폼으로 인해 가짜 정보가 판치는 요즘, 어떻게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떤 태도로 쏟아지는 정보들을 받아들일 것인지. 영양제분야 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전반에 도움이 되는 그 자체로 영양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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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발견
김민철 지음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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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책을 참 좋아했었다.
인생에서 강렬하게 남아있는 기억 중에서 일부가 책과 관련되어있다. 그러나 그런 책 읽을 때가 아니라며 깨달음 없이 점수만을 위한 책을 보며 살게 되면서 책과, 독서와 멀어졌다. 그렇게 인생의 큰 부분을 길을 잃고 살았다. 흘러가는대로, 아니 떠내려가는대로 표류했다.
그러다 예전 그 좋았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책을 다시 펼쳤다. 그간의 시간을 만회하고 싶어서였을까. 권수에 집착했다.(여전히 버리지 못했다)그렇게 작년에만 2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부족하게나마 글로 남겼다. 하지만 머리에 남은 것은 읽었다는 어렴풋한 기억뿐이다.
글로 남기면서도 얕음에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음에 제대로 ‘재독’하겠다는 말뿐인 각오만 남기고 다른 책을 읽었다. 평생을 읽어도 티가 나지 않을만큼 책은 많으니까 말이다.

독서는 ‘넓고 얕게’가 아니라 ‘천천히 깊게’임을 #오독의발견 (#김민철 씀 김영사 출판)을 보고 다시한번 깨달았다. 20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월급대신 오롯한 24시간을 얻은 작가는 과거의 자신이 선물한 책 속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 그러다가 북클럽을 하고싶다는 소망이 생겼고, 북클럽을 준비하기 위해 같은 책을 읽고 또 읽고 다섯번. 오독五讀하게 되고 그 다섯번 모두 다르게 읽히는 경험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바라는, 권위자들이 답이라고 내놓은 해석과 다른 오독誤讀을 하게 되지만 그것이 정말 답이 아니라 잘못된 것일까 의문을 갖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일부와 상상력으로 만들어 놓은 복잡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예술이 오직 한가지 결과로 귀결된다는 것이 애초에 가능할 수 있을까.

인생 책은 물론, 나를 찾고 그 단단한 뿌리고 고통을 견뎌내고, 나아가 흩뿌려져 있는 별빛을 좇는 꿈을 꾸게 해주는 책들에 대한 저자 자신의 ‘오독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그 자체로 ‘완벽한 영업’이다. 기꺼이 오독할 용기를 이렇게 흥미롭게 전해주니, 이 책을 재독할 때는 소개된 책을 읽으며(읽고나서)읽어야 또다른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오독五讀은 가볍게 넘어선다.

<오독의 발견>을 통해 깊게 읽기, 여러번 읽기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 읽는다는 것은 결국 체화시키는 것이지 않을까. 그 글을 쓴 사람 조차도 수십번은 읽고 고쳐냈을 글을 한번에 읽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늘아래 같은 책은 없다하지 않나. 읽으면 읽을 수록 다른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보이고 느껴지고 받아들여진다. 그렇게 부분부분이 모여 커다란 하나가 완성된다.

그 커다란 하나를 발견하였을 때 비로소 내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책으로 무언가를 깨닫고 바꾸고 얻기위해서는 반복해서 읽고 기꺼이 오독誤讀해야한다.
미움받을 용기를 넘어서는 다시 읽을, 오독할 용기가 생겨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찾았다 내 인생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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