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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은 그들만의 삶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이유도 모르고 저물어간 또다른 젊은 생명들의 몫까지 살아내야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살아가게된다. 평화로웠더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어야 했을 아버지의 아버지에서부터 내려오는 직업.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보지못한, 겪지 못한 것을 경험해야한다. 그렇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한다. 결과가 특별하지 않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순간순간들은 특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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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 다산책방 출판)의 주인공은 이런 생각으로 열여섯의 나이에 고향을 떠난다. 오솔길을 따라걸으며 정처없이 걸어나간다.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거부한다. 마을을 떠나 겪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그저 새롭다. 그 새로운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또렷한 자극은 살아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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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들판과 언덕을 지나 도착한 한 해안가. 그는 해안가에서 그의 인생이 엄청나게 바뀔 것이라 예상했을까. 광부로 곡괭이를 쥐었을 그의 손으로 평생 글을 쓰며 살게 될 것이라고. 그것이 그의 운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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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가 늘면 자신의 세상이 그만큼 확장된다고 했던가.
제대로 문학을, 시를 경험하게 된 그는 밤새도록 해안가의 노부인이 건내주는 책을 읽으며 자신을 확장함은 물론, 비로소 자기 내면과 조우한다. 자신을 깨닫고 관찰하고 대화하고 그 결과들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 감동과 신비를 경험한 사람이 어찌 글을 쓰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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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빠르면) 이십대 중반이 되면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찾고 나아가서 얻은 직업인 경우는 잘 없다.
돈 많이 버는 곳,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곳을 목표로 성적과 스펙만을 생각하며 달려온 현대인들은 그래서 공허하다. 한번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고민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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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보상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게 삶에 지치면 매사에 부정적으로 임하게 된다. 내가 불행한데 주인공에게 책을 건내는 노부인의 다정함을 실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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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선긋기. 심지어 무관심이 만연한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수평선 너머>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동화를 넘어 있을 수 없는 판타지에 가까운 느낌마저 든다.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데, 지금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시기인데 사람의 마음은 지금의 우리가 더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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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정함과 친절, 따뜻함을 한번이라도 느끼는 삶을 상상해봤다. 감사하게도 요즘 그런 따뜻함을 나는 받고있다. 그래서 그런 것을 느끼지 이전과 이후의 삶의 차이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긍정의 기운이 충만해진다. 부족할수도있지만 누군가에게 약간의 호의를 보일만큼은 된다.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눈에 보여서, 내가 할 수 있어서 ‘해주는 것’이 아닌 ‘실천하는’ 베품은 또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내가 긍정적일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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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했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는 원래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종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것을 하지 못하고 답답하고 정없이 살아가는 것이 힘든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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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시작된 반짝이는 여름의 정경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미리 휴가를 떠올리며 버티고 싶은 사람, 돌려받을 생각없이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베풂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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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든 행복해지는, 위안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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