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하이스트리트 -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 대한민국 6대 상권의 비밀
김성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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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첨단산업의 발달과 팬데믹시대를 관통해 오면서 전자화폐 같은 새로운 투자방향이 생기면서 그전의 시대에 전통적으로 제테크라 여기며 행해지던 예금, 주식과 같은 곳에 모이는 금액이 줄어들었다. 그와중에 주식은 미국과 같은 서학동민운동과 같은 현상으로 그나마 낫지만 한국주식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이처럼 어떠한 계기로 인해 우리의 사는 모습은 순식간에 바뀌어나간다. 그 속도가 점차 빨라져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못해 발생하는 혼란까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항상 자금이 모이고, 가격의 변동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있으니 바로 부동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거공간을 많이 염두해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상가에서 나오는 월수입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이슈다. 연예인들이 가지고 있는 건물이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한달에 월세수입이 얼마에 달한다라는 것은 세상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다 알정도이니 말이다.

전세계에 땅값이 비싼 순위를 놓을때 빠지지 않는 홍콩 뉴욕도 상점가, 그 중에서도 상권의 중심지이자, 카페, 레스토랑, 뷰티, 패션, 테크 브랜드가 밀집된 지역을 뜻하는 하이스트리트의 가격순이다. (밀라노의 비아 몬테 나폴레오네가 뉴욕의 5번가를 제치고 1제곱미터당 3100만원의 임대료로 최고의 땅값이라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우리나라의 명동은 9위로 1100만원이다)

하이스트리트는 결국, 리테일retail의 흥행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리테일이 왕성하게 발생하지 않으면 당연하게도 저만큼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하이스트리트로 들어갈 이유도 없고, 저 가격이 유지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하이스트리트는 명동,홍대,강남,성수,한남,도산 정도이고 애플 스토어로 대표되는 메가 하이스트리트와 고유의 아이덴티티로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네오 하이스트리트로 또 분류된다.

이렇게 설명을 듣다보면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각 지역의 강남,홍대,성수,한남 같은 곳들이 떠오를 것이다. 모든 것이 모여있는 만남의 중심지라고 해야할까? 높은임대료를 자랑하는 그곳.
하지만 지방의 그곳은 상점들이 많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그것을 보는 우리는 누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냐며 경기가 어려우니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스토어로 대표되는 전통의 메가 하이스트리트와 각종 유니크한 새로운 외국 브랜드가 한국에 거점을 둘 때 유일하게 후보지로 거론하는 네오 하이스트리트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의 리테일이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해외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상징성이 강한 서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지만, 온라인에서의 물품구입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하이스트리트의 여전함은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

#서울의하이스트리트 (#김성순 지음 #디자인하우스 출판)은 반드시 존대해야하며,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곳에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있고, 미래의 우리 생활모습까지 담겨있다.

이것으로 인해 텅텅비어있는 우리 고향의 ‘하이스트리트’에도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인지 판단까지 해볼 수 있다.

그래서 여전히 불패의 신화를 자랑하는 서울의 메가 하이스트리트와 네오 하이스트리트의 특성을 밸류에드value-add, 앵커anchor, 파사드facade, 레이어layer, 등용문, 연결의 키워드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리테일과 라이프스타일을 그 어떤 첨단 과학보다 빠르게 변화시킨 팬데믹과, 세계의 주류로 우뚝선 K웨이브까지 다채롭게 내용을 담고있다.

긴 세월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이미 아득해져버린 팬데믹을 거쳐가는 하이스트리트들의 삶을 보면서 회복이라는 키워드에 주목되었다. 하이스트리트도 물론 힘든 시간을 겪었다. 명동의 길바닥에 적힌 글씨를 보며 걸을 수 있는 날이 올 줄은 몰랐으니. 그래도 놀랍도록 잘 회복했고 새로운 다양한 업체들로 가득하니. 책에 실린 “제비꽃은 제비를 부르지않고 그저 피어 있으면 제비가 와서 날아든다.”라는 문구가 참 와닿았다.
버티는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묵묵히 견디고 회복해내는 것이 사람이나, 경제나, 스트리트나 똑같다싶다.

그래도 그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버텨내는 우리들을 위하여.
우리가 하이스트리트가 되길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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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프레임
조성환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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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의 콘티북 같은, 독특한 그림체의 컷만화가 아니 그래픽 노블이 두편 담겨있다.
성경의 창세기 같은 우리가 사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의 천지창조, <제네시스> 지구를 위해 인간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사신들의 이야기 <무명사신> 시작과 끝을 담은 이야기는 각각 독립되어 진행 되지만 시작과 끝이라는, 그 사이 어디즈음을 겪고있는 우리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아래에서 프레임을 잡아서 거인의 성별을 확인할 수 있는 <제네시스>는 세상의 절대자와 같은 위상으로 군림하지만 세상에서 유일하나 혼자였던 생명체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산의 꼭대기에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 같은 눈깔 아니 빛에 쏘여 유체이탈 처럼 남자 거인의 몸에서 스르륵 여성 거인이 태어난다. 여성거인은 심지어 말도 가능하다.
같은 ‘종’이라 이것 저것들을 알려주려 하였으나 종만 같을 뿐 식성도 흥미를 끄는 것도 다 다르다.

물론 몰라서 그렇겠지만 남자 거인의 거침도 서로의 오해가 쌓이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 거침보다는 폭력성이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하지만 엑스트라 같았던 촉수괴물이 둘이 더해지자 거인들을 앚도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남성거인이 여성거인을 지켜주려다 당하게 되고 살고자 하는 본능이었을까.
사우론의 눈으로 향하는데.
사우론 같은 흰 빛은 더 사우론 처럼 붉어져 지구의 운석 충돌처럼 지상의 종들이 한번 리셋된다.
그렇게 바다의 젠틀맨 혹등고래를 떠오르게 했던 거인보다 더 큰 고래가 바다에서 구해준 여성거인의 몸에서 또 스으윽 유체이탈처럼 무언가가 일어난다.

아마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 그리고 하나보다는 둘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가장 온전한 존재임을 말하려는게 아닐까.

<무명 사신>에서는
인간의 기대수명과 현대의학의 힘으로 명부의 수명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기적’의 발생 빈도가 많아지자 사신들이 직접 수명에 관여하는 ‘강제사’팀이 운영된다.
악인이어서 같은 이유 없이 그냥 명부에 적혀있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다양한 방법으로 실적을 채워나간다.

인간 세상처럼 실적으로 신분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 (실적이 부족하면 100년이라는 시간 대부분을 불행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 강등된다는 압박감도 있다) 사신들의 강제집행을 부추긴다.

주인공은 혼자 아들을 키우는 엄마처럼 감정이입이 되는 사람들의 강제집행을 자꾸만 유예한다.
그로 인해 후배 사신과 한판 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생각은 바뀌지않는다. 인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사신에게는 검은색 감정에 휩쓸리는 사신에게는 무지개색으로 보이는 안감의 우산을 ‘알록달록’든 채로.

끝까지 사신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균등하길, 선한자는 복을 받고 악인은 벌을 받기를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길 바라는, 사신 같은 수퍼파워가 없어도 아무도 모르게 이 세상을 지키고 있는 보통의 익명의 사람들을 떠올르게 하는 작품이었다.

우리의 모습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에서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어지지 않는 것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마 우리는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을 우리가 익히 인식하고 있는 것들과 대조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당황스러웠어도 받아들여진다면 분명 우리의 지금 모습과 닮아있는 것이, 받아들여질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세포가 분열되어 몸이 회복되고 자라고 성장하고 살아가며, 그 경험을 후손에게 전한다. 그리고 열심히 사회인으로 살아가다 당연하단 듯 세상에서 사라진다.

이기적인 마음에서든, 이타적인 마음에서든 이 세상이 정의롭게,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가길 바라면서.

#스몰프레임 (#조성환 지음 #열린책들 #미메시스 출판사)의 작은 한컷한컷이 모여 전체의 이야기가 되듯, 이 세상에 우리 하나하나도 모여 그렇게 세상이 됨을, 더불어 살아가야됨을, 그렇게 ‘알록달록’살아간다는 것을 아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사철제본으로 쫙쫙펴지는 책 처럼 알게모르게 구겨져있던 스스로가 펴지는 경험을 하고 싶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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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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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시는 항상 낯간지럽다.
경상도 남자라서 그럴까? 항상 그 이유가 궁금했다.
비교 대조할만한 친구놈들도 없다
기껏해야 만화책이나 판타지소설이나 공유하면서 볼 정도이니
(이 글을 보지못하겠지만 녀석들아 책 좀 보렴😇)

내 개인적으로도 학창시절에 누구나 그랬듯
글쓰기로 교내에서 상장 몇개 받었었지만(a.k.a 백일장)
그때도 꾸역꾸역 산문을 써냈다. 도저히 운문은 분량도 주제도 글투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나이가 먹고 앞자리가 몇 번 바뀔 세월이 지나고나서야 시를 읽는 것에 대한 도전 정신이 생겨났다.

그렇게 한 권의 시를 읽는데에 성공했고, 그 시인님의 산문집까지 읽으면서 사와 시가 태어나는 순간들을 훔쳐보았다.
훔쳐보았기 때문일까. 썩 좋아보였다.

그렇게 나는 다른 시를 찾아나섰다.

#필사어른이되는순간 (#나태주 지음 #보담 그림 #북로그컴퍼니 출판)은 그런 나를 한단계 더 나아가게 해주었다.
시 필사를 하게 된 것이다.

유퀴즈에 출연은 물론 꽃, 풀꽃 등 시 자체가 이미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시지만 나는 당당하게도 한번도 펼쳐보지 않았었다. 유퀴즈에 나와 화사하고 다정해 보이는 인상이 참 보기좋았던 기억만 있을뿐.

시인님을 책으로 만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따사로운 디자인의 <필사,어른이 되는 시간>은 나태주 시인의 시와 함께 짧은 코맨트가 달려있다. 시 자체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데 편지같은 다정한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제목에 필사가 들어가있듯이, 시 옆장은 필사를 할 수 있게 비워져있는데 그냥 백지가 아니라 #보람 작가의 일러스트가 소담하게 그려져있어,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만들었던 시 포스터가 생각났다(시 한편 베껴쓰고 남은 종이 여백을 시와 어울리는 그림으로 채우는 과제였다)

글씨가 훌륭하지 않음이 안타까울 뿐.

하지만 시를 읽고, 옮겨쓰면서 또 읽고, 쓰기까지.
하나의 시를 한번에 세번 씹고, 뜯고, 맛보고, 느끼면서
내가 왜 나이먹고 나서 요즘 시에 관심이 생기고 좋아진 것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되었다.

시는 배려가 넘쳤다.
내용이 격려가 아니더라고 갈갈이 찢고 생채기가 날 것 같은 내용이라도 너무 아프지않기를, 좋은 내용이면 햇살아래 널려있는 빨래들 처럼 포근하게 어린아이 머리 쓰다듬듯 살살, 다정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받아들이는데에 부담이 없다.

읽고 쓰고를 하면서 시의 언어에 익숙해져간다.
그럴 수록 진의(일지도 모를)시의 의미를 깨닫고, 나의 경험과 소견으로 체화되어간다.

성경을 읽으면 성경특유의 성경투에 익숙해지듯,
‘시투’에 익숙해져갔다.

심지어 시인님이 직접 시를 필사한 ‘시인의 필사’섹션을 보고 있노라면 시인님이 어떤 마음으로 이 시를 쓰셨는지가 어렴춧하게 느껴진다. 필체는 그 사람의 마음을 유형화 한 것이니까.

시와 시인에게 익숙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시와 친근해졌다.

시와 친근해지는데에 어찌 보면 동시와도 같이 쉬운 말들로 쉽게 써놓은 나태주 시인의 시가 큰 역할을 한다.
물론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하루종일 자꾸만 곱씹어질 만큼 깊어서 시의 반전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

시를 쉽고 따뜻하고 다정하게
아마도 현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일 나태주 시인의 글로 필사까지 곁들여 입문하기에 최고의 책인듯 싶다.

덕분에 필사에 재미를 붙였다.
필사 챌린지도 크게 개최한다는 것 같은데
많이들 참여하시고 시와 친해진 다정하고 포근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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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그림 - 찬란한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명화 속 여름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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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읽은 책입니다)

몸이 절로 떨리던 겨울을 지나 무채색이었던 세상에 연두빛과 파스텔색들이 흩뿌려지기 시작하면 또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음을, 곧 생명들이 완연해 지겠구나 기대하게 되면서도 점점 기온이 올라가면 마음 한쪽에 걱정이 스멀스멀 자라난다.
아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쨍한 햇볕에 피부가 따끔거리고 집앞 편의점만 다녀와도 땀이 터지고 샤워해봤자 몸의 물기는 마르지않고 머리도 절대 마르지않는 그 여름이 나는 두렵다.
사람이 촌스러워 보일까봐 피부가 타는 것도 두렵다.
어디에서든 에어컨부터 찾는다.
그렇게 여름은 어느순간 나를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둬두는 그런 괴롭고 싫은 계절이 되었다.

하지만 #여름이라는그림 (#이원율 씀 #빅피시 출판)을 보고(정확하게는 표지를 봤을 때 부터) 초등학교 시절의 여름이 떠올랐다. 정확하게는 여름방학. 40일 정도의 그 자유시간(물론 방학숙제도, 일기도 썼어야했지만)을 떠올려보면 나는 항상 계곡에 있었다. 경북 청송에 너른 마당이 있는 일층 주택에 살았던 큰이모 댁에 방학의 절반은 머물렀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꼽만 떼고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계곡으로 향했다. 나보다 어린 동생과 동생보다 더 어린 사촌동생 전용의 수영장을 만드느라 이리저리 돌을 주워 날라 물을 막고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파라솔을 펴고 계곡에 가장 깊은 곳에 떡밥을 넣은 어망을 심어놓고 열심히 입으로 불어 빵빵하게만든 고무보트를 띄우고 몇번이고 다이빙을 했다.

수경을 끼고 잠수도 하고 수영도 맘껏 하고, 후라이팬에 꼬들꼬들하게 끓여먹는 물놀이 후 라면과 잡은 물고기로 만든 튀김과 매운탕까지. 그러다보면 하루가 다 저물었다.
그리고는 이모집 마당에서 드럼통에 불을 붙여 옥수수 같은 것을 태워?먹으며 지금은 보기힘든 쏟아지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고 학교에 가면 어깨와 코에서 허물이 벗겨질 정도로 새카맣게(시커멓게) 타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그럼에도 참 행복했다. 타는 것은 아무문제가 되지않았고, 더위도 물속에 있으면 아무문제가 없었다.
그토록 여름은 찬란했고 생기 넘치는 계절이었던 것이다.

언제부터 나는 여름이되면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을까.
참 안타까우면서도 그래도 그때처럼 계곡으로 뛰어들 용기가 나지않는다. 바다도 마찬가지였다. 바다를 좋아하지만 여름바다는 수많은 인파로 뒤덮여 오롯이 바다를 감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다는 겨울에 코랑 귀가 떨어지는 칼바람을 맞으며 봤었는데 그마저도 몇년동안 경험하질 못했다.
몇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지쳐있었구나 싶더라.

마침 이번에 부산을 다녀왔었다.
여름부산은 생애 거의 처음인 것 같았는데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시원한 바닷바람 쏟아지는 태양이 참 좋았다. 해변을 살포시 달려보고, 시원한 맥주로 바닷가 야경을 누렸다.

그렇게 카메라에, 두눈에 담았던 여름 날의 바다가 <여름이라는 바다>에 가득 담겨있었다.
그 시절 그때의 여름으로 날 데려가 주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을 잔잔한 수평선을 보며 달래보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초록빛 그늘아래에서 쉬어보기도 하고, 다른 계절보다 밝아서 온갖 색이 잘 보이는 일몰과 낮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버리는 여름 밤까지. 직접 눈으로 보고 혀과 피부로 맛보고 느꼈던 여름바람과 여름냄새가 가득했다.

바다와 하늘, 우거진 나무처럼 대표적인 색이 한덩어리로 뭉쳐져있고 그 대표색에서 살짝살짝씩 다른 색들을 촘촘히 세밀하게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화풍은 인상주의라고 생각한다.

일반화와 점묘화의 사이 어디즈음 같기도, 나에겐 고흐로 대표되는 층층이 두껍게 올려 거친질감이 드러나는 기법으로 그린 파도, 정확한 형태가 아닌 빛의 형상을 형용하기 어려운 무언가로 붙잡아 둔 모네 고유의 색감까지.

참 여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감탄하며 넘겼다.
어린 날 보름여정의 첫날 그해여름 처음으로 계속을 보며 했던 감탄처럼. 그 감탄에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비겁하게 맘껏 즐기는 것을 외면하던 짜증으로 가득찬 내가 몸 밖으로 떨어져나갔다. 그렇게 완연한 여름이 내게 다가왔다.

슬픔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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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언어 - 사람을 품고 이끄는 리더의 언어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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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작년말부터 올해 봄까지 나라의 리더가 교체되는 상황이 국내와 지구 상 존재하는 나라 중 가장 상징적인 국가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한 곳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반복되지 말아야할 아픔의 반복으로 벌어진 일이고, 다른 한쪽은 슬프지만 수명이라는 자연의 섭리때문이었다.

평소같으면 자극적인 이야기만 뉴스에서 보도되었을텐데, 평화롭지 않은 상황덕에 평화로움이 오히려 극적으로 받아들여졌기때문일까. 매일매일 뉴스에서는 국내와 국외의 정권교체 이야기가 교대로 흘러나왔다.

바티칸의 수장 교황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직위이며, 예전에는 황제보다 더 높은 권력으로 성전이라는 이름의 전쟁을 지휘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교황의 모든 일정과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는 과정은 콘클라베는 전세계인구의 관심을 받으며, 뉴스와 유튜브에서는 성당 굴뚝을 클로즈업해서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교황은 무엇이 특별하길래 전세계가 주목하는 것일까?
14억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어서?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신도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자기만의 성과를 이루고 여러 곳에서 정보들을 듣고 취합하여 각자의 신념을 가질텐데 그냥 가톨릭을 믿는다고 다들 맹목적으로 교황을 섬길까? 우리가 살아온 또는 살고있는 사회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있다.

그럼 무엇이, 14억의 신도들을, 나아가 종교가 다르지만 60억 이상의 지구인들이 교황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마 전세계 지도자들 중 유일하게 자기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의 리더들은 국민들의 염원을 이루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모여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그러니 국민들을 위해 행동해야할 의무가 있고(물론 각종 비리와 이해관계가 뒤얽혀 그 의미가 변색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다른 국가와 전쟁을 하기도 하고 하는 것이겠지(물론 내부 결속의 수단으로 외부를 공격하는 그런 몹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바티칸만은 자국의 이익을 위하지 않는다.
모두가 전쟁에서 이쪽이 잘못했냐 저쪽이 잘못했냐 전쟁의 타당성을 따질때, 바티칸만은 즉시 전쟁의 중단을 전세계에 요청하고 지구의 평화를 외쳤다.
자상하면서도 단호하게. 생의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후보가 되어 선출되면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오직 신도들을 위해, 세상의 평화를 위해 착취를 당하는 파파papa의 모습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차고넘친다.

그렇다. 교황의 진심어린 울림이 담긴 그 말.
교황의 진심과 자티칸의 수뇌부의 자신을 갈아넣는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그 말이 바로 바티칸의 권위의 핵심이다.

#교황의언어 (#이광재 엮음 #시공사 출판)은 유구한 역사동안 남아있는 교황의 말들을 담아 놓았다.
1부는 경제, 노동, 봉사, 사람, 사랑, 용기, 용서, 정의, 정치, 평화, 환경, 희망 키워드에 맞는 말들이 인용되어 담겨있고, 2부에서는 지금 생존한 사람들이 함께 숨쉬어온 우리 시대의 교황, 요한23세, 바오로6세, 요한 바오로1세와 2세, 베네딕토16세, 최근에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261대부터 266대 까지의 말씀이 담겨있다.
각 교황님의 이름에 담긴 뜻도 알아보는 즐거움이 있으니 꼭 챙겨보시라.

교황은 항상 자기가 가장 우선시에 두는 가치관이 있다.
교황도 한명의 인간이니 교황의 수만큼 가치관도 존재한다.
그래사 그 가치관을 잘 나타내는 이름을 정한다.
대표적으로 기존의 교황들과 달리 권위와 전통을 중시하지 않는 소탈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친근함으로 모두가 좋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가난한 낮은자를 위해 청빈한 삶을 살았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떠올려 선택한 이름이다.

교황궁에서 기거하는 것도 반대하여 일반 신부님들의 숙소에서 지내셨고, 대부분의 치장과 허래허식을 생략했던, 소탈한 그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처럼 <교황의 언어>에는 주옥같지만 읽고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담겨있다.
그럼에도 특별하게 나가와 가슴에 박힌다.
아마 그 말을 정성스럽게 뱉어낸 사람이 너무나 진심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리더뿐만 아니라 우리모두, 진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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