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시호도 문구점 2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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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이름의 뜻마저 ‘벼루’인 남자가 온 마음으로 긴자에서 지켜내고 있는 190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호도 문구점.
단어장, 가위, 명함, 책갈피, 색연필 등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겐 인생에서 잊혀지지않는 한 순간, 어쩌면 삶 자체를 상징하는 무언가일 수도 있는 보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읽기 전에는 왜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낡고 고장나버린 옛 문구를 고쳐주거나, 인생의 힘든 한 순간에 의미있는 물건 하나를 추천해 주는 그런 장면을 생각했는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았다.

외동딸과 가정을 위해 일하면서 야간대학에 진학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아버지의 삶이 녹아든 단어장이 아버지의 은퇴로 어색해져가는 가정의 분위기를 되살려주는 매개체가 되고, 동날과 정말이 한 점에 만나야만 절삭력이 생기는 예민한 물건인 가위로 왼손과 오른손,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노인의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는 시선이 있어야함을, 약간의 도움만 있다면 마음껏 자기가 하고픈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아내는 묵직한 작품이다. 서로다른 사람들의 여러시선이 작동하여 더 나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퇴직이, 시간이 지나버림이 빛바래는 것이 아님을 지난날을 소중히 간직하는 마음등을 문구라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물건에 이처럼 많은 것들을 담아내는 작가의 필력에 굉장히 놀랐다.

그러니 일본에서는 5편까지나 나와있겠지.
이렇게 하나하나의 독립된 에피소드 형식의 소설이 5편까지나 출판된 것을 본 적이없다. 가히 유일무이한 작품이라 할만하다.

5편까지 나왔다는 말을 들으니 료코와의 묘한 기류가 등장하는 것도 항상 그자리에 하늘색셔츠에 파란넥타이 회색정장바지로 똑같이 있는 시호도 문구점의 주인 ‘겐’에게도 무언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바라는 독자들의 바램을 들어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2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변함없이 한곳에서 많은 손님들을 진심으로 위하고 달래준 시호도 문구점에 불어오는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물리적으로 여러권에서 서서히 진행된다면 억지스럽지 않아 독자들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응원한다 겐이 아닌 료코를😂)

오랜세월 덕을 쌓았으니 받을 건 받아야지😇

#긴자시호도문구점2 (#우에다겐지 지음 #오팬하우스 크래커 출판사 출판)을 읽으면 일상적, 평범한 것들의 특별함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각 에피소드들의 주인공고 특별하지않다. 가정을 이루고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장, 정년퇴직을 앞둔 아버지,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고 하루빨리 학교를 벗어나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을 곳으로 나아가길 원하는 여중생, 각자의 가게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직원들까지. 어느 사람하나 특별한 사람이 없다. 우리주위에 항상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심지어 우리 가족 중에도 있을 수 있는(과거 현재 미래)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겪는 일상들도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나의 단어로 표현 가능하다고 모두 똑같은 일상이라 할 수 있을까? 작고 어디에나 있는 문구조차도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고 누가 구입했고, 어떤 역사를 담고있는지에 따라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사람의 인생이라면 더 특별하지 않겠나.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이미 쥐고있는 것들에 소홀하고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매체에서 보면서 끝없이 자기와 비교하고 자신을 낮추며 일반화시킨다.

그렇게 스스로가 총천연색인 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잿빛으로 만들어간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문구라는 것을 소재로 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우리들을,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써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뿐만아니라,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늘 있는 그런 문구에 빗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고 사소한 문구류가 제각각의 역사를 지니고 누군가에겐 억만금을 줘도 바꾸지않을 보물이 되는 것을 평범한 우리의 인생도 우리 스스로에겐 더할 나위없이 소중한 것이라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투로 듣기좋게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2권으로 시작했지만 1권도 읽어보고싶고, 계속해서 정발 될 나머지 시리즈들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싶다. 문구를 정말 애정하는 사람 입장에서 소재도, 주제도 무엇하나 빠지지않는 소설이다. 나이 지긋한 이 시대의 아버지가 쓴 글임에도 이래라 저래라 하지않고 묵묵하게 들어주고 은은한 미소를 지어주는 <긴자 시호도 문구점>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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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지미 라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모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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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스무살이 되면 해보고싶었던 것이 기차여행이었다.
‘내일로’라는 청년들(나이제한의 푸릇한 표현)에게만 주어지는 자유로운 기차여행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무엇이 그렇게 해야만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많았는지 기차여행이라는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떠난 시간에 나의 경쟁자들은 저만치 앞서 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가지못했다.

#지미라이 가 쓴 #청춘너에게로이어지는길 (#오팬하우스 모모 출판)의 주인공 지미짱 아니 ‘지미’는 오랜세월동안 자기가 마음에드는 곡을 쓰지못하는 실패한 작곡가다. 그리고 지미는 나랑은 다르게(비슷하다 믿고싶다)일본의 ‘내일로’와 비슷한 ‘청춘18티켓’(실존한다)을 이용해 5일간의 목적지없는 여행을 떠난다. (대만사람인데 청춘18을 위해 일본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미 뭐라도 될놈 아니 분이다)

그리고 지미의 X이자 인기 냉미녀 가수 ‘안치’가 말도 없이 떠난 지미를 찾아 지미의 할머니댁에 갔다가 지미의 오래된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그곳엔 20살 즈음의 지미와 전 세계를 여행하던 일본인 ‘아미’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정처없는 여행이라 하지만 실은 지미는 아미를 만나러 간 것이다. 아미에 대해 알고있는 것은 고향이 아키타라는 것뿐.
청춘18티켓이 준 5일이라는 기회동안, 지미의 다이어리를 읽는 안치와 다이어리 속 그 시절과, 지미의 기차여행으로 장면이 전환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연 5일이라는 기회동안 지미는 안나를 만났을까?

<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이 상견니의 허광한을 주인공으로 하여 일본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라는 것을 알았어서 그런지 이 장면은 영화로 이렇게 표현하고 장면 전환은 이렇게.. 같은 생각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이미지적으로 굉장히 생생한 소설이었다. 자그마하고 이쁘고 당찬 안나의 덧니가 드러나는 귀여운 미소와, 그녀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궁시렁거리는 지미의 모습까지. 영화촬영이 완성되고 나서야 소설이 완성되었어서 영화와 소설의 스토리 진행이 다르다고 하던데 얼른 영화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겐 청춘18 티켓에 비워져있는 5칸이 얼른 채우고 싶운 것일 수도 있고, 한칸한칸 채워져가는 것에 아쉬움과 조바심이 느껴질 수도 있다. 분명 극 중 지미는 이 두마음을 5일동안 여러번 겪었을 것이다. 지미의 그때 그때의 마음을 상상해보며 책을 읽는 것도 이 책의 좋은 독서법인듯하다.

작가 지미 라이 는 여섯편 정도의 작품을 발표했던 전력이 있는 절필한 작가였다. 절필한 이유는 완벽주의자였어서다. 그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쓰지못하게 된 것이다. 글 속 지미도 첫 데뷔곡 이후로 마음에 드는 곡을 쓰지못해 작곡가를 그만두겠다며 욱하는 심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작가와 주인공 둘의 이름이 같은 것은 작가가 글 속 주인공에게 스스로를 투영한 것이었다.

게임회사와 교육업계에서 일하면서 결혼도 하고 미국으로 이주도 하고 완전 달라진 인생을 살고있다가 우연한 계기들이 맞물려 다시 글을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원래 직감을 믿고 글을 쓰기전에 세밀한 설정을 하는 것은 작가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8번의 각색을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이 작품은 작가의 여행에세이를 소설로 각색한 작품이다)그러다 우연히 한 작가가 미리 세밀하게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때는 왜인지 모르게 나도 한번 해볼까? 해서 9번째 각색한 글이 책으로 나온것이다.

완벽한 것이란 세상에 없다. 실패를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결국 인생은 바뀌지않고 그냥 그렇게 가만히 있다. 가만히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떠밀려 뒤로 밀려나고 있다.

적극적으로 실패를 해야면서 그 실패에서 무언가를 얻고 그것을 이용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당당히 실패하고 그 실패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시기. 그 푸른 찬란한 시기가 청춘인지도 모른다.

<청춘,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서 너에게로는 아미일까, 청춘이었던 그시절의 지미일까, 아님 다른 무엇일까.

내가 아직 청춘인지, 나이들어버린 것은 아닌지, 지난 세월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면 이 책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분명 시든 줄 알았던 앙상한 가지에 불쑥 작은 연두색 가지가 뻗어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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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기쁨 - 온몸으로 불안을 깨부수며 나아가는 해방에 대하여
벨라 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 갤리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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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달리기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면 끝까지 읽기가 솔직히 부담스럽다. 달리기에 관한 책이다 보니 달리기가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가 적혀있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너무나 예찬 가득하달까? 뛰다 안뛰다를 반복해온 내 입장에서는 읽을수록, 아니 신앙고백같은 예찬을 보는 것이 쉽지않았다.

그래서 #벨라매키 의 #달리기의기쁨 (#웅진지식하우스 갤리온 출판)을 받아들었을때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제목부터 달리기에 대한 신앙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작가가 저널리스트 출신이라 그런지 담백했다.
일종의 성과보고서 같달까? 너무 예찬하지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기 힘든 개인사를 고백하며 처절하게 달린 지난날을 한걸음 물어난 시선으로 있는그대로 전달한다.
오히려 너무나 처절해서 처음에는 웃지못할, (적응하면 피식거리게되는)자학적으로도 보이는 농담들로 글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만들려 노력한다.

달리기를 예찬한다기 보다는 새뮤얼 존슨의 수필 속 표현을 빌려와 정신의 깊은 병을 치유하는 ’육신의 혹사‘라 표현한다.
오랫동안 불안장애를 겪어왔던 작가는 불안장애를 방지하기위해 자기를 불안하게 했던 장소들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며 살아왔고, 결국엔 런던의 대부분이 금지구역이 될 정도까지 이른다. 그렇게 집밖을 위험해하며 회사생활을 괜찮은 척 이악물고 살아가는 와중 결혼 한지 1년도 되지않아 파경에 이르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심지어 엑스남편은 회사동료 허허😇) 그렇게 하루에도 몇번이나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숨기기 위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살던 와중 무턱대고 뛰쳐나간다.

여기서 포인트는 자기도 왜 그랬는지 왜 하필 달리기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밖의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쳐다보고 있을 것 같다는 불안에 사로잡혀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처음은 3분을 달렸다는데(작가 인생 최고기록)심지어 그것도 한번에 3분이 아니다 쉬다 달리다를 반복해서 달성한(?)기록이다. 종아리가 아프고(아마 씬스프린트가 아닐까)숨이 미칠듯 헐떡였지만 왜일까 그녀는 계속 달리러 나간다.

그녀를 뛰게 한 것은 단 하나.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슬픔과 분노가 달리는 와중에는 멈추었다는 것이다. 달려야만 좋은 것이 아니라 ‘평범’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무너져내린 것과 진배없는 그녀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그녀 스스로도 처음엔 몰랐던 것 같다)그렇게 괴롭지 않기 위해 꾸준히 달렸던 그녀는 결국 극복해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불안증 초고수 러닝 초보임을 자처하는 그녀는 인생이 바뀌고 달리기에 대해 글을 쓰고 직접 쓴 소설로 등단을 한 지금에도 러너로 산다고 항상 인생에 햇살이 비치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명언이 난무하지는 않더라며, 그런 명언따위 불쏘시개나 되라며 끝까지 시니컬하게 달리기를 예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점이 책을 읽는 동안 미친듯이 달리고 싶게 만들었다. 달리다가 멈춰선 지금의 나는 모든 인간이 그렇듯 달리기라는 행위가 굉장히 미화되어 있다(인간은 지나간 것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그래서 달리고 나면 너무나 좋고 마냥 행복한 너무나 위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중간하게 뛸거면 시작도 하지못하게 부담을 지운다.
벨라매키가 이러한 환상을 와장창 깨부숴 나에게 달리기를 현실로 돌려놓았다. 뛰러 나갈때마다 아 귀찮아 나가기 싫어를 연발하고 나가서 겨우 뛰기 시작했음에도 아 이걸 내가 왜 대체 내가 자발적으로 하고있지?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40분 뛰기로 한 것을 35분만, 30분만 이라며 끝없이 유혹하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심지어 다 뛰고 나서도 내가 다시는 뛰나봐라 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씻고나면 아 그래도 개운하다 라는 착각을 한다(실은 샤워가 개운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래 매순간 번뇌에 들게하던 것이 달리기였지! 잊었던 현실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달리고 싶어진다.
아니 달리려한다.(하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그냥 달려야 할 것만 같다)

책 속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감정은 그당시에는 모두 필요해서 드는 감정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다. 감정처럼 왜인지 모르게 달려야겠다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일테다. 그러니 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 작가의 말대로 일단 석달은 뛰어보고 그때 생각하자.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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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침묵 수업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침묵의 뇌과학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이세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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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쉼표(,) 긴 문장에서 한번 끊어 피곤해진 집중력을 환기시키고 긴장감을 와해할 수 있는 글 속 배려이다.
글은 우리 인간의 사고와 지식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글의 구조는 우리 인간의 삶 속 구조와 닮아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미셸르방키앵 이 쓴 #뇌를위한침묵수업 은 우리가 산업화를 겪으며 무한 경쟁의 사회에서 전혀 쓸데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쉼, 몽상, 정적등 여러이름을 가지고 있는(이만큼 비슷한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많다는 것은 인류가 ‘그것’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는 반증 아닌가?) 침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밖에서 안으로 생각한다면 외부 자극이 없는 고요한 환경을 말하는 것일테고 반대로 생각한다면 자기를 놓아버려 외부의 자극보다 자기 자신 내면의 소리에 더 귀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너무나 소음이 차단된 무향실에 들어가면 완벽한 고요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심장 뛰는 소리, 장기가 움직이는 소리, 심지어 혈관에 피가 도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한다. 이것도 오롯이 침묵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침묵이란 물론 실제로 소리를 배제시키는 행위이나, 자연상태로 나를 이완시켜 ‘그냥 두는’것에 가깝다.
그래서 요가나 호흡같은 릴렉싱으로, 스스로를 관조하게 되는 영적의 형태로도 가능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침묵의 형태는 바로 몽상이다. 이제는 고전영화가 되어버린, 내가 어렸을 적에도 이미 고전이었던 ‘몽상가들’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몽상가라고 하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않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늘어놓으며 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량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정신의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마저 공상은 쓸데없는 것이라고 확언해버려 그렇게 이 시대에서는 몽상을 하는 시간을 허락하지않는다. 저 놈 또 멍때리고있네 라며 혀를 끌끌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할 것이다. 매 분 매 초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라 사회의 구성품으로는 용납되지 않는 일인 것이다.

인간은 원래 이성과 이성이 작용하지않는 무의식 두가지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성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제쳐두면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라고 외치듯 무의식이, 몽상이 이게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떠올려버린다.
이렇게 상호보완을 해야 비로소 하나의 존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성만이 존재할때는 그냥 외부자극을 처리하는 컴퓨터일뿐이다. 이미 인간의 머리로는 따라잡을 수도 없을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AI 양자컴퓨터 까지 나오는데 그것이 과연 인간의 이성만으로 가능했을까?
우리의 뇌 건강을 위해서는 뇌가 침묵하는 시간이 있어야만한다. 갑자기 몽상에서 뇌라는 하나의 장기로 바뀌니 당황스러울수도있지만 같은말이다. 결국 호르몬의 분비에 따라 우리의 경험이 바뀌는 것이니 말이다. 끊임없는 외부자극은 코르티졸을 분비해 불안을 유발하고, 몽상, 명상, 심지어 누군가의 말에 다른 모든 것들을 제외하고 집중해 경청만 해도 모성애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몸이 이완되며 뇌도 쉬어간다.

뇌가 쉬는 동안 림프절이 혈액 속의 노폐물 제거하는 것 처럼 뇌척수액에서 뇌 속에 있는 노폐물을 제거한다(뇌에는 림프절이 없으며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현상은 오직 뇌가 쉴때에만 일어난다.)
이 노폐물에는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백질도 포함되어있다. 몽상도, 휴식도, 심지어 수면도 제대로 허락받지 못하는 인류를 초기의 상태로 돌려놓으려는 누군가의 개입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던 작가가 안면마비에 걸려 강제로 휴식을 처방받으며 그 시간동안 겪고 느꼈던 것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마 침묵에 대한 것을 깨달으면서부터는 온전한 휴식을 취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책은 뇌의 침묵을 권하는 책이 아니다.
뇌의 침묵은 해야한다는 것은 이미 받아들여진 그 이후를 논하는 책이다.

침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해야하는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의 원동력인 몽상과 뇌의 침묵을 시도해 보고싶은 현대인들이라면, 휴식이라는 처방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우주스토리 님의 모집, 어크로스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글쓰기방 에서 함께 읽은 책이다.

읽는 모든 순간이 쉼이었고 외부로부터의 침묵이었다.
무한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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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 홀리데이 - 2025~2026 개정판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맹지나 지음 / 꿈의지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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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아름다운 해변, 우리나라는 패딩을 꺼내입어야하나 고민해야할 시기에도 반팔로 기분좋게 만끽할 수 있는 11월의 니스.
소싯적 배낭여행지로, 스스로를 위한 호화로운 여행으로 프랑스를 꿈꿔봤다면 여행지로 꼭 꼽았을 만인의 휴양지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내가 보고있는 방향이 동서남북 중 어디인지 잘 모른다(판단할 수는 있겠으나 그러고싶지않다. 그래 길치 방향치라는 이야기이다😁)하지만 니스가 남프랑스라는 것은 안다. 그만큼 프랑스에서도 화창한 날씨로 유명한 남쪽 해안가들은 모든 이들의 로망이었다.

첫 프랑스여행은 유럽여행이 되어 여러나라를 가게 되는지라 파리가 프랑스의 전부인 여행이 되지만 나는(아직 현실화하지는 못했지만)한나라를 오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한 도시에서 길게 있으면 더욱 좋다. 한 장소에 머물면서 단골가게, 단골 식당들도 만들고, 눈인사하는 현지인들도 생기고 여행객이 아니라 거기서 살아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한곳에서 시간을 많이 두는 여행을 한다.
대만이나 일본 같은 곳은 경제적 시간적 부담이 덜하니 많은 준비가 솔직히 필요없다. 가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좋아보인다 하는 곳을 들어가면 되니까. 하지만 인생에서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절대적으로)적은 남프랑스를 여행하게 된다면 P(부지런한 P라고 짝궁이 말하긴 하더라만)인 나조차도 사전준비를 한다. 그래야 뽕(?)을 뽑는 여행이 되기때문이다.

하지만 혼자 알아보려면 막막하다.
#꿈의지도 출판사가 만든 #남프랑스홀리데이 (#맹지나 지음)은 여행 80일 전부터 여행을 떠나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을 9가지 미션으로 나누어 클리어할 수 있도록 플랜이 짜져있다.
항공원 예약부터 환전, 짐싸기, 출국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준다.
나같은 계획은 짤 줄 모르나 하라는 것은 잘하는(?)P에게는 딱인 책이다.

라벤더의 색깔인 보라색인 표지도 매력포인트이다.

나는 언제인지를 모르겠지만 나의 다가올 남프랑스 여행의 컨셉은 ‘화가의 발자취를 찾아서‘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날씨를 자랑하는 남프랑스에는 세계적인 화가들이 머물던 곳이다.

니스에서 샤갈과 마티스의 박물관을 보고, 가장 훌륭한 컬렉션으로 꼽히는 피카소 박물관을 보러 앙티브로, 고흐로 가득한 아를, 세잔의 화실을 그대로 살린 아틀리에가 있는 액상프로방스까지. 마지막은 최근 콘클라베로 인해 다시한번 이슈가 되었던 아비뇽유수의 아비뇽까지 쌰악 훑어보는 여행이다. 빡빡하게 잡으면 일주일동안 바쁜 일정을 보내야하는데 내 스타일이 아니긴 한데지역을 줄여서 한 곳에서 오랫동안 그림들을 보고 또 본다거나 애초에 기간을 늘리면 되겠지(기간을 늘리려면 어쩔 수 없이 퇴사해야하나 아이참☺️)이런 행복한 고민들을 했다.
물론 <남프랑스 홀리데이>에서 추천하는 여행테마가 여러개 존재한다. 그 중에 예술여행도 포함되어있어서(럭키!) 동선이나 추천체류기간, 숙소, 식사까지 모든 것이 다 짜여져있다.
AI와 다를게 없다. 아! 쇼핑도 살뜰히 챙겨줘서 기념품 고민할 시간도 줄여준다. 오롯이 여행에 집중 할 수 있어서 더 좋다☺️

나는 가보고 싶은 여행지들의 정보가 담긴 여행책들을 사서 그 나라의 여행을 떠나는 편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세계지도에 색칠하기보다 꽂혀있는 책으로 내가 다녀온 나라를 표시하고 싶기도했고, 그 책에 내가 다녀온 곳을 표시해두고 간단히 메모도 남기고 사진몇장이나 티켓들 스크랩도 해둔다.
내가 어딜 갔고 어땠고와 같은 잊혀져있던 기억이 화악 불어와서 참 마음에 드는 방식이다.

남프랑스 여행책이 생겼으니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항상 떠나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면 회사도, 경비도, 계획짜는것도, 비행기예매하는 것도 모두가 부담이다.
그냥 못갈 것이라는 슬픈예감에서 오는 방어기제일테지만, 그래도 이왕 마음 먹은김에 다녀오면 좋지않은가. 위의 부담 중 계획짜기 하나라도 줄면 그만큼 떠날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0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과 함께라면 말이다.
매번 가고싶다에서 포기하는 현시대의 우리에게,
<남프랑스 홀리데이>를 추천한다. 용기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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