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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침묵 수업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침묵의 뇌과학
미셸 르 방 키앵 지음, 이세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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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긴 문장에서 한번 끊어 피곤해진 집중력을 환기시키고 긴장감을 와해할 수 있는 글 속 배려이다.
글은 우리 인간의 사고와 지식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글의 구조는 우리 인간의 삶 속 구조와 닮아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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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르방키앵 이 쓴 #뇌를위한침묵수업 은 우리가 산업화를 겪으며 무한 경쟁의 사회에서 전혀 쓸데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쉼, 몽상, 정적등 여러이름을 가지고 있는(이만큼 비슷한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많다는 것은 인류가 ‘그것’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는 반증 아닌가?) 침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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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안으로 생각한다면 외부 자극이 없는 고요한 환경을 말하는 것일테고 반대로 생각한다면 자기를 놓아버려 외부의 자극보다 자기 자신 내면의 소리에 더 귀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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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너무나 소음이 차단된 무향실에 들어가면 완벽한 고요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심장 뛰는 소리, 장기가 움직이는 소리, 심지어 혈관에 피가 도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한다. 이것도 오롯이 침묵하는 것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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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침묵이란 물론 실제로 소리를 배제시키는 행위이나, 자연상태로 나를 이완시켜 ‘그냥 두는’것에 가깝다.
그래서 요가나 호흡같은 릴렉싱으로, 스스로를 관조하게 되는 영적의 형태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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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침묵의 형태는 바로 몽상이다. 이제는 고전영화가 되어버린, 내가 어렸을 적에도 이미 고전이었던 ‘몽상가들’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몽상가라고 하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않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늘어놓으며 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량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정신의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마저 공상은 쓸데없는 것이라고 확언해버려 그렇게 이 시대에서는 몽상을 하는 시간을 허락하지않는다. 저 놈 또 멍때리고있네 라며 혀를 끌끌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할 것이다. 매 분 매 초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라 사회의 구성품으로는 용납되지 않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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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이성과 이성이 작용하지않는 무의식 두가지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성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제쳐두면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라고 외치듯 무의식이, 몽상이 이게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떠올려버린다.
이렇게 상호보완을 해야 비로소 하나의 존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성만이 존재할때는 그냥 외부자극을 처리하는 컴퓨터일뿐이다. 이미 인간의 머리로는 따라잡을 수도 없을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AI 양자컴퓨터 까지 나오는데 그것이 과연 인간의 이성만으로 가능했을까?
우리의 뇌 건강을 위해서는 뇌가 침묵하는 시간이 있어야만한다. 갑자기 몽상에서 뇌라는 하나의 장기로 바뀌니 당황스러울수도있지만 같은말이다. 결국 호르몬의 분비에 따라 우리의 경험이 바뀌는 것이니 말이다. 끊임없는 외부자극은 코르티졸을 분비해 불안을 유발하고, 몽상, 명상, 심지어 누군가의 말에 다른 모든 것들을 제외하고 집중해 경청만 해도 모성애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몸이 이완되며 뇌도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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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쉬는 동안 림프절이 혈액 속의 노폐물 제거하는 것 처럼 뇌척수액에서 뇌 속에 있는 노폐물을 제거한다(뇌에는 림프절이 없으며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현상은 오직 뇌가 쉴때에만 일어난다.)
이 노폐물에는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백질도 포함되어있다. 몽상도, 휴식도, 심지어 수면도 제대로 허락받지 못하는 인류를 초기의 상태로 돌려놓으려는 누군가의 개입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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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던 작가가 안면마비에 걸려 강제로 휴식을 처방받으며 그 시간동안 겪고 느꼈던 것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마 침묵에 대한 것을 깨달으면서부터는 온전한 휴식을 취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책은 뇌의 침묵을 권하는 책이 아니다.
뇌의 침묵은 해야한다는 것은 이미 받아들여진 그 이후를 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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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해야하는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의 원동력인 몽상과 뇌의 침묵을 시도해 보고싶은 현대인들이라면, 휴식이라는 처방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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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스토리 님의 모집, 어크로스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글쓰기방 에서 함께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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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모든 순간이 쉼이었고 외부로부터의 침묵이었다.
무한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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