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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인간을 말하다 - 예술로 만나는 삶의 기쁨과 슬픔 ㅣ 전원경의 예술 3부작
전원경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10월
평점 :
예술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다빈치의 ‘살바도르 문디’는 5000억을 넘어섰고, 우리나라의 김환기, 이우환, 천경자 같은 화가들의 누적 작품 판매액도 1000억을 상회한다. 그냥 평면 그림한장일 뿐인데 왜 이렇게 비쌀까? 이렇게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소유하려는 사람은 무슨 연유에서 그림을 구매할까?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왜 전시회, 공연장을 찾아가서 음악, 회화, 조각 등의 예술을 적지않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일까?
#예술인간을말하다 (#전원경 씀 #시공사 @ 출판)
제목부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예술이란 한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사유가 담겨있다.
그 사유는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친절히 쉽게 보기좋은 색감으로 그려져있을수도있고(여기서 ‘그린다’란 상징적인 뜻이다. 그림으로 조각으로 음악으로 문학으로 다양한 형식으로 삶의 성찰, 사유를 ‘그려낼 수 있다’, 비밀 일기장 처럼 자기만 알아볼 수 있게 꼭꼭 감춰두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생을 살아오면서 알고있다.
모두가 겪는 삶 속의 구체적인 사건들은 다르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깨달음은 비슷한 결로 나아간다는 것을.
그래서 서로 다른 삶임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고, 격려하고 위안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은 결국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냥 자기의 사유(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 모두)를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묵묵히 ‘그려내면’ 예술이 아닐까.
우리가 예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도 괜히 두 눈을, 두 귀를 멈추게 되는 무언가들을 경험하는 이유가 바로 예술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인간성의 한 부분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라고 해도 작품이 인정받고 돈 걱정없는 평화로운 나날을 모두 맞이한 것도 아니고, 불행한 삶을 살다 죽고나서야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도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그들은 모두 예술가이다.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만 예술가인 것은 아니지 않나.
예술을 해온, 삶 속에 예술이 가득했던 사람들은 모두 예술가인 것이다. 이목을 끌기위해, 말에(글에)설득력을 주기위해 유명한 예술가가 레퍼런스가 될 뿐이다.
그리고 나는 지식이 부족해 <예술,인간을 말하다>에 실려있는 예술가들의 절반 이상을 몰랐다(여전히 모른다😇)분명 유명한 예술가들이겠지만 내가 모른다면 그냥 일반인이라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게 두꺼운 책을 읽어나갔고 다 읽고 덮고 무언가를 느끼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정한책생활13th 분들과 함께 읽으면서 대화도 통했으니 문제가 없었던 것이 마..맞을 것이다.
결국 이름값은 예술을 말하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 중 좋았던 작품들은 처음 보는 작품들도 많았고 그들의 작품에서, 작품에 녹아있는 예술가의 인생의 일부분을 공감하고 나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로 삼았다.
그렇게 예술은 내가 몰랐던 나의 진짜 다양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인생에서 기억나는 시점에서부터 평생을 감정은 절제하고 드러내지말고 다른 사람을 너무 믿지말고 자신을, 본심을 숨기라고 끊임없이 사회화라는 이름으로 교육받는다.
그렇게 감정을(속마음을) 숨기고 드러내지 않다보면 어느순간 나 스스로도 그런 것들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인생은 여러가지 색을 잃어버리고 온통 잿빛이 된다.
한 길 앞도, 내 속도 흐릿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살다보면 삶이 무료해지고 힘든 마음을 달랠 방법이 없어진다.
그럴 때, 잊고 있던 내 안의 무언가를 톡 하고 건드려서
잃어버렸던 색들을 하나씩 되찾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다.
니체의 니힐리즘을 따르는 니힐리스트들은 이 세상이 사회화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놓은 규칙들을 부정하며 스스로 자기만의 기준을 세워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는데에도 예술이 도움이 될 것이고 그 이후의 삶 자체도 예술 그자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삶을 예술가처럼 살아야한다.
삶이 가져다주는 경이에 눈뜨고 자신을 자기 뜻대로 표현하며 사는 것. 그렇게 예술을 남기는 것.
자신만의 갤러리를 자신의 예술로 채우기를.
그렇게 스스로를 말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