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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글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만 단어들의 나열을 반년정도(!) 꾸준리(!!)해오다보니 느끼는 것이 무엇이냐면 꾸준함이 어찌나 이렇게 힘든가였다.
위대한 작가 하루키도 영감이 잘 떠오르던, 떠오르지않던 하루에 무조건 정해진 시간, 정해진 분량의 글을 쓴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물론 매일이 쌓여 거대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굉장히 대단한 일이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로 글을 써내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저것이 가능한 일인지 외계인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우리 주위에 이미 외계인이 들어와있다더니🙈)
매일 하고픈 말을 생각해내는 것도 힘든데 심지어 글의 퀄리티까지 좋다면 그것은 정말 반칙이 아닌가? 매일 고갈되지 않는 소재, 창의력, 글의 퀄리티까지. 이런 능력이라면 필요없다고 할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 같은 만능의 ‘초능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놀랍게도(그래 세상은 항상 놀랍다)이 초능력을 실제로 지니고 있는 초능력자가 우리 세계에 존재한다.
#누구든글쓰기 (#해냄출판사 출판)를 쓴 #고도원 작가가 바로 그 초능력자이다. 우리나라 이메일 매거진의 시초로 꼽히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2001년부터 시작했고(지금도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장, ‘아침편지 문화재단’이사장으로서 매일 글쓰기를 실펀하고 있다)글쓰기의 끝판왕이라는 대통령 연설 담당 비서관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입을 맞췄다.
꾸준함과 퀄리티 모두 잡은 인물.
그 와중에 꾸준함은 20년을 훌쩍 넘어간다.
반년동안 띄어쓰기 포함해서 2200자 채우는 것도 부담이고 힘들고 하기싫은 날이 많은데(실제로 쉬는 날도 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어떻게 매일 꾸준히 써낼 수 있었을까.
나는 글의 퀄리티보다 그 꾸준함이 더 신기하고 배우고 싶었다.
고도원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지금과는 사뭇다른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이유가 거창하지 않았다.
짝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어서, 장학금을 위해서, 심지어 할일이 없어서 글을 쓰기도 했단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불순한 의도(?)로 글을 썼네 싶기도 하지만 이런 사연들을 다 빼고 한 문장으로 정형화 하면 ‘나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위해서‘진심을 다해 글을 썼다는 것이 된다.
무언가를 위해서 진심을 다해.
이것보다 더 숭고한 글쓰기가 있을까.
인생이 순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박경리 작가의 말대로 저자도 기쁘고 행복한 순간만이 아니라 힘들고 괴롭고 슬픈 상처입은 순간들도 글로 남겼다.
그리고 그 글들은 진심이 담겨지고 전해지고 매일 저자의 글을 기다리는 수많은 독자를 만들어냈다.
이 책에서는 글에 삶을 담아내는 방법을 전수해준다.
경험을 글로 쓰고, 6하원칙을 반영하고, 자신만의 문체를 가지기 위해 해야하는 일들을 자상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의미하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매일 글 쓰고 독서하는 습관”이다.
좋은 책을 읽고 글감을 수집하고, 어휘외 문장을 수집하고 매일매일 내 글에 그 어휘와 문장을 적용시켜 보는 것.
그렇게 매일 글을 적어나가며 살아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고, 살아있다면 무조건 할 수 밖에 없는 호흡같은,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닌 글쓰기를 내 삶 속에 넣는다면 우리는 작가가 될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작가가 알려주는 소재찾기와 시선을 끄는 첫문장을 쓰는 것 등을 첨가하면 조금 더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글을 잘 쓰는 방법보다 글을 매일 꾸준히 해서 내 삶에,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더 와닿고 좋았다.
우리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하루에도 수십 수백개의 외부자극을 받고 그로인해 우리는 어떠한 감정과 생각을 당연하게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들에 치이다 보면 그러한 내 안의 것들에 집중하고 이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나조차 나 자신을 모르는 상태가 되는데 그렇게되면 참 삶이 단조로워지고 재미없어진다.
나 스스로를 관조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매일 글쓰기의 최고의 장점인 것 같다.
내 삶에 글쓰기를 들여와 삶을 담아내는 글씨기를 하는 것.
그것으로 나를 톺아보는, 작법서로 시작해 삶의 태도와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로 끝나는 책이었다.
글을 쓰는 것과 내 삶에 꾸준히 무언가를 실행하여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